[기사요약]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천환 대표회장이 2026년 신년 메시지를 통해 한국교회의 위기를 진단했다. 천 대표회장은 교회가 세상의 희망이 아닌 '짐'이 되었음을 시인하며, 지도자들의 물량주의와 교권주의 회개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어 북한 및 세계 선교를 향한 복음의 야성을 회복할 것을 주문했다.

▲ 한교연 천환 대표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교회의 사회적 책임 이행과 지도자들의 처절한 회개를 주문했다. (AI사진)

"세상을 치유해야 할 교회가 도리어 세상의 짐이 되었다."

외부 안티 기독교 세력의 비판이 아니다. 한국 교계의 연합을 이끄는 수장의 입에서 나온 처절한 자기반성이다. 단순히 성장이 정체된 것을 넘어, 교회가 사회적 부채(Debt)가 되어버린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서는 2026년의 희망을 논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묻어난다.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은 12월 29일, 천환 대표회장 명의의 2026년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천 대표회장은 한국교회가 지난 140년간 세계가 부러워할 부흥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 원인을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았다. 그는 '자만', '물량주의', '교권주의'를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지도자들의 뼈를 깎는 각성을 요구했다.

성장통 아닌 '생존의 위기', 해법은 회개

천 대표회장의 진단은 냉철했다. 그는 현재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분열과 반목을 일삼은 지도자들의 책임임을 분명히 했다. 교회의 영적 권위가 추락한 상황에서, 단순히 프로그램을 돌리거나 외형을 키우는 방식으로는 반등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호세아 6장 1절 말씀을 인용하며 "하나님이 죄인을 불러주신 '은혜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교계 지도자들이 먼저 말씀에서 떠난 죄를 통회 자복할 때 비로소 교회의 회복과 대한민국 사회의 안정이 뒤따를 것이라는 영적 인과관계를 설명한 것이다.

차별금지법 파고, '기드온의 300 용사'로 맞선다

내부적으로는 회개를 외쳤지만, 대외적으로는 강력한 '영적 전쟁'을 선포했다. 천 대표회장은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를 신앙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교회에 배도(背道)를 강요하는 '악법'으로 규정했다.

대응 전략으로는 '연합'을 제시했다. 악한 세력 앞에서의 분열은 곧 패배라며, 한국교회가 삼겹줄처럼 연합해 '기드온의 300 용사'처럼 진리의 횃불을 들 것을 주문했다. 이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단일대오만이 입법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담보임을 시사한다.

복음의 야성 회복과 공적 책임

메시지는 선교와 나눔이라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으로 귀결된다. 한때 '동방의 예루살렘'이라 불리던 전도의 열기가 식어버린 현실을 지적하며, 북한과 아시아를 향한 '복음의 빚'을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천 대표회장은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못 박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사회 구석구석을 찾아 섬기는 공적 책임(Diakonia)을 다할 때, 비로소 교회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논리다. 2026년 새해, 한교연이 던진 화두는 '화려한 성장'이 아닌 '처절한 회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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