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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존경 꼴찌 나라의 오명을 벗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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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0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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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날은 왠지 좀 우울한 생각이 듭니다. 마치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보려고 몸부림치는데 좀처럼 불씨가 살아나지 않아 더욱 안타까운 느낌을 들게 하는 것이 어머니날입니다. 또 한 편 어머니날의 행사가 마치 위선적인 행사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평소에는 어머니께 잘 하지 않다가 어머니날에는 외식이다 뭐다해서 대접한다고 하는 것이 위선같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여러 단체에서는 장한 효행상을 제정하여 주기도 하는 데 이것 또한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마치 진기한 일처럼 상을 주고 하는 것이 사실은 슬픈 현실입니다. 모든 사람이 효도를 하면 효행상이 같은 것은 필요 없을 텐데 효도하는 사람이 너무 없으니까 상을 주는 것이 비정상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통계에 의하면 한국에서는 자식이 부모를 정신적으로 학대하는 경우가 27%나 되고, 육체적으로 학대하는 경우도 16%나 된다고 합니다. 우리도 우리의 문화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요즘 한국 사회는 상당히 진보적이 되어 가는데, 진보적인 것과 부모를 무시하는 것이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부모에 대한 효도는 상당히 보수적인 면이 있습니다. 부모는 보수적인 세대이고 보수적인 제도에서는 모든 것이 부패하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어느 정도는 사실입니다. 보수적인 것이 부패의 이유라고 말할 수는 없겠으나 역사를 돌이켜볼 때 보수적인 생각이나 관습이 부패를 조장하였던 것은 사실입니다. 서구의 봉건주의 사회가 그랬고,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에서도 이조 500년은 보수적인 것이 결국 부패를 불러와서 망국적 폐해를 낳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날에 와서 사람들은 진보적이 되어야 부패가 줄어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한국에서는 지나 번 대통령 선거를 통해 급격하게 확산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정치와 경제계는 물론이고 군대와 학교에까지 급진적인 진보주의가 노골적으로 그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요즘은 교회 안에도 진보적인 영향이 미쳐서 노조가 결성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진보적인 생각이 팽창해지자 기성세대는 기성세대라는 이유만으로 젊은 신세대에게 신임을 받지 못하게 되었고 부모들까지 자녀들에게 신임을 잃게 되었으며 부모로서의 권위를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정치계나 사회 전반에서 “수구꼴통”혹은 “보수꼴통”이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사용합니다. 물론 그동안 수구 세력과 보수적인 입장에 있는 분들이 너무 타성에 젖어서 그릇된 관습으로 부정과 부패를 조장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병든 뿌리는 치료를 해야지 병들었다고 뽑아버리면 그것은 자멸하게 되는 것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교회가 이러한 현실에 대한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대처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나의 개인적인 기우인지 혹은 어느 정도 사실인지 심각한 통계 하나를 제시하면서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스스로 한 번 판단해보시기 제안합니다.

Unicef라는 기구가 있습니다. United Nations Children's Fund의 약자입니다. 상당히 공신력 있는 기관입니다. 국제연합아동기금이라는 이름의 기관입니다. 1946년 12월 국제연합총회의 결의에 따라 전쟁 피해 아동과 청소년들의 구호를 위해 설립된 기구입니다. 이 단체는 어린이의 생활개선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어 1965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은 1950년부터 1993년까지 Unicef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았으며, 1988년 집행이사국이 되었고, 1994년 1월 Unicef한국대표부가 Unicef한국위원회로 바뀌면서 지원을 받는 국가에서 지원을 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후 북한의 기아사태, 내전중인 르완다·소말리아 등에 긴급자금을 지원했으며, 기금 마련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Unicef 아시아 태평양 사무소가 태국에 있습니다.

2001년에 Unicef 태국 사무소에서 아시아 17개 나라의 9-17세 청소년 1만 73명을 면접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한국청소년들도 500명이 면접조사를 받았습니다. 그 면접 조사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어른을 매우 존경한다.”에서 한국 청소년들은 13%가 그렇다고 응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17개국의 평균은 72%입니다. 한국 다음이 홍콩으로 39%이니까 꼴찌인 한국과의 차이가 무려 26%나 되니까 한국은 꼴지 중의 꼴찌인 셈입니다. 그리고 “어른을 전혀 존경하지 않는다.”에서 우리나라 청소년은 20%가 그렇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나머지 17개 나라의 평균은 2%입니다. 아시아 다른 나라 청소년보다 한국 청소년들은 10배나 어른을 존경하지 않는 것으로 대답하였습니다. 또한 “권위 있는 자를 전혀 존경하지 않는다.”에서 한국 청소년들은 52%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매우 존경한다.”는 대답은 겨우 5%입니다. 어른과 권위 있는 사람을 존경하는데 있어서 아시아 17개 나라 가운데 한국이 최하위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이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청소년들에게는 존경할만한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되었을까요? 한국인들이 본래부터 어른을 존경하지 않는 나라는 아니었습니다. 조상들이 어른을 존경했다면 이렇게 된 것은 유전적 요인도 아닐 것입니다. 어버이날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죄송하지만 결국은 이런 것도 어른들의 책임이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청소년들이 무엇을 보고 배웠겠습니까? 어른들에게서 배웠습니다. 그러니까 요즘 부모들이 자식들 때문에 속 썩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의 원리로 말하면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주장이 또 다른 하나의 어른을 존경하지 않는 말이 될까 조심스럽긴 합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을 무책임하게 만들게 될까 조심스럽습니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어른 경시현상에 대한 책임은 상당부분 어른들이 져야할 것입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가끔은 정치지도자들의 입에서 노골적으로 노인을 경시하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지도자는 노인 경시발언을 했다가 노인들이 심하게 반발을 하니까 서둘러 변명을 하였지만 마음속으로 어른들을 존경하지 않는 것은 아무도 나무랄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어른을 무시하는 것이 문화가 되어버렸습니다. 어른을 홀대하는 것이 문화가 되면 모든 사람이 불행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에는 어른을 존경하는 것이 문화였기 때문에 별로 존경받을 자격이 없는 어른들까지 덕을 보았습니다. 날마다 술 마시고 자녀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노름하고 아내를 구타하고 이웃과 싸워도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나름대로의 권위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른을 홀대하는 것이 문화가 되었기 때문에 존경 받아야 할 어른도 무시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젊은이들의 눈에는 존경할 만한 사람이 없고 누군가 노인을 존경한다는 말을 했다가는 수구꼴통이라고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른들은 구태를 벗어버려야 합니다. 성경에도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새 사람을 입으라.”(엡 4:22-24)고 하였습니다. 그릇된 관습은 과감하게 벗어버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바른 도덕의식, 바른 윤리의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진리를 깨닫고 알아가는 면에서 진보적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노인의 경험과 지혜를 무시하는 데까지 나아가면 안 됩니다. 왕상 12장과 역대하 10장에 보면 르호보암이 아버지 솔로몬을 이어 왕이 되었을 때 노인들의 지도를 받지 아니하고 자기 또래의 친구들의 말을 따랐습니다. 그래서 아버지 솔로몬의 실정을 개혁하지 않고 오히려 백성을 괴롭게 하다가 결국 나라가 남북으로 분단되고 마는 비극을 불러오고 말았습니다. 젊은 세대들은 자기들의 생각이 상당히 의식이 있고 미래지향적인 생각이요 앞서가는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세대들은 구습을 개혁하는 진취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진보적인 생각이 교만해져서 노인의 지혜까지 거부하게 되면 불행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바로 그런 형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불안을 느낍니다.

지금 한국의 노무현 정부가 국민들의 비판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수진영의 강한 반발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상당할 정도로 좋은 일을 많이 했다고 생각합니다. 권위주의를 극복한 것은 과거 그 어떤 지도자도 할 수 없는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검찰력을 상당할 정도의 중립적이 되도록 한 것은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하여도 하기 힘든 일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검찰은 대통령의 오른 팔과 같은데 대통령이 검찰의 중립을 보장했다는 것은 상당한 것을 포기하는 결단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노대통령은 그것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 재벌들의 비리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나는 노대통령의 이런 일련의 업적에 대하여 대단히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노대통령의 하는 일을 무조건 잘한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노대통령이 진보적인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진보적인 것 때문에 또한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노대통령의 주위에는 너무 진보적인 젊은 세대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젊고 신선하고 참신한 사람들로 청와대 참모진들이 구성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정치를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검증되지 않아서 참신하게 느껴졌을 뿐이지 그들 역시 정의롭고 지혜로운 자들이 아니었음이 요즘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뇌물, 음주, 살인, 청탁 등으로 그 참신하기를 기대했던 청와대 참모진들은 국민을 또 한 번 실망시켰습니다.

나는 어느 날 TV 방송을 보다가 청와대 대변인이 내가 전도사였을 때 지도한 학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지도한 학생이 청와대 대변인이 되었다면 당연히 반가워야 할 텐데 순간적으로 노대통령이 사람을 잘못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학생 시절에 상당히 비판적인 학생이었습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어떤 사안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사람 자체가 부정적인 학생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물론 시간이 많이 흘렸으니까 그도 변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에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이 그 청와대 대변인의 학생 때처럼 사람 자체가 부정적인 사람들이라면 하는 생각에 나 역시 비판적인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섬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그를 보좌하는 사람들이 진보적인 사람들이었기에 많은 긍정적인 일을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그 주변 사람들의 약점은 비판적이고 진보적인 생각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하는 교만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인들의 말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경험과 지혜는 경청해야 합니다.

진보적인 생각들이 어른 경시의 부작용을 낳았고 그 결과 부모들까지 자녀들에게 홀대를 당하는 수모를 겪게 한 것은 더 없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어른들의 경험과 지혜는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고 부모의 충고는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부모는 진심으로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충고가 탁월해서가 아니라 사랑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자녀들은 부모의 충고를 경청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어른 존경 꼴찌 나라의 오명을 벗고 어른이 존경받고 노인의 경험과 지혜가 존중되어 도덕적 이고 윤리적인 자원을 수출하는 나라의 명예를 되찾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너는 센 머리 앞에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니라.”-레위기 19:32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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