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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피니언

컬트(cult), 소종파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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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201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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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성완종 리스트로 인하여 정치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그는 사업가로 또는 정치인으로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입니다. 그가 비리와 부정혐의를 받고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던 중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자살을 하였습니다. 그가 남긴 메모지에 불법으로 돈을 준 몇몇 정치인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또한 그가 저지른 부정이 상당히 광범위하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하는 그의 다이어리가 공개되어 검찰의 수사가 상당히 확대될 것 같습니다. 기업인과 정치인의 부정 거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니까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우리를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그가 교회의 장로였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교회의 장로였다는 사실은 그의 빈소에 “장로 성완종”이라고 쓰여진 명정(銘旌)이 뉴스에 공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비리와 부정을 저지르고 자살까지 한 그를 교회는 “장로 성완종”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잖아도 얼마 전에는 일광공영 회장 이규태 씨의 방위산업 비리가 폭로되면서, 그도 교회의 장로였는데, 교회를 통해 돈세탁을 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져서 한국교회의 수준이 다시 한 번 곤두박질 쳤고 교회의 부끄러운 진상의 한 부분이 적나라하게 폭로되었습니다.

성경적 바른 교회에는 3가지 표지가 있어야 합니다. 첫째는 말씀의 올바른 선포, 둘째는 올바른 성례의 집행, 셋째는 정당한 권징의 실행입니다. 이것은 종교개혁 이후 참 교회와 거짓 교회의 구별을 위하여 정통교회가 마련해 놓은 것입니다. 정통개혁교회의 신앙고백서 중의 하나인 벨직신앙고백 29장에는 참 교회와 거짓 교회에 대하여 “우리는 마땅히 성실하고 주의 깊게 참 하나님의 교회가 무엇인가를 말씀을 통해 알아야만 한다고 믿는 바인데, 그 이유는 이 세상에 모든 이단도 스스로 교회라는 이름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거짓 교회와 이단은 성경 말씀의 능력과 권위보다는 그들 스스로의 능력과 권위를 내세웁니다. 노골적으로 지도자를 신격화 하고 정통 교리를 부정하는 이단도 있지만, 차라리 그런 이단은 덜 위험합니다. 하나님의 권위에 편승하거나 빙자하여 교회의 표지를 모호하고 애매하게 왜곡하는 교회와 지도자가 더 위험합니다.

컬트(cult) 또는 소종파(小宗派)는 사회의 급변기에 발생하는 왜곡된 종교현상입니다. 전쟁이나 기아, 또는 급격한 사회 변화에 정통 종교나 사회의 이데올로기가 더 이상 한 사회의 정신적 구심점이 되지 못할 때, 새로운 정신적 구심점을 찾기 위해 일어나는 종교적 현상입니다.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하여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릴 때 인간은 유사종교인 소종파 운동에 쉽게 몰입하게 됩니다. 예수님 당시의 이스라엘에는 에세네라는 소종파가 활동하였습니다. 그들은 자기들만 하나님께 선택을 받았다는 선민의식과 그에 따른 결벽성, 폐쇄성, 급진성 나아가서는 근본주의적 성향을 보였습니다. 그들은 당시 이스라엘 사회에서 존경을 받으리만큼 윤리 도덕적으로 깨끗했고 경건생활을 철저히 하였습니다. 그러나 결혼조차 부정하는 지나친 결벽성으로 대중화 되지 못하고 사멸하고 말았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일제강점기 이후 사회적으로 혼란한 시기에 여러 기독교 소종파가 일어났습니다. 새주파, 남방여왕, 백남주, 황국주, 대성모 정득은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강력한 치유 등의 신비주의 능력에 의존하다가 창시자가 죽자 소멸하고 말았습니다. 집단 자살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인민사원이나, 일본의 옴진리교도 소종파 중 하나입니다. 뿐만 아니라 갱정유도(更正儒道)를 표방하는 한국의 “청학동”이나 생태주의 공동체인 대안학교 운동도 소종파 현상으로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또한 두드러진 종교성을 띠지 않는 소종파 현상으로는 극단적인 환경운동, 요가, 기 같은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더 넓게는 극단적 진보주의자들이나 극단적 보수주의자들이나 동물애호가들까지도 소종파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통 교회 안에는 지나치게 로마 가톨릭을 이단으로 단죄하여 사탄의 종교라고 하는 이들이나, 타 종파를 무조건 배격하는 극단주의나, 정부와 기업과 사회단체 또는 국제기구와 거의 모든 기독교 단체를 프리메이슨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단정하는 이들의 주장도 소종파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주의하여야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건전하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복음주의 교회들에서 나타나는 소종파 증후군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 세움이 아니라 모이는 수와 재정적 규모와 시스템과 프로그램 등을 확대하거나 전문화 하는데 천착하는 경향 등도 소종파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 세움에도 그런 것들이 포함되기도 하지만 교회의 표지는 등한시 하면서 소위 비전이나 선교나 이벤트나 행사나 프로그램에 온 힘을 쏟는 것은 소종파 증후군이 아닌지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이런 것을 전면에 내세우고 강조하는 교회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성장주의나 자기 교회가 제일이라는 특권의식이나 자기들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모든 교회에 적용하려는 소위 비전(욕망)이 지배하는 경향을 쉽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 교회에서 참된 교회의 표지는 박물관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역사적 유물 취급을 받을 뿐입니다. 그런 교회를 세우려면 설교 잘 하고, 노래 잘 하고, 영어 잘 하고, 프로그램이나 이벤트 개발이나 교회 운영에 탁월한 리더십이 반짝이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성공한 교회의 교인들은 마치 인기 가수에게 혼을 빼앗긴 오빠부대처럼 감성적으로 들떠 있는 특징을 나타냅니다. 그런 교회와 지도자는 말씀의 올바른 선포보다는 지도자나 자기 교회 비전을 극대화 하는데 온통 마음이 집중되어 있고, 올바른 성례의 집행보다는 불신자에게 편안한 예배 분위기와 교회를 만들려고 하며, 정당한 권징의 실행에 힘쓰는 것이 아니라 지도자의 범죄까지도 교회의 성장과 덕을 위해 용납해야 하는 것이 마치 사랑인 것으로 오해를 합니다. 그런 태도는 지도자를 위하고 살리는 것이 아니라 지도자를 죄악의 구렁텅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밀어 넣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현상들이 바로 소종파 증후군들입니다. 교회 지도자가 세상 법정에서 교회 공금 유용이나 횡령죄로 판결을 받았고, 가짜 논문이나 성희롱의 증거가 드러났는데도 해당 노회나 총회가 정당한 권징을 실행하지 않는 것이 명백한 소종파 증후군입니다. 명백한 이단인 통일교, 박태선 전도관, 구원파, 신천지 등은 교리적으로 잘못되었을 뿐 아니라 지도자나 그 집단의 경제적 윤리적 비리까지도 문제 삼지 않는 현저한 특징이 있는데, 그와 같은 특징들이 적지 않은 대형교회들에게서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비도덕적인 정부가 스포츠나 허황된 비전으로 국민의 정신을 혼미하게 하듯 소종파적 교회도 그와 같은 세속적 방법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그것이 마치 능력이고 지혜인양 사용합니다. 정치와 기업과 교회가 추구하는 가치관이나 사용하는 방법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분별하고 직시해야 합니다.

오늘날은 교회가 성장 이데올로기에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에서나 사도들의 가르침이나 초대교회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복음의 올바른 전파와 가르침이 교회가 취해야 할 마땅한 태도입니다. 교회의 수적 성장은 성령의 역사로 이루어진 결과이지 의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노력할 일이 아닙니다. 교회가 수적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지상명령이고 사명인 것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자본주의적 영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 교회의 수적 성장은 성령님의 역사로 언급하였고, 성경이 가르치고 강조하는 복음 전파를 통한 구원 사명을 수적 성장과 동일시하는 것은 큰 잘 못입니다. 현대교회가 강조하고 집착하는 수적 성장은 성경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성장주의가 참 교회의 표지를 잠식하고 있는 것이 현대교회의 위기입니다.

복음을 올바로 선포하고 가르치는 교회는 배운 성경 말씀으로 인해 그 개인과 가정과 집단에 경건의 능력을 나타내야 합니다. 참 그리스도인은 자기 교회나 지도자나 어떤 비전이나 프로그램을 자랑하고 선전할 것이 아니라 정직하고 거짓말 하지 않고 법과 질서를 잘 지키고 가족과 친척과 이웃과 친구와 동료에게 덕을 끼치고 유익을 주고 고통과 부담을 덜어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본으로 실제적 영향을 끼쳐야 합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더욱 힘써 너희 믿음에 덕을, 덕에 지식을, 지식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인내에 경건을, 경건에 형제 우애를, 형제 우애에 사랑을 더하라. 이런 것이 너희에게 있어 흡족한즉 너희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알기에 게으르지 않고 열매 없는 자가 되지 않게 하려니와 이런 것이 없는 자는 맹인이라 멀리 보지 못하고 그의 옛 죄가 깨끗하게 된 것을 잊었느니라.” - 벧전 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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