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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피니언

하나님 나라와 대테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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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1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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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로 무너진 세계 무역센터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는 뉴욕을 찾는 방문객들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그곳에서는 다른 관광지에서와는 달리 웃으며 사진 찍는 방문객은 없습니다. 마치 초상집에 가서 웃으며 떠들지 않듯이 그곳에서는 누구나 진지한 표정을 하는 것이 희생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10년의 시간은 뉴욕커들의 분노도 어느 정도 가라앉혔습니다.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소중한 3000여명의 남편, 아내, 아버지, 딸, 아들, 친구 이웃 등을 빼앗아간 테러에 온 미국인들과 우방국들이 치를 떨었었습니다. 어떤 악한이 내 아내나 남편이나 아들딸을 무고히 살해했고 나에게 그 원수를 갚을 힘과 기회가 있다면 앙갚음의 보복행동을 억제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살해범이 일체의 뉘우침이나 반성이 없다면 우리의 분노는 더욱 극단으로 치달을 것이 분명합니다.

지난 5월 3일 백악관에서 특별 성명을 통해 오사마 빈라덴의 죽음을 알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표는 매우 무거우면서도 한편 감동적이었습니다. 예정시간 보다 한 시간도 늦게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오바마 대통령은 담담하면서도 시적으로 비극의 그날을 묘사했습니다. “약 10년 전 미국인들에게 가해진 역사상 최악의 공격으로 밝은 9월의 그날이 어둠에 물들었다. 공중 납치된 여객기가 구름 한 점 없는 9월의 하늘에 날아드는 9·11의 이미지는 우리 국가의 기억에 뜨거운 화상으로 남았다.”늦은 시간이지만 백악관 앞에 모여든 미국인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하였습니다.

빈 라덴이 죽었다고 하여 그 날의 상처가 더 잘 아물 리 없지만 체증이 내려가는 듯한 느낌 또한 감출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전설적인 인디언 영웅 아파치족 추장의 이름인‘제로니모’로 명명된 오사마 빈 라덴의 제거 작전은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사실과 미국은 정의의 편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였습니다. 미국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놀라운 정보력과 군사력과 외교력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과시하였습니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표면적 미국의 주장이 미국에 해를 가하는 자는 지옥까지라도 쫓아가 제거하고 만다는 메시지로 들리니 마음이 더욱 묘하고 복잡합니다.

그러나 정의란 무엇인지,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을 살해한 것이 정의의 승리요 미국의 승리라고 하는데, 당장 보복 테러를 예방하기 위한 천문학적 예산이 지출되어야 하고 그 돈은 결국 고스란히 국민들의 승리부담금이 될 것입니다. 지난 2월 런던 킹스칼리지의 조사보고에 의하면 이라크에서 2003년 3월20일부터 2008년 3월19일까지 민간인 9만2614명이 죽었는데 그 가운데 12%인 1만8522명은 미군 등 연합군에 의해 죽었다고 합니다.

이라크군에 의한 죽음은 11%, 나머지는 파악되지 않는 종파갈등 등에 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전쟁이나 테러는 시간이 지날수록 잔인해지고 무감각해 지기 마련이고 복잡한 국제관계는 적의 구분을 점점 모호하게 합니다. 미국이‘세계의 경찰이나 ‘도덕적 제국’을 자처하는 한 보복은 끝없이 반복될 것이 자명합니다. 테러는 막아야 하고 정당한 응징도 있어야겠지만 진정 정의나 평화를 원한다면 테러리스트가 발현하게 되는 이유에서부터 접근하고 분석하고 정직하게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지만 이 세상에서는 정의가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힘없고 가난한 자들에게는 정의가 승리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강한 자들과 부자들에게는 불리하기 때문에 언제나 부정의가 승리하게 마련입니다. 정의란 거부할 수 없는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에 강한 자들은 명분상 정의의 편인 채 하는 것이지 경제적 이익과 권력을 약자에게 양보하면서 실제적 정의를 위하는 나라와 개인은 극히 드물 것입니다.

힘없고 가난한 자가 정의의 편에 서는 것도 정의 자체의 가치를 존중해서가 아니라 정의가 강자의 폭력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해 주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의가 실현되어야 하고 불의는 억제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노력을 게을리 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정의는 곧 하나님 나라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주장하는 정의는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다릅니다. 사람들이 주장하는 정의는 모두 자기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고 하나님 나라의 정의는 하나님 편, 약자 편, 정의 자체 편입니다.

마태복음 5-7장은 예수님께서 주신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의 대한 교훈입니다. 그 중에 5장 43-48절까지는 5-7장의 요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교훈에는 구약 율법에 대한 유대인들의 오해와 예수님의 이해가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라고 대조되어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율법을 철저히 지키려는 좋은 동기에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지 않으신 것을 첨가하여 율법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들이 첨가한 것은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은 하셨지만 미워하라는 것은 그들이 덧붙인 것입니다.
유대인들에게 이웃이란 유대인에 국한 됩니다. 따라서 이웃을 사랑하라는 뜻은 곧 원수는 미워하라는 것이라고 하나님의 뜻을 왜곡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이러한 왜곡이 그들을 투쟁적으로 치닫게 하였습니다.

지금 세계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대결구도로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어 가는 것이 전적으로 이슬람의 책임이라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슬람의 태도와 상관없이 그것은 기독교의 책임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나라의 삶의 원리를 따라 산다면 이렇게는 되지 말아야 합니다. 성경에서 주어진 예수님의 교훈을 잘 따라가면 이웃과 싸우지 않고 살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유대인들 뿐 아니라 오늘의 그리스도인들도 성경을 오해하여 원수는 미워하고 이웃은 사랑하라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할지라고 실제적으로는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추상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아주 구체적 상황에서 이 교훈을 이해하고 적용해야 합니다. 오사마 빈 라덴이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원수라면 바로 그를 위해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원수 갚는 내게 있으니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라.”고 한 것을, 하나님께서 원수를 갚아주시기를 기도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이해하면 안 됩니다. 나에게 잘못하는 원수를 위해 기도하라는 것은 그 원수가 잘 되기를 위해 기도하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견지하고 있는 지금의 대테러 대응의 태도는 하나님 나라 방법이 아닙니다. 신자는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수준을 적당한 선에서 하나님과 절충하려하면 안 됩니다. 우리 중에 아무도 하나님처럼 온전하게 될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그 수준을 낮추면 안 됩니다. 국가가 공공의 질서 유지를 위해 칼을 사용하는 것도 하나님께서 주신 권세이지만 국가의 이기적 목적을 위해 칼을 사용하는 것은 마땅히 제재를 받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하셨는데, “예수님이 미국의 대통령이었다면 빈 라덴을 어떻게 하셨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세리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또 너희가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 마 5:46-48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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