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의 주제는 대부분 권선징악으로 귀결됩니다. 기독교의 인간관으로 볼 때 인간은 부패한 존재인데 권선징악을 좋아하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인간이 권선징악을 좋아한다는 것이 곧 인간은 선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인간은 권선징악을 좋아할 뿐 아니라 나에게 고통만 가져다주지 않는다면 악한 행위도 재미있어 합니다. 인간이 선하지 못하다는 사실은 선을 행하기보다는 악을 행하기가 쉽다는 사실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이 선을 행하기보다 악을 행하기가 쉽다는 것이 인간이 부패한 죄인임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경이 모든 사람을 죄인이라고 규정하는 것을 우리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악이란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기 때문에 나쁜 것입니다. 아무에게도 고통을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신앙적으로는 또 다른 차원의 악이 있습니다. 아무에게도 고통을 주지 않지만 우상을 섬기는 것을 성경은 악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상을 섬기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인간에게 고통을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 의하면 고통은 죄에 대한 벌입니다. 인간이 죄를 지음으로 인간에게 고통이 찾아왔습니다. 죄를 지은 인간에게 벌로 고통을 준 것은 더 큰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벌이 고통의 형태로 주어진 것은 고통으로 위협함으로서 또 다시 죄 짓는 것을 두려워하여 죄를 짓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죄를 지음으로서 다른 사람이 고통을 당한다는 사실을 자기가 고통을 당함으로서 깨닫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벌은 고통이 있어야 합니다. 고통이 없는 벌은 악을 억제하는 벌로서의 효과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매가 사라진 것을 나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영어에서 고통을 의미 하는 패인(pain)이라는 단어는 벌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포에나(poena)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악을 행함으로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준 사람에게는 반드시 똑 같은 고통을 가함으로써 악을 행하지 못하도록 위협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죄인임을 전제할 때 고통으로서의 벌은 반드시 시행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더 큰 고통을 사전에 막을 수 있습니다. 성경은 죄와 악에 대한 벌은 사후에까지 피할 수 없는 것으로 가르칩니다. 이 땅에서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악을 행하고도 전혀 벌을 받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플라톤이나 칸트 같은 철학자들은 영혼불멸설을 주장하였던 것입니다. 그들이 기독교적인 신앙으로 내세나 최후심판을 믿은 것은 아니지만 내세와 최후의 심판자가 있다고 믿는 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악을 행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엄청난 억제력이 된다고 생각하였던 것입니다. 비록 기독교의 가르침은 아니더라도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이런 종교적인 힘에 의해 도덕이 유지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는 과학적 지식과 이성의 힘으로 내세와 최후의 심판자를 인간 사회에서 몰아내버렸습니다. 그 결과 도덕적 질서가 무참하게 무너져 버렸습니다. 이것을 예견했던 칸트는 ‘신이 없다면 도덕을 위해서라도 하나 만들어야 한다.’고 하였던 것입니다. 종교와 절대자 하나님을 부정하는 현대 사상의 교만은 무너져 버린 도덕 교육에 대해 한없는 무력감에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성경이 가르치는 채찍질을 도덕 교육에 재도입하는 것이야말로 이 세대의 마지막 희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를 훈계하지 아니치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죽지 아니하리라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 영혼을 음부에서 구원하리라.” - 잠언 23:13,14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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