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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혈연관계를 넘어 언약공동체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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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16-06-14

본문

구약 신명기 13장에는 매우 살벌한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은 이스라엘이 다른 신들을 숭배하려는 위험에 대한 경계의 말씀입니다. 거기에 지적된 다른 신들을 따를 위험은 첫째, 거짓 선지자들의 이적과 기사, 둘째, 가족들 권고와 설득, 셋째, 불만을 품은 공동체의 압력을 통해 온다고 하였습니다. 이 세 종류의 유혹에서 현대에는 첫째와 셋째가 현실적으로 드러나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은사나 기적을 강조하는 이단이나 잘못된 가르침이 유혹으로 작용하고 사회적으로는 불만을 품은 공동체의 압력이 위협과 유혹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유혹은 가족을 통한 유혹입니다.

이단과 사회적 불만을 품은 집단의 위협과 유혹도 경계해야 하지만 우리는 먼저 가족으로부터 오는 유혹을 경계해야 합니다. 언약 관계에서 떠나게 하는 가족의 유혹이 얼마나 치명적인가는 그 처벌의 살벌함에서 강조되고 있습니다. 비록 품 안에 있는 아내나 남편이나 자식이라고 할지라도 하나님 섬기는 신앙에서 떠나게 하거나 소홀히 하게 하는 것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용납하지 말라는 정도가 아니라 인정사정 없이 그를 죽이라고 하였습니다.

문제는 대상이 가족이라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혈연적 가족 관계의 상식적 이해의 틀을 넘어서지 못하면 아무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대통령이나 CEO나 학자나 목회자도 가족 관계의 상식적 이해의 틀을 오해한 데서부터 공적 직무를 다하지 못하고 결국 가정까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됩니다. 국가도 가정에 상처를 주면 안 되지만 가정도 국가의 법이나 정의와 같은 보편 가치를 훼손하면 안 됩니다. 이것은 기독교 신앙을 갖지 않은 일반인들에게도 해당되는 사항입니다.

그런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가족 관계는 세상 사람들과 그 개념이 다릅니다. 성경은 사법적 경제적 신앙적 모든 긍정적 혹은 부정적 역할이 가정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전제에서 하나님 나라를 가르칩니다. 성경이 하나님을 섬기려면 마치 가정이나 가족을 부정하라고 가르치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으나 결코 그런 것이 아니라 개혁하라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실 때 가족을 버릴 것을 결단(마 10:38, 눅 14:26)하라고 하셨고 이에 베드로를 비롯한 모든 제자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좇았던 것은 실제로 가족을 버린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에서의 가족은 혈연관계를 넘어 언약 관계임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가족과의 관계에서 혈연적 관계의 벽을 넘지 못하면 하나님 말씀에 순종할 수 없습니다. 가족 간에도 하나님과의 언약이 최종적인 권위를 갖는다는 뜻입니다. 아내나 남편이나 부모나 자식의 뜻이 하나님의 언약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가족 관계 안에서 최종적 권위가 하나님의 뜻에 있습니다. 모든 가족들은 각자의 의견이나 꿈이나 취미나 가족의 계획이나 목적이나 물질이나 자녀나 자신까지 하나님의 뜻, 언약을 지향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생활은 처음부터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 서로가 서로에 대해 언약 관계에서 책임지는 것입니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하나님의 뜻을 따르도록 권하고 협력하고 이끌고 지도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 의무가 곧 신앙생활입니다. 사람들은 교회생활이 신앙생활의 전부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회생활은 가정과 사회에 나가서 바르게 신앙생활 하도록 양육하고 보호하고 지도하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교회는 교회생활을 신앙생활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심합니다. 그 결과가 경건의 능력이 없는 기독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가정에는 최고의 어른 위에 그리스도께서 계심을 가족 구성원 모두가 일상사에서 실제로 인정하여 크고 작은 모든 일을 그분의 뜻을 따라 결정하고 시행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지금의 기독교인들의 가정이 하나님과의 언약의 토대 위에서 그리스도의 지배를 받기보다는 자본주의의 지배를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한경쟁, 중단 없는 성장, 소비 장려, 상대주의, 대체종교 같은 것들의 영향이 교회 안에 들어와 있어서 쉽게 신자들의 가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리스도인 가정들은 자본주의 가치관을 무조건 따라 갈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원리에서 그 부작용과 약점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뿐 아니라 그리스도인 가정들도 민주주의, 자본주의, 보수주의, 진보주의의 가치관과 영향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사상이나 제도라도 성경적으로 비판할 수 있어야 하고, 어떤 탁월한 인물이나 사상과 이념이라도 하나님의 뜻에 위배되는 것은 단호히 거절해야 합니다. 본문은 그가 가족이라고 해도 단호히 거절하라고 합니다. 불신자들은 당연히 동의하지 않겠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곧 가족을 위하고 공동체를 위하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이 문제에 있어서 신약은 구약보다 좀 너그럽게 말씀합니다. 예수님은 가족을 미워하지 아니하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신명기는 나의 가족이 다른 신을 좇을 것을 권하면 절대로 그의 말을 듣지 말고 집요하게 그러한 요구를 하는 가족은 죽이라고 하였습니다(신 13:8,9).

예수님께서도 이러한 문제에 직면하셨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를 전하실 때 이상한 소문이 떠돌았습니다. 사람들이 예수가 미쳤다고 하였습니다. 어떤 이들은 귀신들렸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 대한 그러한 여론은 예수님께서 곧 하나님과 율법을 거스른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형제들과 어머니가 예수님을 붙들러 왔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율법이나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족들이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진정한 가족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고 하셨습니다(마 12:50; 막 3:31-35).

그리스도인의 가족은 혈연 공동체일 뿐 아니라 언약 공동체라는 말씀입니다. 물론 가족의 혈연관계도 중요합니다. 그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그러나 언약 공동체에서는 가족이 혈연공동체와는 전연 다른 차원의 개념을 갖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때 당신의 동생들이 여럿 있었지만 어머니를 요한에게 부탁하시며 “보라 네 어머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요한은 실제로 예수님의 어머니를 가지 집에 모셨습니다(요 19:27). 그것은 가족의 혈연관계의 의미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언약관계의 의미를 강조한 것입니다. 가정을 타락시키고 가족 관계를 깨는 것은 하나님 나라를 해치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반사회적인 행위입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의 뜻보다 가족 관계를 깨뜨릴까봐 남편에게도 아내에게도 자식에게도 부모에게도 하나님의 뜻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세우고 따르지 않는 것이 바로 가족 관계를 깨트리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의 가정에서 거짓말이 묵인되고, 속임수가 묵인되고, 질투와 비난이 묵인됩니다. 오늘 날 뿐 아니라 성경에 나타나는 가정들이 거의 다 그렇습니다. 아담의 가정에서 하나님과의 언약을 어기는 일이 있었고, 이어서 형이 질투로 인하여 아우를 살해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노아가 비록 당대의 의인이라고는 하지만 술 취하여 벌거벗고 누워 있는 것을 자녀들이 보고 시험에 들었습니다. 아브라함의 가정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기드온의 가정도 사무엘의 가정도 다윗의 가정도 문제가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미움과 질투와 강간과 살인으로 점철된 것이 다윗 가문의 역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면에서는 본받을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 인물을 전체적으로 모델 삼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이 성경이 주는 메시지입니다.

한 가정이 든든하게 서는 것은 가족들이 언약공동체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허용과 묵인을 원리처럼 받아들이면 안 되고 혈연관계를 넘어 언약의 의무 규정인 하나님의 말씀의 토대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언약의 내용인 성경 말씀을 가지고 남편에게 말해야 하고 아내에게 말해야 하고 자식에게 가르쳐 지키게 해야 하고 부모님께 효도해야 합니다. 이 말씀을 평생에 옆에 두고 읽고 묵상하여 언약 공동체로서의 가정을 세워 가야 합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 시 12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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