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 지난 오피니언

본문 바로가기


페이스 상패 제이미 제이미혜택



이곳은 2017년 이전에 올려진 아멘넷 오피니언 칼럼 글입니다. 이름으로 찾으실 수 있습니다.
황상하 | 김동욱 | 최송연 | 허경조 | 이수일 | 송흥용 | 김정국

지난 오피니언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페이지 정보

황상하2014-05-05

본문

잔잔한 바다는 맑고 깨끗해 보입니다. 그러나 폭풍이 몰아쳐서 바닷물을 뒤집어엎으면 온갖 더러운 것들이 부유(浮遊)하여 이 바다가 이렇게 더러웠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선 바라보고 즐기기에는 바람 없는 잔잔한 바다가 좋습니다. 잔잔하고 깨끗해 보이는 바다는 한 없이 평화로운 듯 보입니다. 그 속에 온갖 더러운 것들이 바닷물을 오염시키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로워 보입니다. 오염된 바닷물에서는 생명체가 생존하기 힘듭니다. 적조(赤潮)현상도 바다 오염의 일종입니다. 적조를 일으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지형적 폐쇄성, 높은 수온, 풍부한 일조량, 강물 유입 등이 요인인데, 강물에는 적조생물의 성장과 번식에 필요한 비료성분인 영양염류가 다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적조현상을 부영양화(富營養化)라고 하는 것은 물속에 식물플랑크톤의 번식에 필요한 질소와 인 같은 영양염류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것을 말합니다. 영양염류는 생활하수에 특히 많은 양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부엌에서 하수구로 흘러 보내는 각종 음식찌꺼기와 화장실에서 흘러나오는 분뇨, 합성세제 등이 주된 오염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인구가 증가하고 생활하수가 늘어나면 당연히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영양염류의 양이 증가할 것이고 그 결과 부영양화는 점점 더 심해질 것입니다.

적조는 어패류에게 치명적입니다. 적조의 원인이 되는 식물성 플랑크톤은 점액질이 있어서 어류가 호흡할 때 아가미에 점액질을 포함한 플랑크톤이 축적되어 호흡방해를 일으키고, 플랑크톤이 사멸 후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산소를 많이 소비해 산소부족현상을 일으키고, 플랑크톤이 독소와 같은 유기물질을 분비하여 어패류를 비롯한 바다생명체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적조는 공중보건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유독성 식물플랑크톤을 먹은 어패류를 사람이 먹게 되면 여러 가지 패독현상을 일으키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패독현상에는 마비성패독, 설사성패독, 기억상실성패독 등이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사망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미 1986년 4월에 부산에서 홍합을 먹고 10여명이 마비성패독 증상을 보였었고, 그 중 2명은 사망하였습니다. 또한 적조를 일으키는 식물플랑크톤 중에는 사람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기체를 만드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적조가 발생하는 원인들 중에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것과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요인은 오염물질 발생을 줄이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오염물질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오염물질 발생을 줄이는 것인데, 오염물질 발생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과소비를 억제하고 근검 절약하는 것입니다. 소비를 미덕으로 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근검절약은 시대정신과 우리의 기본적인 욕망을 거스르는 것이기에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인간의 본래적인 욕망과 시대정신과 가치관을 모두 거부하는 것이 아니고, 거부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억제할 수는 있습니다. 근검절약이 바로 그것입니다. 근검절약은 환경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인 셈입니다. 생태환경은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 적거나 서서히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자체 정화를 하지만 급격한 변화나 과도한 오염원이 발생하면 그 기능을 잃고 맙니다. 인간에 의한 환경의 변동이 급격하게 이루어지면 오염물질이 여러 가지 자연물과 접촉하여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므로 생태환경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파괴되는 것입니다. 한 번 파괴된 자연은 복구가 힘들거나 불가능하게 되기도 합니다.

대한민국 근해에서는 해마다 여름이 되면 적조현상이 근해에 생활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무서운 재난이 되고 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적조가 자연재해 같지만 인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넓은 바다의 적조를 인력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는 것만큼이나 역부족입니다. 적조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폭풍입니다. 그런데 폭풍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일으킬 수도 잠재울 수도 없습니다. 폭풍 자체가 재난이 되기도 하지만, 폭풍은 바닷물을 뒤집어엎어 모든 오염물질을 떠오르게 하여 바닷가로 토해내게 합니다. 그 과정에서 적조를 일으키는 요인과 식물플랑크톤을 제거하여 오염된 바다를 정화시킵니다.

대한민국은 60년 전만 해도 6.25 동란으로 폐허상태였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타고난 근면성으로 폐허 위에 오늘의 기적을 일구어 냈습니다. 경제적 성장은 물론 첨단 기술도 눈부신 발전을 하였습니다. 의료 보험을 비롯한 사회보장 시스템도 점점 개선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래프 상의 국민소득도 증대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한류를 비롯하여 스포츠나 경제적인 면에서 세계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동남아의 여러 나라들로부터 가서 살아보고 싶은 나라로 평가되어 단일민족이던 대한민국에도 다문화 가정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불안하기는 하지만 대한민국은 살기 좋은 평화로운 나라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깨끗하고 풍부하고 첨단문명의 혜택을 선진국 이상으로 누릴 수 있는 나라입니다.

앞에서 이야기 한 대로 대한민국은 깨끗하고 평화로운 바다와 같아 보였습니다. 어느 정도 부정과 부패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했지만 ‘세월호’라는 태풍이 뒤엎어 놓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는 세계인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지역갈등, 체면문화, 물신주의, 입신양명, 뿌리 깊은 관료주의, 든든한 빽만 있으면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는 풍토, 과도한 교육열 등이 한국인 특유의 거짓과 만나 가공할 화학반응을 일으켜 폭발한 것이 ‘세월호’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번 세월호 참사에 연루 된 이들의 거의 공통된 특징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처신과 발언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힘 있는 사람이 뒤를 봐주기만 하면 어떤 불법과 사회악과 패륜을 저질러도 걱정할 것이 없는 사회가 대한민국임을 세월호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 번 참사에 연루 된 이들의 발언과 행동을 이해도 설명도 할 수 없습니다. 세월호 선장의 처신은 대한민국 국민의 자화상인 셈입니다. 정치인, 기업인, 예술인, 학자, 나아가 일반국민 모두의 자화상을 세월호 선장이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사람들보다 더 교활하고 악하고 파렴치한 이들이 종교지도자들 중에 있습니다. 사회에서는 이런 파렴치한 자들을 비난하고 단죄하는데 교회에는 그럴 능력마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경건의 능력을 상실한 교회는 사회적 암이 자라게 하는 숙주 역할을 하게 되는데, 아마도 상당한 교회들이 이에 해당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 참사로 가족을 잃은 모든 분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하면서도, 이 참담한 고통을 잘 견디고 일어서시라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고난 당하는 이들에게는 모든 사람들의 봄볕 같이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친히 위로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하지만 자신과 사회와 공익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얼음처럼 냉정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월호는 대한민국 사회가 어디서부터 얼마나 오염되고 부패되었는지 그 오염원을 상당할 정도로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였습니다. 정부와 공무원과 학계와 경제계와 무엇보다 종교계에서 수면 위로 떠오른 오염원을 제거하는 일에 팔을 걷어붙여야 할 것입니다. 정부와 사회는 오염원을 제거하는 일에 예외와 성역이 있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불법과 악행을 일벌백계로 다스려 힘 있는 자나 없는 자 모두가 범법을 두려워하게 해야 합니다. 그것이 정부가 국민을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지금 한국교회가 우선해야 할 일은 모여서 시위 비슷한 연합기도회 같은 것 말고, 과도한 교회재산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주는 일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교회는 세상 사람들에게 짓밟히는 수모와 모욕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교회는 본의 아니게 라도 물리적인 힘을 과시하게 되지 말아야 합니다. 교회가 물리적인 힘을 과시하는 것은 그것이 곧 경건의 능력을 상실했다는 증거인데 상당한 교회들이 물리적인 힘을 과시하는데 경쟁이라도 하는 듯하여 안타깝습니다.

사람들은 사고를 당해도 흔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말조차 하기가 힘듭니다. 그런데 어쩝니까,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을 고쳐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이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는 면에서 모든 이들이 잊지 못할 교훈으로 삼았으면 합니다.

“다 치우쳐 함께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 그들의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요 그 혀로는 속임을 일삼으며 그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고 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고 그 발은 피 흘리는 데 빠른지라 파멸과 고생이 그 길에 있어 평강의 길을 알지 못하였고 그들의 눈앞에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느니라 함과 같으니라.” - 롬 3:12-18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아멘넷의 시각게시물관리광고안내후원/연락ㆍ Copyright © USAamen.net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아멘넷(USAamen.net) - Since 2003 - 미주 한인이민교회를 미래를 위한
Flushing, New York, USA
카톡 아이디 : usaamen / USAamen@gmail.com / (917) 684-0562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