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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실수 안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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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200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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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바빠지면서 마음의 여유를 잃게 됩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과 불안이 정신적 여유를 빼앗아 간 탓이지요. 그래서 짜증도 많아지게 되지요. "전에는 내가 이렇지 않았는데.."라는 생각이 가끔 일어나며 자기의 변한 모습에 놀라는 경우도 많지요.

어떤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설교 준비 및 심방 등의 교회 관련 업무, 강연, 저작 활동 등으로 점점 바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적 여유가 많이 줄어들게 되었어요.

어느 날 아침, 식사 중에 여덟 살 난 아이가 우유 잔을 마루에 떨어뜨리며 우유를 마루에 쏟았습니다. 목사님은, 아무 생각 없이, 아이를 사정없이 나무랐습니다. 기에 죽어 고개를 푹 숙이며, 아이는 거실의 소파로 가서 앉아 훌쩍거리며 울고 있었습니다.

화가 덜 풀린 목사님께서는,'뭘 잘 했다고 혼자 훌쩍거리고 있어?'라고 한 마디를 더 하셨답니다. "안 그래도 바쁜 아침에..."라고 중얼거리면서 말입니다. 그리고는 서재로 향하였고 해야할 일에 몰두하셨답니다. 아픈 아이의 마음은 전혀 안중에 두지 않고 말입니다.

옆에서 보고 계신 사모님께서는, 아이들 앞에서, 아무 소리를 하지 않으셨고 곧 우는 아이를 달래는 데 전념하셨습니다. 아이들의 등교 후, 설거지 등의 아침 일들을 마치신 사모님은 차를 한 잔 준비하여 목사님의 서재를 노크했습니다. 찻잔을 책상 옆에 놓고, 일에 몰두하고 계시는 목사님께, "당신 참 많이 달라졌어요."라는 한 마디를 던지고는 서재를 나왔습니다.

사모님께서 하신 한 마디, "당신 참 많이 달라졌어요!"가 목사님의 머리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계속 '내가 달라졌어?'라고 자문하며 곰곰이 생각하는 중, 곧 갑자기 아침에 아이에게 고함을 지르며 화를 벌컥 냈던 일이 생각나면서 얼굴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리고 짜증이 많아진 최근의 모습을 회상할 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곧 이어, "너는 실수와 잘못이 없니?"라고 하나님께서 물으시는 것 같았고 부끄러운 마음이 생겼다고 합니다. 결국, "하나님, 저는 아이보다도 더 하지요."라고 대답하며 회개했습니다. 자기의 모습에 회의를 느끼셨던 목사님은 사모님으로부터 자기의 변한 모습에 관한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했다고 합니다.

그 후로, 목사님의 경직된 마음과 행동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아이들과의 관계도 더 성숙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아빠를 더 가까이 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나아가, 목사님께서는, 아이와 가족을 자신의 소유물로 마음대로 함부로 다루었다는 부끄러운 생각도 고백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 같았습니다. 우리들 대부분이,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한다'는 식으로 무의식적으로, 또는 의식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태도는 결국 건강한 관계를 해치는 요인으로 간주되어진답니다. 물론, 교육적 의도와 행동은 정당화 될 수 있겠지만, 감정을 덜 건드린다면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합니다. 감정을 건드리면, 개선하려는 메시지(내용)를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지요. 목표는 서로의 변화, 즉 개선이지, 감정 대립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사모님의 지혜가 돋보였습니다. 자극하지 않으면서 생각하게 하는 언어와 행동의 지혜 말입니다. 사람에 따라 이해력이나 통찰력이 부족하여 힘든 경우도 없잖아 있습니다. 그래도 필요한 것은 '상대방(다른 사람)의 기분(감정)이 어떻게 될까?'를 고려함인 것 같습니다. 지적으로 이해하여도 감정이 수반되지 않으면,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지혜는 본인의 감정 조절로 연결되어 본인의 정신 건강을 유지하게 하지요. 화와 짜증을 내지 않게 되니 말입니다. 어떤 연유에서든 화와 짜증 후에 얼마나 마음이 불편합니까?

많은 이들이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에서보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힘들어함을 봅니다. 신앙 훈련 등으로 성숙을 통해서 믿음의 돈독해짐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관계 속에서 혼란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둘이서 상처를 서로 준 경우, 모두가 하나님께서 자기편이 되기를 바라는 경우이지요. 하나님께서는 둘의 관계가 평화로워지기를 원하시는데 말입니다. 물론, 신념으로 단호함이 필요할 때도 있지요. 그러나 감정 자극을 극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다시 위의 이야기와 관련하여, 자신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처럼 남을 판단 혹은 비난하는 일들이 많지요. 남을 사랑하는 마음과 돌보는(Caring) 올바른 태도는, 바로 '무시하지 않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상대방(혹은 서로)의 실수를 '성숙하는 과정'으로 보는 눈을 가지게 하구요. 그리고 짜증스러운 기분을 예방하게 하지요. 예로, "미워서 죽겠다' 등의 경직된,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 의식으로 전환케 하여 정신 건강을 유지하게 하지요. 특히, 이는 우리를 덜 공격적이게 하여 남을 덜 자극하게 하지요. 그리고 여기에 사랑의 언어가 더해지면, 듣는 이(상대방)가 진정으로 '자신을 위함'을 깨닫게 될 가능성도 높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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