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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가치, 연합의 즐거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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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20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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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얼마 전에 추석 명절을 지냈습니다. 추석은 한국인들에게는 큰 명절입니다. 그래서 해마다 추석을 보내기 위해 민족 대이동을 합니다. 그 불편한 교통 혼란을 겪으면서도 그야말로 민족 대이동이라고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동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추석이나 설 명절에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표면적 이유는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드러나지 않은 이유는 가족 간의 화합입니다. 보통 가정에서 부모님 생신이나 기타 잔치에 가족이 함께 모이지만 그렇지 못한 가정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은 거의 모든 가정이 함께 모여 화목을 도모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주어집니다. 흩어져 살던 가족이 함께 모여 화목을 도모하는 것은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도 참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 세기 초 폴란드 문화인류학자 말리노우스키(B. Malinowski)는 모든 사회의 축제에는 표방하는 기능과 숨겨진 기능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아메리칸 인디언 중에 호피인디언족(Hopi Indians)이 있는데, 이들은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기우제를 영어로는 rain dance라고 합니다. 비 오기를 비는 제사입니다. 그런데 이 기우제는 비 오기를 기원하는 일종의 종교적 제사지만, 부족의 단합을 강화하는 숨겨진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인디언은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고 합니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누가 물어보니까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것이라고 하더랍니다.

비가 오지 않는 것은 자연재해입니다.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지만 재난이 닥치면 인심이 사나워 집니다. 그러니까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것도 부족의 화합을 위해 좋은 방법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인디언들에게 기우제는 그 부족 사회의 선순환을 위한 사회적 기능 중의 하나인 것입니다.

이러한 기능을 하는 사회를 콩트와 스펜스는 하나의 생물체로 이해하였습니다. 사회를 이렇게 이해하고 설명하는 이론을 구조기능주의(structural functionalism)라고 합니다. 콩트와 스펜스에 의해 기초가 형성된 이 이론은 그 후 뒤르켐, 빠레토, 말리노우스키 등을 통하여 다양하게 발전하였으며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학자인 파슨즈에 이르러 극히 포괄적인 사회학 이론으로 정립되었습니다. 이 이론은 사회의 본질을 상호 의존적인 관계 또는 부분의 집합으로 구성된 시스템으로 봅니다. 이렇게 보는 자들을 기능론자들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사회를 생물학적 유기체에 비유하여 상호 의존적인 여러 기관이나 부분이 전체의 생존과 존립에 공헌하고 있는 관계로 보았습니다. 때문에 한 사회를 구조와 기능이라는 측면에서 분석하고 이해하려고 하며 그 지속과 번영을 위하여 질서, 균형, 안정을 추구하고, 더 나아가 사회 구성원들 간의 관계의 합의와 통합을 이룬다는 것입니다.

사회학자들은 나름대로의 사회 구성원들의 정체성과 소속감이 그 공동체를 위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민족 명절이나 축제는 그 사회 구성원들의 화합과 정체성의 고취를 위해 유익한 기능을 합니다. 사회 구성원이 정체성이나 소속감이 불분명하면 반사회적이라고 하여 그 사회 구성원들에게 비난을 받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롯데 그룹 장남인 신동주와 차남인 신동빈 사이의 경영권 다툼에서 다수의 국민들은 비교적 한국말을 잘하는 차남 편을 심정적으로 지지하는 듯합니다. 일본과 한국에서 기업의 토대를 쌓고 활동을 해온 롯데라는 그룹의 지역적 특성이나 회장가의 역사로 보아 그 가족에게서 대한민국 국민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요구하기란 무리이겠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의 심정적 요구 또한 나무랄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떤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에게 한일 축구 전에서 어느 편을 응원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져, 네티즌들이 저질적인 질문이라 비난을 하지만 그 질문을 비난하는 이들이 오히려 나이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질문은 신동빈 회장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알아볼 수 있는 아주 정확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사회나 집단이 그 구성원들에게 정체성과 소속감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국가 간의 외교 관계나 스포츠도 드러난 표면적 기능이 있고 드러나지 않은 숨겨진 기능이 있습니다. 드러난 기능은 국가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고 드러나지 않는 기능은 국민적 화합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교회도 드러난 기능과 숨겨진 기능이 있습니다. 드러난 기능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전도하고 가르치는 것이지만 드러나지 않은 숨겨진 기능은 연합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드러난 기능보다 드러나지 않는 기능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불신자들이 교회에 바라는 것은 긍정적 대 사회적 기능이지만 연합과 일치는 대 사회적 기능보다 더 우선적이고 중요합니다. 진정한 연합과 일치는 교회의 진정한 정체성이고 목표이기도 합니다.

교회가 연합하여 하나 되는 것을 하나님께서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빌립보서 2장에는 교회의 일치와 연합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무슨 권면이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긍휼이나 자비라도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곧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바울의 기쁨이고 예수님의 기쁨이고 하나님의 기쁨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이것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것이고 성도의 복입니다.

시편 133편에서 다윗은 하나님 백성의 연합이 얼마나 선하고 아름다운가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세상에 이보다 아름다운 것이 없습니다. 부와 권력과 인기와 명성을 얻는 것보다 귀하고 아름다운 것은 연합입니다. 국가의 기능도 사회의 제도도 온갖 법과 질서와 이념과 사상과 철학도 결국에는 이 이상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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