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 가능한 위험(Acceptable Risk) > 지난 오피니언

본문 바로가기


페이스 상패 제이미 제이미혜택



이곳은 2017년 이전에 올려진 아멘넷 오피니언 칼럼 글입니다. 이름으로 찾으실 수 있습니다.
황상하 | 김동욱 | 최송연 | 허경조 | 이수일 | 송흥용 | 김정국

지난 오피니언

수용 가능한 위험(Acceptable Risk)

페이지 정보

황상하2013-07-23

본문

1986년 1월 28일에 미국의 우주왕복선 챌린저호는 발사 후 73초 만에 폭발하여 승무원 7명 전원이 사망하였습니다. 죽은 일곱 명 가운데는 우주 비행사가 아닌 서른일곱 살의 여교사 크리스타 맥컬리프도 포함되었고, 텔레비전에서 그녀의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챌린저호의 사고 원인이 밝혀졌습니다. 우주선을 발사할 때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로켓 부스터의 틈새를 막는 고무로 된 오링(O-RING)이 추운 날씨로 인해 탄력성을 잃었고, 그로 인해 연결 부위로 뜨거운 분사 가스가 새어 나오면서 사고로 이어진 것이었습니다.
자연재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다하더라도 인재에 대해서는 조금만 노력하면 막을 수 있다는 데서 사람들은 더욱 안타까워합니다. 아시아나 항공기의 사고로 죽은 사람은 지금까지 세 명이고 중국이나 대만에서는 수해로 훨씬 많은 사람이 죽었으나 자연재해는 인재만큼 뉴스거리가 되지 못합니다.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이번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를 인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챌린저호의 사고도 분명히 인재로 밝혀졌지만 다이앤 본은 “챌린저호 발사 결정”(The Challenger Launch Decision : Risky Technology, Culture and Deviance at NASA)이란 책에서 또 다른 진실을 보여줍니다. NASA의 엔지니어들은 1977년부터 오링의 틈새 문제를 알고 있었고, 우주선 발사 때 생기는 오링 틈새의 크기와 위험도를 알아내기 위해 꾸준히 실험을 진행해왔으며, 실험 결과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놓고 힘든 협상을 거쳐 오링의 틈새와 그로부터 빚어질 수 있는 손상이 ‘수용 가능한 위험(Acceptable Risk)’이라고 보고 우주 왕복선의 발사를 추진했다고 합니다. 그 후 1981년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우주 왕복선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과정에서 오링이 손상된 사례가 때때로 발견되기는 했지만, 그러한 오링의 손상은 우주 왕복선의 실패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챌린저호의 경우 발사 당일 아침까지 엔지니어들 사이에 토론도 있었습니다. 몇몇 엔지니어들이 오링 손상의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지만, 그 전에 훨씬 더 손상이 심했을 때도 우주 왕복선을 성공적으로 발사시켰던 다수의 관리자, 엔지니어들은 그런 의견을 묵살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지극히 정상적이었습니다.

이 경우를 다이앤 본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챌린저호 발사에 이르는 결정은 규칙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그런데 과거에 단 한 번도 잘못된 적 없던 문화, 규칙, 절차, 규범이 이번에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다. 챌린저 호 폭발 사고는 간부들이 비도덕적인 계산을 하기 위해 규칙을 어겨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규칙을 따른 끝에 일어난 것이었다.”1987년에 챌린저호는 이미 세 차례나 성공적으로 발사를 했었습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어야 하는 엔지니어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성공이 반복될수록 ‘수용 가능한 위험’의 대상을 더욱더 늘렸을 것입니다. 나사의 관계자들은 그 정도의 문제는 빅 딜이 아니라는 경험적 확신을 갖게 되었고 그 확신은 과학적 통계에 근거한 것이었기 때문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습니다. 예일 대 교수인 찰스 페로는 그런 것을 이름 하여 정상 사고(Normal Accident)라고 하였습니다. 이 세상에 100% 완전한 것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은 ‘수용 가능한 위험’의 수가 늘어나는 것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합니다. 하지만 ‘수용 가능한 위험’의 수가 늘어나면 그것들이 사고에 이르는 연결고리 작용을 하게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측할 수 없는 화학반응 같은 결과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1979년 3월 28일 미국 스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바로 그런 경우였습니다. 그 자체로는 사고로 이어질 수 없는 너무나 사소한 “수용 가능한 위험”들이 사고에 이르는 연결 고리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냉각수를 거르는 필터가 막혔습니다. 그런 일은 흔히 있는 일이었습니다. 필터가 막히자 습기가 공조 시스템으로 새어 들어가 2개의 밸브를 작동시키는 바람에 냉각수가 차단되었습니다. 이런 경우 비상 냉각 시스템이 작동하게 되어 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 비상 냉각 시스템의 밸브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 때 밸브가 닫혔음을 알리는 표시등이 켜지는데, 그 표시등이 그 위에 있던 스위치에 달린 수리 기록표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경우를 대비한 안전장치가 압력 조절 밸브인데 그것마저 고장이 나 있었습니다. 엔지니어들이 상황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원자로의 노심이 용융되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는 ‘수용 가능한 위험’다섯 개가 우연히 겹치면서 큰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일은 모든 이들의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스리마일 섬의 원전 사고나 챌린저호 사고나 후쿠시마 원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원전 사고는 10만년에 한 번 정도 사고가 날 만큼 안전하게 설계관리 하게 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행기 한 대에 수백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데 우주선이나 원전은 더 많은 부품이 들어 갈 테고 그 부품들이 결합되면서‘수용 가능한 위험’의 수도 결코 적지 않을 것입니다. 대형 사고가 날 때마다 언론들은 인재라고 몰아붙이지만, ‘수용 가능한 위험’의 수가 늘어도 과학적 경험에 의한 확신으로 안전 불감증이 된 관료주의는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정상 사고’일 수도 있으니 일선 관계자만 희생양을 삼는 사건 처리 방식도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찰스 페리는 현대를 고위험 사회라고 하였습니다. 효용에 비해 위험부담이 지나치게 큰 기술은 개발하지 말아야 하고, 이미 개발되었다면 폐기하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충고하였습니다.

기독교 안에는 ‘수용 가능한 위험’의 문제가 더 심각한 수준입니다. 절대 수용 불가한 위험도 수용 가능한 위험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완전한 교회는 있을 수 없고 완전한 사람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온갖 것을 다‘수용 가능한 위험’에 포함시키는 근거로 삼습니다. 간음도, 횡령도, 거짓말도, 권모와 술수도, 권력욕, 명예욕, 돈을 탐하는 것 등 온갖 탐욕과 교만과 거짓이 ‘수용 가능한 위험’에 포함되고 있습니다. 교회와 이 땅의 하나님 나라에도 ‘수용 가능한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하나님에 대한 무관심을 ‘수용 가능한 위험’에 포함시키는 것입니다. 예배와 기독교의 모든 모임과 활동과 메시지까지도 온통 사람에 대한 관심뿐인 것이 바로 그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로써 그 보배롭고 지극히 큰 약속을 우리에게 주사 이 약속으로 말미암아 너희가 정욕 때문에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여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려 하셨느니라.” 벧후 1:4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아멘넷의 시각게시물관리광고안내후원/연락ㆍ Copyright © USAamen.net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아멘넷(USAamen.net) - Since 2003 - 미주 한인이민교회를 미래를 위한
Flushing, New York, USA
카톡 아이디 : usaamen / USAamen@gmail.com / (917) 684-0562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