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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밧 헤세드- וְאַהֲבַת חֶסֶ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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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2012-03-17

본문

‘아하밧 헤세드’는 구약 미가에 나오는 “인자를 사랑하라”의 히브리어입니다. 미가 선지자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바라는 것이 첫째는 정의를 행하는 것이고 둘째는 인자를 사랑하는 것이며 셋째는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가장 요구되어지는 것은 정의입니다. 그러나 정의를 행하는 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인자이고 그 인자는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인자(仁慈,חֶסֶד)란 영어로 lowly, needy, miserable로 번역할 수 있는데, ‘따뜻한 마음’, ‘매우 가난한’, ‘불쌍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선지자 미가 시대의 이스라엘은 힘 있는 자가 무자비하게 약한 자를 억압하고 갈취하며 억울하게 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시대에서든지 하나님은 약한 자에게 따뜻하게 대하시고 가련하게 여기시며 당신의 백성들도 그와 같이 하기를 바라십니다. 비천하고, 딱하고, 가련한 자들을 안타깝게 여기시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이며 언약의 핵심입니다.

죄로 인하여 모든 사람은 스스로의 힘으로 의와 선을 행할 모든 능력을 잃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불쌍하게 여기시는 것 외에는 아무런 소망이 없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이러한 형편을 안타까워하시며 마음 아파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헤세드입니다. 이 헤세드는 하나님의 속성이며 인간이 회복하여야 할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인간은 누구를 막론하고 하나님의 헤세드의 대상입니다. 모세도 바울도 어거스틴도 칼빈도 하나님 앞에서는 불쌍하고 철없는 어린 아이입니다. 그래서 믿음의 사람들은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처신하였습니다.

솔로몬은 아버지 다윗을 이어 왕이 되었으나 “종은 작은 아이라 출입할 줄을 알지 못한다”고 하였고, 예레미야는“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보소서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고 하였습니다. 이들은 예의나 체면으로 이런 고백을 한 것이 아니라 절실한 심정을 토로한 것입니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사실이고 현실입니다. 우리 모두는 언제나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하고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아이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아이에게 구원의 계시를 허락하셨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어린아이를 용납하라고 하셨는데, 그 어린아이란 단순히 나이 어린 아이뿐만이 아니라 힘없고 가련한 사람 모두를 불쌍히 여기며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정의로워야 하고 공평해야 하되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즉, 인자를 사랑하며 정의를 행하는 것이나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나의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 수종드는 것뿐이라는 겸손함으로 해야 합니다. 정의와 인자는 개인과 집단 모두에게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것으로서 근본과 기초입니다. 국가나 교회나 개인 모두에게 이 기초가 필요하고 이 기초는 예수님께서 비유로 가르치신 겨자씨의 생명원리와 누룩과 같은 것입니다. 개인과 국가가 지키고 따라야 할 원칙은 다 하나님께서 주셨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경제문제, 교육문제, 정치문제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하여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 여러 상황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만약 성경이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한다면 이미 폐기처분 되어야 할 케케묵은 고대문헌자료로 전락했을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과 우주의 근본과 사람의 존재 목적을 계시합니다. 인간 경험의 축적물로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으로서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와 용서를 말하는 사랑의 책이며, 그 사랑이 우주와 생명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가르칩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근본이 되고 기초가 되는 미미한 겨자씨 생명의 원리인 인자를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미가 선지자가 이스라엘에게 호소하는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도 절실합니다. 개인이나 국가가 너무나 부정직하고 불의하고 이기적입니다. 정치와 경제, 외교와 무역, 전쟁과 테러, 윤리의 실종과 환경오염 등의 문제로 개인과 집단이 얽혀 있습니다. 국가에게 인자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지만 하나님 나라 백성 개개인과 교회가 이 일에 본을 보여야 합니다.

미가 선지자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한“인자를 사랑하며”라는 말씀이 참 인상적입니다. 아하밧 헤세드-וְאַהֲבַת חֶסֶד, 아하밧은 사랑하라는 말이고 헤세드는 인자이니까 헤세드를 사랑하라고 하신 것은 즐거움으로 그 일을 하라는 것입니다. 부모는 자식 사랑하는 것이 좋아서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입니다. 그처럼 다른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고 긍휼히 여기기를 좋아하라는 것인데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노래가 좋아서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등산이 좋아서 등산을 하는 것처럼, 여행이 좋아서 여행하는 것처럼 헤세드를 좋아하라고 하십니다. 용서하기를 좋아하고, 이해하기를 좋아하고, 불쌍하게 여기기를 좋아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고, 대접하기를 좋아하고, 구제하기를 좋아하고, 남을 돕기를 좋아하고, 특히 가난하고 병들고 어려운 자들을 돌아보기를 좋아하라고 하십니다. 그것이 습관이 되도록 하라고 하십니다. 헤세드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이 문화가 되도록 하라고 하십니다.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이 그래야 하지만 특히 하나님 나라의 일꾼이나 교회의 직분자는 이런 것을 잘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고치기 어려운 불치병 중의 하나가 ‘인색병’입니다. 인색한 사람은 인자를 사랑하기가 어렵습니다. 인색은 사람도 싫어하지만 하나님께서도 싫어하십니다. 인자를 사랑하라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인색병을 고치라는 것입니다. 나눠주기를 힘쓰고 베풀기를 잘하고 손님 대접하기를 잘하라는 것입니다. 남이 어려움을 당할 때 안타가워 하고 안쓰러워하고 불쌍하게 생각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도와주려고 해야 합니다. 그것이 인자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습관이 되도록 살고 문화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쉽지 않은 말씀입니다.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성령님이 함께하시면 할 수 있습니다. 나는 비록 이기적이고 악하지만 주님은 헤세드로 나를 사랑하십니다.

따라서 우리가 그렇게 하려고 애를 쓰면 할 수 있게 해 주실 것입니다. 모세는 이 일을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한 때 하나님께 항의도 했습니다. “이 모든 백성을 내가 배었나이까 내가 그들을 낳았나이까 어찌 주께서 내게 양육하는 아버지가 젖 먹는 아이를 품듯 그들을 품에 품고 주께서 그들의 열조에게 맹세하신 땅으로 가라 하시나이까”(민 11:12절에).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품에 품고 가나안 땅으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백성들은 반항하고 대항하고 반역하고 모세를 돌로 치려고 하였습니다. 모세는 너무 힘들어서 하소연을 하였지만 그 일을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자식이 거역해도 자식 포기하는 부모 없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을 안고 가는 일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대항하고 모함하고 까다롭게 하고 힘들게 하는 사람을 품고 가야하고 업고 가야 합니다. 그것이 헤세드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이스라엘을 업고 가셨고 우리도 업고 가시면서 우리보고 다른 사람을 품고 가고 업고 가라고 하십니다. 이스라엘을 업고 가시는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너도 나와 같이 이 백성을 업고 가자라고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나와 내 가정과 우리 교회를 여기까지 업고 오셨습니다. 앞으로도 업고 가실 것입니다. 그래서 나도 다른 사람을 업고 가야 합니다. 특히 불쌍한 사람을 업고 가야 합니다. 힘없고 약한 사람을 업고 가야 합니다. 병들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을 업고 가야 합니다. 까다로운 사람은 품고 가야 합니다. 이것이 겨자씨의 생명 원리요 인자를 사랑하는 하나님 나라의 원리입니다. 아하밧 헤세드-וְאַהֲבַת חֶסֶד!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미가 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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