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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종이 되지 말아야 하고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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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2006-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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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어느 시골 교회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하루는 곱게 차려 입은 할머니 한분이 그 마을 목사님을 찾아와서 정중하게 말했습니다. “긴한 청이 있어서 왔는데 들어주실 수 있을는지요?”그러자 목사님은 “무슨 청인지 말씀해보세요.” 할머니는 무거운 입을 열었습니다. “사실 저에게 메리라는 개가 한 마리 있었는데 그만 오늘 죽었습니다.” “아, 저런! 안됐군요. 그런데 저에게 하실 말씀은 무엇인지요?” 할머니는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목사님께서 저의 메리 장례식을 집례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목사님은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진지하게 부탁을 하는 터라 점잖게 거절하였습니다. “할머니, 개 장례식 주례는 안합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실망한 얼굴로 “그러면 할 수 없군요. 저는, 제가 메리보다 먼저 죽을까봐 메리의 생명보험을 들어놓았는데 메리가 저보다 먼저 죽었습니다. 제가 먼저 죽으면 나중에 메리가 죽었을 때 메리 장례를 치러주는 사람에게 생명보험을 지불하도록 해놓았는데 메리가 먼저 죽어서 보험금 5천불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누구든지 메리의 장례식을 집례해주는 분에게 이 보험금을 드리려고 했었는데 목사님이 거절하시니, 저 건너 편 성당 신부님께 가보아야겠군요.”라고 하면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러자 목사님이 얼른 할머니의 길을 가로막으며 “할머니, 그렇거든 메리가 개신교라고 말씀하시지 않고요.”라고 하더랍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기독교 신자들은 거의 모두가 자기는 성경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정당한 사람은 없고, 그 누구도 성경적인 사람은 없습니다. 비록 어떤 교회나 신자가 성경적이기를 바라고 성경적인 교리와 신학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자기가 표방하는 교리와 신학과는 거리가 먼 경우를 보면 우리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 자체가 또한 우리가 성경적이지 못하다는 증거 입니다.

위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목사님들 중에 개 장례식을 집례 할 목사님은 없을 것입니다. 하기야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병든 송아지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기도 했다는 목사님의 이야기는 들어보았습니다.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라 특수한 상황에서 병든 짐승을 살려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을 듯 쉽습니다. 그러나 죽은 개의 장례식 집례를 하는 것은 성경적으로 정당화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생명체가 죽었을 때에 예를 갖추어 장례를 치루는 것은 인간에게만 합당한 예우라고 생각합니다. 동물 장례식 집례를 성경이 분명하게 금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합당하지 않다는 것을 판단하는 것은 일반적인 지혜에 속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에 있어서 돈 때문에 입장을 바꾸고 싶은 유혹을 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 분명하게 금한 것도 아니고, 사건이 공개적이지도 않고, 게다가 전도할 목적이라는 구실도 세울 수 있다면, 만약 그것이 문제가 되었을 때에 돈에 대한 욕심 때문이 아니었다고 그럴듯한 설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신자들은 자신이 진정 무엇에 끌려 살아가고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무엇이 나를 지배하고 있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욕망에 끌려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마음으로는 선을 원해도 현실에서는 욕망을 따라 행동합니다. 이것은 사도 바울의 고백이며 우리 모두의 고백입니다.

신자는 죄의 종이었다가 하나님의 종이 된 자들입니다. 본래 죄의 종이었던 우리를 하나님께서 값을 주고 사서 당신의 자녀를 삼았습니다. 우리를 사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탁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너희는 값으로 사신 것이니 사람들의 종이 되지 말라” 이 말씀은 죄의 노예이었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신분의 변화를 선언하는 말씀입니다. 세상에서 부러울 게 없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종이 되지 말라”는 말씀은 쉽게 오해될 수 있는 말씀입니다. 마치 사람에게 굽실거리지 말라는 뜻으로 들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누누이 사람을 섬기는 자가 되라고 하셨고, 친히 본을 보이시면서 제자들에게 다른 사람의 발을 씻기는 종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이로 보아 “사람의 종이 되지 말라”는 말씀의 더 깊은 뜻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라”는 것입니다. “사람의 종이 되지 말라”는 말씀은 “죄의 종이 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죄의 종이 되지 말라”는 뜻으로 “사람의 종이 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사람이란 누구나 죄인이라는 성경의 가르침의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할 말씀입니다. 바울은 “사람의 종이 죄지 말라”는 말씀의 깊은 뜻을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즉 “사람의 종이 되지 말라”는 말씀을 “모든 사람의 종이 되라”는 말씀으로 이해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죄의 종이 된 사람의 특징은 누가 더 크냐, 누가 더 옳으냐, 누가 더 잘났느냐, 누가 더 많이 가졌느냐 등의 문제로 시기하고 경쟁하고 비난하는 것입니다. 고린도 교인들은 믿기 전에 어떠했느냐 라는 문제를 가지고 시기하고 비난하고 분쟁하였습니다. 바울 사도가 볼 때 이런 태도는 부질없는 짓이었습니다. 바울은 과거에 할례를 받았으면 어떻고, 할례를 안 받았으면 어떠냐고 하였습니다. 믿는 이들 중에는 믿기 전에 종이었던 자도 있고 자유인이었던 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가 자유인이요, 모두가 그리스도의 종입니다. 믿은 후에 계속 남의 수하에서 종노릇해도 이북말로 “일 없습니다.” 그리고 자유자가 예수님 믿은 후에는 그리스도의 종이요, 또한 모든 사람의 종입니다.

종은 주인에게 종속되어 있습니다. 주인이 없으면 종이라는 존재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주인이 있어서 종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존재는 주인 때문에 의미가 있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성경은 사람뿐 아니라 만물이 다 하나님의 종이라고 하였습니다. 시 119:91절에 “천지가 주의 규례대로 오늘까지 있음은 만물이 주의 종이 된 연고니이다.” 만물이 하나님의 종으로서 하는 일은 하나님의 능력과 신성과 뜻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롬 1:20절에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 그러므로 저희가 핑계치 못할지니라.” 이것이 바로 모든 만물이 주의 종이라는 증거입니다.

만물도 하나님의 능력과 신성을 드러내는데 하물며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하나님의 능력과 신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입니다. 사람의 종이 되지 말라는 것은 죄의 종이 되지 말라는 것이고, 죄의 종이 되지 말라는 것은 하나님의 종이 되라는 것이고, 하나님의 종이 되라는 것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 섬기라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너희는 값으로 사신 것이니 사람들의 종이 되지 말라/ 내가 모든 사람에게 자유하였으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 고전 7:23, 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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