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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한 핵우산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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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2006-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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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에 연례한미안보회의가 워싱톤에서 열렸습니다. 한미국방부장관이 양국의 대표로 참여한 이 회의에서 미국은 한국에 대하여 핵우산의 보호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지난 1978년 이후 미국은 줄곧 한국을 핵우산으로 보호해왔는데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이 핵우산의 약속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입니다.

우산은 비를 막아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핵우산이라고 하면 마치 핵폭탄이 한반도에서 터져도 미국이 그 피해를 막아주는 어떤 장치를 가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그러나 핵우산이란 그런 의미가 아니고, 만약에 한국이 어떤 나라로부터 핵공격을 받았을 경우 미국이 마치 자기 나라가 핵공격을 받은 것처럼 여기고 핵무기로 보복한다는 뜻입니다. 핵무기는 그 살상 효과가 너무나 엄청나기 때문에 만약 어떤 나라가 한국에 대하여 먼저 핵공격을 감행하려고 해도 미국의 보복이 두려워 공격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핵우산의 논리입니다.

그 논리에 의하면 핵무기는 그것을 사용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핵무기 사용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이 논리는 지난 60여 년 동안 상당할 정도로 증명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냉전체제가 무너진 이후 미국과 소련은 핵무기를 감축해왔고 이미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은 다른 나라가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핵무기 자체가 핵무기 사용억제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나라가 핵무기를 가지는 것은 더욱 위험한 것으로 간주하고 국제사회와 유엔이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핵무기 사용 이론 중에 민주주의 나라끼리는 절대 핵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민주주의 나라에서는 국민의 생명을 우선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모두가 망하는 핵전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입니다. 그러나 독재자는 백성의 생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핵무기를 사용할 위험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한반도에서의 핵우산의 효용성은 더욱 믿을 것이 못됩니다. 그 이유는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고, 김정일은 백성들의 생명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독재자이기 때문입니다.

핵우산의 논리는 총을 가지면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총을 가지고 있어야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이 총을 소지하는 것을 법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총기사고는 전 세계에서 미국만큼 많이 일어나는 나라가 없습니다. 총을 가지고 있어야 안전하다고 하는 생각이나 핵무기를 가지고 있어야 핵전쟁을 억제할 수 있다는 발상은 동일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핵무기가 언제까지 핵전쟁의 억제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핵무기를 가진 나라가 그것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은 것은 핵무기의 사용은 모두가 망하는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상당히 이성적으로 처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싸움을 이성적으로 하지 못합니다. 싸움은 때때로 비이성적으로, 감정적으로, 극한 상황에서는 죽기를 마다하고 하게 됩니다.

종종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는 살인 사건 중에는 상대를 죽이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있습니다. 핵무기를 가진 어떤 나라가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과거의 전쟁의 역사를 보더라도 그럴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에 핵우산은 불을 끄기 위해 휘발유를 끼얹는 것과 같은 역기능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핵우산의 논리에 어느 정도 안도감을 느끼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것입니다.

타조는 위험이 닥치면 모래에 머리를 처박는다고 합니다. 몸집에 비해 머리가 작은 타조가 머리만 모래 속에 숨긴다고 하여 안전할리 없습니다. 머리만 숨기고 그 큰 몸집과 꼬리를 그대로 드러내기 보다는 차라리 머리마저도 모래 속에 숨기지 않는 편이 더 안전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타조는 급하면 머리를 모래 속에 처박습니다. 영어로 타조를 오스트리취(ostrich)라고 합니다. ostrich belief or ostrich policy라고 하면 “눈 가리고 아웅 하기”, “자기기만의 얕은 지혜”를 의미합니다.

저는 타조의 생태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다만 글을 통해서 그렇다는 것을 읽었을 뿐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타조와 비슷한 새는 꿩입니다. 꿩도 급하면 머리를 풀숲이나 짚 가래에 처박습니다. 이런 본능은 타고나는 것 같습니다. 꿩 병아리도 급하면 낙엽을 물고 더러 눕습니다. 색깔이 낙엽과 비슷하니까 어느 정도 위험을 피하는 효과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볼 때 한 없이 어리석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보실 때 인간의 지혜도 타조나 꿩처럼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총을 가져야 안전하고 핵우산의 보호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것입니다. 지난 60여 년 동안 핵무기는 어느 정도 핵전쟁 억제 기능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우리 세대에는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안전하다, 괜찮다.”고 느끼며 낙관적인 생각을 합니다.

개구리는 뜨거운 물에 넣으면 뛰쳐나오지만 찬물에 넣고 서서히 불을 때면 삶겨 죽어도 못 느낀다고 합니다. 불감증은 타성에서 비롯됩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을 오해하여 죄를 짓는데 용감하며 긴장도 위기감도 없이 도덕적 영적 불감증에 빠져 있습니다. 자기의 이익이 타인의 고통에 근거하고 있음을 개의치 않고, 자국의 이익이 다른 나라에게 고통을 가져다준다 해도 국가는 아파할 양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북한의 핵실험도 미국의 강경한 제재도 한반도에 다 같이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일을 저지르는 것은 인간이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하나님께 있습니다. 이때에 한반도에 감도는 핵 위험의 기류가 기독신자의 도덕적 영적 불감증의 잠을 깨우는 각성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안전은 핵우산이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고 햇빛정책이 책임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진보주의자들의 안일한 낙관론이나 보수주의자들의 강경한 낙관론도 믿을 것이 못됩니다. 위험은 북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거짓과 속임과 불의가 상식이 된 국민의 윤리와 도덕적 타락에 있고, 하나님의 참 뜻을 깨닫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헛된 영광을 추구하며 지나치게 물리적 힘을 구가하는 교회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시편 121:1-2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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