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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싸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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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1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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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싸움의 역사이고 모든 문명은 싸움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싸움을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하나는 선한 싸움이고 다른 하나는 악한 싸움입니다. 선한 싸움은 하나님 나라를 위한 싸움이고 악한 싸움은 하나님 나라에 역행하는 싸움입니다. 싸움 자체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것이고 사람이라면 그 어느 누구도 싸움을 피하여 살 수 없는 것은 싸움 자체가 삶의 형식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그리스도의 영적 군사라고 한 것도 바로 그런 의미입니다. 그리스도의 영적 군사들은 싸워 이겨서 무엇을 쟁취하는 싸움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그리스도께서 승리한 싸움에 참여하는 싸움을 하는 사람들인 반면, 그리스도 밖의 사람들은 싸워서 무엇인가를 쟁취하려고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모든 싸움은 이기기 위한 것이고, 이기는 것은 지배하기 위함이고, 지배하는 것은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이것을 보여주는 것이 인류의 역사입니다. 민주주의도 사회주의도 자본주의도 법도 질서도 모든 제도와 사상과 철학도 이 싸움과 승리와 지배와 유지에 이바지 하려는 것입니다. 모든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동일한 하나의 목적, 곧 자기 유지의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마제국은 영토를 확장하고 권력을 강화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고, 스파르타는 전쟁을 목적으로 삼았습니다. 유대 종교는 율법(토라)의 목적이었고, 영국의 정체는 정치적 자유를 목적으로 삼았습니다. 모든 전쟁의 목적은 승리하는 것이고 승리의 목적은 정복이며 정복의 목적은 그것의 보존이라고 한 것은 몽테스키외가 그의 저서 “법의 정신”에서 한 이야기입니다. 이 원리로부터 모든 민족 간의 만민법과 인류 일반법들이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국가의 궁극적 목적은 자기 보존이기 때문에 정체나 정체의 목적이나 정부 형태의 타당성이나 가치는 그것이 국가 보존에 기여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판정 나게 마련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런 원리 하에서의 덕이란 도덕적이거나 종교적인 덕이 아니라 정치적 덕입니다. 그 사실을 그는 그의 ‘로마 성쇠 원인론’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로마 공화정의 원리인 ‘정치적 덕’이 끊임없는 전쟁, 승리, 정복에 의한 영토 확장의 원동력으로서 작용하였지만, 바로 이 원리는 다른 국가를 파괴하는 것으로 로마 제국을 세우려는 모순과 갈등관계를 일으키므로 로마가 쇠망하는 원인이 되었던 것이라고 간파하였습니다. 몽테스키외의 이러한 주장은 ‘덕’에 기초한 정체를 설파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고전 정치 철학과, 다른 한편 로마 공화정이나 공화정 자체에 대한 찬양과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마키아벨리, 루소, 로베스피에르, 칸트 등의 근대 정치 사상가들과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마의 웅대한 정복의 찬란한 업적이 갖은 불행과 재앙을 불러왔다는 것은 로마의 역사를 조금만 읽어보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로마는 다른 나라와 민족들의 자유를 강탈하고 소멸시키는 것으로 자신의 자유를 남용하여 로마제국이라는 하나의 체제를 만들었으나 로마는 스스로를 지탱해 갈 수 없었습니다. 고전 정치 철학에 따른 정체 이론은 도덕적 이상 대신에 ‘자기 보존’이라는 이기적인 목적이 중심축이 된 정치 역사를 낳게 하였습니다.

그와 같은 시행착오의 역사의 여과를 거처 최종적으로 도달한 것이 정치적 자유를 목적으로 하는 영국의 정체라고 하였습니다. 영국이 명분상의 입헌 군주제와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실질적 공화제를 채택한 것도 공화제, 군주제, 참주제(전제주의)의‘역사적 종합’인 셈입니다. 실질적 공화제와 형식적 군주제의 이러한 결합은 1인에 의한 국가 권력의 자의적 행사, 곧 참주제의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동시에 공화제와 군주제의 장단점들을 역사 변증법적으로 종합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적 자유를 목적으로 하는 영국의 정체는 봉건 시대와 고전 시대의 역사적 과거로부터 가져온 건축 자재로 가장 튼튼한 자기 보존이라는 국가의 목적에 가장 합당한 정치 체제를 구축한 것입니다. ‘견제와 균형’은 고전 정치학의 유산이고 대의 제도는 봉건 시대의 산물입니다. 정치적 자유를 목적으로 하는 영국의 정체는 피지배자를 격상 시키고 지배자를 격하시키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고대 공화국에서는 조국애, 자기희생, 검소, 집단 규율 등 공민의 덕이 강조되었지만 정치적 자유를 목적으로 하는 영국의 정체와 프랑스 혁명을 통한 근, 현대의 공화국에서는 모든 사람들의 생명(life), 자유(liberty), 재산(estate)이 양도(讓渡) 불가의 천부적 권리로 보호 받게 되었습니다. 천부 인권에서 재산권을 제한내지 추출(抽出)하고 대의 정부제를 부정하는 과학적 사회주의는 역사 필연적 실현과 역사 필연적 부정을 통하여 소멸하는 것을 스스로 목격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고전 정치학이 봉건 시대를 지나면서 여과되고 정치적 자유를 목적으로 하는 영국의 정체와 프랑스의 혁명을 통하여 생명, 자유, 재산이 천부적 인권이라는 토대 위에 미국의 민주주의가 탄생하게 되는 과정은 나름의 이상적 인간과 국가를 위한 소중한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정치적 자유나 프랑스 혁명의 꿈이나 미국의 민주주의가 하나님 나라와 동일시 될 수는 없으나 그것들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것들은 하나님 나라 안에 있는 것들입니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 안에 있는 더 좋은 것들을 세상에 보여 주기 위해 악을 대항하여 불완전한 것들을 완전하게 하는 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그것이 빛의 역할이고 소금의 역할입니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주객이 전도된 형국입니다. 교회 안에 너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전투구(泥田鬪狗)는 길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밝히는 맛 잃은 소금임을 교회 스스로가 증명하여 치부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불완전한 사람들끼리 서로를 탓하는 싸움은 세상에서도 매우 절제되고 있는데 교회에서는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교회를 위해서 손해보고 지는 편을 택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오늘날 거의 모든 교회 분쟁은 세상 법정에까지 가게 됩니다. 정치하는 사람들도 상생을 부르짖는데 교회 문제를 사회 법정으로 가져가는 것은 ‘너 죽고 나 죽자’식의 부끄러운 이전투구입니다. 이런 싸움은 그 속성상 주님 오실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선한 싸움은 약한 자를 강하게 하고 병든 자를 치료하고 사탄에 사로잡힌 자를 해방시키고 불완전한 것을 완전하게 하는 것입니다. 불완전한 것을 완전하게 하는 것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것의 존재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방향성과 지향성을 하나님과 그의 뜻을 향하도록 개혁하는 것입니다. 인간 자체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불완전한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은 완전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을 비롯하여 모든 것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불의와 이기심을 정당화 하는 이유로 이용하는 것은 악하고 게으른 태도입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진리의 영이신 성령의 인도를 따라 하나님과 그의 나라를 지향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선한 싸움입니다. 이 싸움은 민주주의도 자본주의도 목회도 선교도 학문도 경제도 교회도 가정도 당회도 제직회도 그 어떤 것이라도 하나님과 그의 나라를 지향하게 하는 것입니다. 개인이나 집단이 살아 존재하는 형식은 싸움입니다. 살아 있는 것은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싸움의 동기가 무엇이고 무엇을 지향하는지 늘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내가 하고 있는 싸움이 선한 싸움인지 악한 싸움인지를 알아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랑입니다. 사랑이 동기가 되고 사랑을 지향하고 사랑을 실현하지 못하는 모든 싸움은 악한 싸움입니다. 당신은 왜 싸웁니까?

“너희 중에 싸움이 어디로부터 다툼이 어디로부터 나느냐 너희 지체 중에서 싸우는 정욕으로부터 나는 것이 아니냐.” - 약 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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