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의 교훈, 홍수 때 고갈되는 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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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ㆍ2012-11-0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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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오랫동안 가물면 저수지와 강이 말라 식수를 얻기가 어려워집니다. 우물도 깊은 수맥에서 솟아나는 우물이 아니면 가뭄에 말라버립니다. 옛날 내가 어릴 때 살던 시골 마을에는 한 번도 마른 적이 없는 우물이 있었습니다. 여름에는 얼음물처럼 시원하고 한 겨울에 세수를 해도 손이 시리지 않을 만큼 따뜻했습니다. 한 겨울 모든 물이 꽁꽁 얼어붙는 추위에도 그 우물에서는 김이 안개처럼 피어올랐습니다. 그 우물은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수맥을 가진 우물입니다. 장마가 진다고 물이 더 많이 나는 것도 아니고 극심한 가뭄에도 물이 줄어들지 않는 우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우물이 그와 같지는 않습니다. 이웃마을들에서는 가뭄에 우물이 말라 식수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뭄은 농작물을 말라죽게 하지만 사람까지도 가뭄을 타게 합니다. 사람까지 가뭄을 타게 되는 극심한 정황을 모든 사람들이 다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과 가축과 농작물이 함께 물의 부족으로 마르고 힘을 잃게 됩니다. 현대 도시에서도 날씨가 오랫동안 가물면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게 됩니다. 그런데 가뭄에 물이 부족하게 되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지만 홍수에 식수가 고갈되는 것은 의외의 복병처럼 대비에 소홀하기 쉽습니다. 온 천지가 물이기 때문에 마실 물이 고갈될 것을 미처 예상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홍수에 식수가 고갈되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수에 대비하여 식수를 준비할지라도 예상을 뒤엎는 큰 홍수에는 속수무책입니다.
샌디의 영향은 대단했습니다. 샌디가 몰고 온 집중 호우를 동반한 구름은 뉴욕을 비껴갔는데도 지하철은 150년만의 데미지를 입었고, 맨해튼 다운타운에 허드슨 강이 범람하였습니다. 이번 샌디가 엄청난 위력에 폭우를 동반하고 북상하여 뉴욕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나름대로 비상 음식과 물을 준비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폭우가 하늘에서 쏟아질 것은 예상했지만 바다와 강이 쓰나미처럼 범람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하였습니다. 맨해튼 다운타운 고층 아파트에 사는 분들은 전기와 물 공급이 끓어져 물통에 물을 담아 고층까지 계단을 걸어올라 다닌다고 합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물 전기 개스의 고갈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물입니다. 개스나 전기는 없어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지만 물은 하루만 없어도 안 됩니다. 많은 이들이 물을 얻기가 힘들어서 고생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식수가 고갈되지는 않아서 감사한 일입니다. 물로 인한 재난 가운데 마실 물을 얻기가 어려운 상황이 말씀의 홍수 가운데 말씀의 고갈을 겪게 하는 현대 교회의 상황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1948년 오켕가(Ockenga)에 의해서 주창된 신복음주의(Neo-evangelism)는 현대주의(modernism)와 근본주의(fundamentalism)를 아우르려고 하였지만 결국 현대주의로 기울어지고 말았습니다. 신복음주의는 복음을 적용하는데 있어서, 삶의 사회학적(sociological), 정치적(Political), 경제적(economic) 영역에 강조점을 두면서 시대의 요청, 신학적 논쟁의 재정립, 교단적 리더쉽의 회복, 그리고 신학적 문제들을 다시 점검할 필요성, 즉 인류의 역사문제(the antiquity of man), 노아홍수의 타당성 문제, 하나님의 창조방법 등에 대하여 다시 점검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신학을 재 진술하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그와 같은 노력은 현대주의자들과 타협할 수 있도록 기독교 신학을 다시 진술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신복음주의는 현대주의자들, 로마 카톨릭, 신비주의자들과 타협점을 얻기 위해서는 얼마든지 신학을 변경할 수 있으며, 복음운동(evangelical campaigns)이라는 명분으로 주저함 없이 사회학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들에게 접근하여 그들과 손을 잡고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에큐메니칼 운동에 가담해왔습니다. 이와 같은 신학의 바탕 위에, 현대의 거의 모든 교회가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맥가브란은 교회성장이론이 세워졌습니다. 맥가브란의 교회성장이론은 그의“방법들에 관한한, 우리는 지독히도 실용주의적이며, 교리는 별개의 것(something else)이다.”는 진술을 통하여 소위“꿩 잡는 것이 매다.”는 속담과 다르지 않음을 드러냈습니다. 그의 교회성장이론은 훌러신학교를 통해 수많은 신학도들에게 전해졌고 20세기 후반에서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부흥한 대부분의 교회들은 그의 교회성장이론을 목회에 접목하였습니다. 그의 교회성장이론은 성경의 교리를 중요시하지 않고, 신학을 다시 진술할 수 있는 타협적 신학과 철학사상과 심리학에 바탕을 둔 실용주의 개념을 가지고 복음사역과 교회성장에 몰두해왔습니다.
훌러신학교에서 교회성장이론이 보급 된지 50여 년에 이른 오늘날, 그 영향력은 지금 전 세계의 기독교의 흐름과 기독교의 문화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한국교회는 처음에는 신복음주의를 반대했지만, 신복음주의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복음주의로 행세해 온 50여 년 이라는 시간에 복음주의 교회들은 거의가 신복음주의화되고 말았습니다. 신복음주의는, 철학에 근거한 실용주의 사상을 근간으로 하여 복음이 전해져서 믿는 사람만 많아지고, 교회가 성장할 수만 있다면 아무것도 상관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피터 와거너와 같은 사람을 배출하여 신사도개혁운동이 일어나게 하였습니다.
맥가브란의 수제자였던 피터 와그너(C. Peter Wagner)는 1981년 맥가브란의 뒤를 이어 훌러신학교 교회성장학의 주임교수가 되었고, 1982년에는 “토론토 블레싱(Toronto Blessing)”으로 알려진 빈야드 운동가(Vineyard Movement)이며 신은사주의자(Neo-charismatic)인 죤 윔버(John Wimber)와 함께 훌러신학교 내에 “표적과 기사와 교회성장(Signs, Wonders and Church Growth)” 이라는 학과를 신설하고, 윔버는 객원교수가 되었습니다. 죤 윔버는 1974년부터 4년간 훌러신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와그너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고 치유은사를 강조하는 오순절운동과 은사주의에 특히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 후 윔버는 표적과 기사를 강조하는 빈야드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고, 1982년 훌러신학교와 손잡고 “표적과 기사”의 치유전문 학과를 개설하여 신사도개혁운동과 온갖 은사운동을 확산시켰습니다.
70-80년대를 풍미(風靡)했던 교회의 거의 모든 프로그램(제자훈련, 성경공부, 은사주의, 찬양과 경배, 선교 등)은 신복음주의와 교회성장이론이 낳은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는 많은 성경공부 교제들, 강단마다 외치는 “성경적”, “말씀 중심”, “개혁”, “선교”중심적 이라는 메시지들에서는 전통적 개혁자들인 칼빈이나 아브람 카이퍼나 바빙크나 보스나 반틸 같은 이들이 이해했던 하나님 나라나 하나님의 주권이나 성경의 권위나 창조 타락 구속이나 교회관 같은 점들을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오늘날 복음주의는 실질적으로 신복음주의 신학의 정신이 지배하고 있어서 현대주의 철학과 사회과학과 심리학과 가톨릭적 영성운동과 샤머니즘 적인 은사운동과 같은 것이 모든 교회 안에 여과 없이 들어와 있습니다. 교회 안에 성경공부, 찬양, 기도, 치유, 은사, 전도, 선교 활동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홍수 때 마실 수 있는 맑은 물이 매우 귀하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한 샌디가 이 시대의 교회의 형편을 생각하게 합니다.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를지라 내가 기근을 땅에 보내리니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암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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