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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해자로 혹은 피해자로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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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국2016-09-23

본문

사람을 여러 면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나 그 중에 가해자 아니면 피해자로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가해자"란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상처 내지 심지어 목숨까지 뺏는 자를 말한다. 반면에 "피해자"란 재산, 명예, 신체상의 해를 입는 자를 말한다. 인류가 시작되자마자 가해자(가인)와 피해자(아벨)(창 4장)가 나왔다. 그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두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베이콘(Bacon, Francis)은 사람을 세 종류로 분류하고 있는데 거미 같은 자, 개미 같은 자, 꿀벌 같은 자가 있다고 했다. 거미는 가해자로, 개미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고 도움도 받지 않은 자로, 꿀벌은 자신을 희생시켜 남을 이롭게 하는 자로 나타내고 있다.

어느 날 한 율법자가 예수님께 와서 영생에 대해 질문하면서 "내 이웃이 누구냐?"고 할 때 예수님은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 가다가 강도를 만났을 때 제사장과 레위인은 피해 갔고 사마리안인은 지나가다가 그에게 도움을 주어 살렸다는 말씀을 하셨다. 여기서도 가해자(강도) 피해자(강도 만난 자)가 있고, 보고도 피해 간 자(제사장, 레위인), 꿀벌과 같이 희생한 자(사마리아인)로 구분할 수 있다.

H란 교회가 약 3년 전 장로 3인을 출교(견책, 근신, 수찬정치, 시무정지, 시무해임, 정직, 면직, 출교)를 요청하여 노회가 받아 그대로 출교케 했다. 노회가 원고와 피고를 불러 심문조차 하지 않고 판결을 해 버린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벌어졌다. 억울하여 총회에 항소했으나 그것조차 노회가 방해하여 막아버렸다. 목사는 갑(甲)의 입장에서 당회장권, 제직회 회장권, 설교권, 광고권을 가지고 을(乙)의 입장인 세 장로를 숨도 못쉬게 하고입을 막아버렸다. 회의 때 발언권을 요청했으나 주지 않아 왜 주지 않느냐고 하자 당장 퇴장하라고 명령을 하니 을의 억울함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다.

사회 어느 단체보다 가장 민주적 회의를 진행해야 할 교회가 목사가 가해자로 모든 교권의 칼자루를 휘두르니 칼이 없는 피해자는 일방적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21세기에 이런 지도자도 있으니 기가 막힌다. 공의의 하나님이 지금은 침묵하고 계시는 것같이 느끼지만 공의롭게 심판하시는 하나님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갈라 심판하실 것이다.

역사이래 가해자와 피해자 이 두 흐름이 계속 흘러 내려오고 있지만 오늘날, 그 줄기가 더 거세지고 있음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해를 입히는 범위와 속도가 날로 더 넓어지고 빨라지며 그 수법(手法)이 날로 더 흉포(凶暴)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슬람 극단주의 IS의 가해는 인류를 공포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가해자가 늘어나니까 피해자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아하수에로왕 때에 하만이 왕의 권력을 등에 업고서 유다 백성을 몰살할 음모를 꾸몄다. 이 사실을 알아낸 모르드개가 사촌 동생 에스더에게 알려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가해자 하만은 음모가 탈로나 모르드개를 죽이려고 준비해 둔 나무(높이 50규빗)에 그가 달려 종말을 고하게 되었다(에스더 1-4장).

남을 해치려는 음모가 어느 기간까지는 이기는 것 같고 득세(得勢)하는 것처럼 보이나 공의로우신 하나님이 심판의 칼을 드시는 그 순간에는 참패와 저주를 당하고 만다.

아무런 잘못이 없을 뿐 아니라 지혜롭고 신앙이 좋아 아버지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요셉이 형들(10명)에게 시기를 받아 억울하게 팔려 애굽으로 가게 된다. 남에게 피해를 입는 것도 억울하지만 같은 피를 나눠가진 형들에게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은 더욱 뼈에 사무치도록 억울했을 것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애굽에 노예로 보디발(왕의 친위대장)의 집에 팔려갔다. 크게 인정받아 노예의 신분에서 그 가정 살림을 총괄하는 가정 총무가 되었고, 어느 날 그의 아내의 유혹을 거절하다가 오히려 모함을 받았다. 모든 것을 가진 "갑"의 횡포에 아무 힘이 없는 "을"(요셉)은 감옥에서 죄수의 몸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된 지 13년이란 긴긴 세월을 억울하게 보냈다. 그동안 형들을 원망하거나 보디발의 아내를 미워하거나 저주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왕궁에서 급히 입궐하라는 명령이 내려와 죄수의 신분으로 왕에게 나타났다. 왕이 꾼 꿈을 해몽해 줌과 동시에 30세에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한 애굽의 제2인자(총리대신)가 되었다(참고 창 37장-50장). 17세 때 꾼 꿈이 가해자 형들과 보디발의 아내에게 피해를 받은 요셉의 꿈이 이루어졌다.

억울하게 출교당한 세 장로와 그 가족과 그들을 위해 마음과 기도로 함께 하는 성도들에게 "여러분이 가해자가 되지 않고 피해자가 된 것을 기뻐하라"고 한 적이 있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지난날에는 혹 본의아니게 또 욕심에 눈이 어두워 남에게 해를 입히는 가해자가 된 적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제부터는 피해자가 될지언정 결코 가해자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결심하기로 하자.

"나는 가해자로 살고 있는가, 피해자로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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