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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피니언

비도덕성과 아이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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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06-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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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번은 집을 비우고 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여행을 떠날 때 놓아두었던 쥐덫에 큰 쥐 한 마리가 갇혀 있었습니다. 나는 잡힌 쥐를 처치하려다가 실수를 하여 그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 쥐가 늘 집에 들어와 성가시게 굴던 터라 잡은 쥐를 놓친 것이 몹시도 속이 상했습니다. 쥐덫을 다시 놓으며 속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여러 날을 덫에 갇혀 고생을 했으니 다시는 걸려들지 않겠지...

사실 그 쥐는 덫에 갇힌 채로 여러 날을 지냈기 때문에 덫 속에서 몹시 두려웠을 것이고, 또한 심한 굶주림으로 고통이 여간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쥐덫을 다시 놓고 여행 가방을 가지고 방에 들어가 앉는 순간 쥐덫 닫히는 소리와 함께 쥐의 외마디 비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순간 나는 나의 귀를 의심했습니다. 이럴 수가??? 아무리 쥐라고 하지만 불과 몇 분 전의 경험도 거울삼지 못하다니... 나는 그 때 이후로 동물의 아이큐에 대한 한계를 나름대로 설정했습니다. 동물은 아무리 아이큐가 좋아도 동물일 뿐이며 그 수준의 아이큐로는 문명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문화를 만들지 못합니다.

흔히 사람이 사람답지 못할 때 짐승만도 못하다는 말을 합니다. 냄새를 맡는 능력으로는 사람이 개의 몇 십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시력으로 치면 사람의 시력은 고공에서 참새 한 마리의 움직임도 놓치지 않는 독수리의 시력에 비교가 안 됩니다. 청력으로 말하자면 박쥐는 소리를 내어 그 소리가 모기에게 부딪혔다가 돌아오는 소리를 듣고 모기를 사냥합니다. 사람이 짐승만도 못하다는 말을 할 때에는 적어도 이런 본능적 능력 면에서 짐승만도 못하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능력은 짐승이 사람보다 수십 배 혹은 수백 배 탁월합니다.

따라서 그런 면에서는 사람이 짐승보다 못한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사람이 짐승보다 못하다고 비난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에게나 자유의지가 있고 그 자유의지 때문에 책임적인 존재이며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평가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감당하지 않을 때 흔히 짐승만도 못하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짐승에게는 도덕성도 윤리성도 없습니다.

사람이 도덕성과 윤리성이 전혀 없는 짐승에 비교되고 그 짐승만도 못하다는 말이 생겨난 것을 볼 때 도덕이나 윤리성이 없는 인간이 어떤 수준까지 전락하게 되는 가를 짐작하게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인간에 대한 인간의 통속적인 평가가 아니고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평가라는데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구약의 이사야 선지자를 통하여 “소는 그 임자를 알고 나귀는 주인의 구유를 알건마는 이스라엘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 도다.”(사 1:3절)라고 하셨습니다.

물고기의 아이큐는 0.3이라고 합니다. 방금 전 동료가 낚시 바늘에 걸려 버둥대며 물 밖으로 끌려 나가는 것을 보고도 또 미끼를 물기 때문에 물고기의 아이큐를 0.3이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과학적인 분석이 아니라 유머입니다. 비리와 뇌물 사건으로 줄줄이 감옥으로 들어가는 한국의 국회의원들을 빗대어 만들어 낸 풍자적 유머입니다. 그런데 이 아이큐의 수치는 국회의원들뿐 아니라 교수님들과 의사들과 심지어 목사님들의 아이큐 수치인 경우도 적지 않을 듯 쉽습니다.

누구든지 자신의 아이큐를 체크해 보는 것이 지혜로울 듯합니다. 다음의 경우는 자신의 아이큐를 알아보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첫째 자신의 나쁜 행위의 결과가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연결고리가 너무 멀고 간접적일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추리능력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거짓말이나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은 상상력이 부족하고 머리가 나쁜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비도덕적 행위로 자신에게 궁극적으로 돌아오는 손해보다는 우선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이 세상에는 우연적인 것이 많기 때문에 나쁜 행동을 해도 자기에게 손해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믿고, 확률적으로도 탄로 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믿습니다. 넷째 자기가 많은 개인들에게 끼치는 손해는 크지만 손해를 보는 사람들의 수가 많기 때문에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손해는 미미하여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자기의 나쁜 행위로 인하여 다른 사람이 당하게 되는 고통은 자기가 알 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게 판단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대단히 지혜롭고 능력 있다고 확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무식함이요 어리석음이며 미련함입니다.

공공의 재물을 사유화하거나 남을 억울하게 하면서 자기의 이익을 챙기는 것을 능력으로 여기는 가치관이 교회 안에서도 판을 친다면 그런 교회는 세상과 다를 바 없을 뿐 아니라 세상만도 못한 교회입니다. 사람이 짐승만도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을 보면 교회도 세상만도 못하게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것입니다.

정신병자는 자기가 정신병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특징이 있듯이 도덕적 아이큐가 나쁜 사람은 자신의 아이큐가 좋은 것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고,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은 그것을 능력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을 나는 비도덕성과 아이큐의 상관관계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네가 미련하여 스스로 높은 체하였거나 혹 악한 일을 도모하였거든 네 손으로 입을 막으라.”-잠언 30:3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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