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전 옥스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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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ㆍ2018-11-16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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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전 옥스(Thousand Oaks)는 글자 그대로 천여개의 참나무가 있는 도시일까? 사실은 천여개가 아니라 현재 5만 내지 6만 그루의 옥크 트리가 이 도시에 있다고 한다.
FBI의 2013년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 이상의 미국 대도시가운데 사우전 옥스는 네 번째로 안전한 도시였다. 벤추라 카운티에 속해 있는 이 도시는 한 옛날에는 추마시 원주민들이 살았던 곳이다. 19세기 말 노르웨이 이민자들이 이곳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부분 루터교 신자들이었다. 그래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샌퍼난도 밸리까지 지금도 수많은 루터란 스쿨들이 즐비하게 많다. 대표적인 학교가 현재 사운전옥스에 있는 캘리포니아 루터란 유니버시티. 그러니까 노르웨이 이민자들과 루터교회, 루터학교가 이 도시에 흐르고 있는 양대 이민정서다.
그 사우전 옥스가 지난주 참혹한 두 가지 재난의 진앙지가 되었다. 주민의 80%가 백인이고 그 다음으로는 아시안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이 쾌적한 중산층 도시에서 끔직한 총격살해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미국이 또 한번 놀랬다. 사건이 발생한 ‘보더라인’이란 술집에선 정기적으로 대학생들의 칼리지 컨트리나잇 행사가 열려 오곤 했다고 한다. 이날은 가까운 페퍼다인 대학교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해병대 퇴역군인이 난데없이 술집에 들이닥쳐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꽃 같은 대학생을 포함 11명이 영문도 모른 채 즉석에서 사살되었다. 911 긴급전화를 받고 현장에 제일먼저 출동한 고속도로 순찰대원도 역시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그 사우전 옥스 뉴베리팍에서 산불이 발생한 것이다. 그날 시작된 산불로 말리부를 비롯한 산타모니카 마운튼의 고급주택들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 버렸다. 사우전 옥스 주민들은 총격사건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촛불집회를 열다말고 소방서의 대피명령에 따라 부랴부랴 살던 집을 빠져나갔다. 산타아나 강풍은 멈출 줄을 모르고 인근 도시인 시미밸리, 아고라힐스, 말리부 등지를 위협했다. 북가주 ‘캠프 산불’까지 합치면 이번 주 현재 44명이 사망했다. 주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라고 한다. 그 산불대란의 중심에 사우전 옥스가 있었다.
그러니까 하루간격으로 총격살해와 대형산불이란 참혹한 이중고를 겪어야 했던 사우전 옥스의 비극은 현재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2가지 재앙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그 하나는 총이고 또 하나는 기후변화란 재앙이다. 둘 다 아주 심각하게 미국을 위협하고 있음에도 이 나라는 전혀 꿈적도 않는 눈치다. 금년 2월 플로리다 파크랜드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총격사건이 일어나 17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일어나자 생존 고등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워싱턴DC 내셔날 몰에 구름같이 몰려들어 총기규제를 눈물로 호소하는 시위를 벌였다. 어른들은 잠깐 놀란 척 했지만 그때 뿐 이었다. 이번 사우전 옥스 희생자의 가족 가운데 하나가 “건 컨트롤, 건 컨트롤”을 외치며 울부짖었다. 그 절규에 수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을 테지만 그것으로 끝나고 만다.
매년 지구상에선 총으로 인해 25만 명이 죽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 중 절반 이상의 살인사건이 미국을 비롯 세계 6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6개국은 브라질, 멕시코, 컬럼비아, 베네주엘라, 과테말라, 그리고 미국이다. 범죄와 마약, 부패로 악명 높은 그 중남미 후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총으로 마구잡이 살인극을 벌이고 있는 아메리카가 선진국이라고?
그런데도 이 나라의 총기규제는 철옹성이다. 건드릴 수 없는 터부가 되어가고 있다. 이젠 두고 보자. 총기규제를 찬성한다고 나선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했으니 내년 1월부터 의회를 통해 이 나라가 미 총기협회와 같은 철옹성을 어떻게 부숴나가는지 지켜보자.
또 하나는 기후변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굴리는 나라가 기후변화 예방에선 세계 꼴지급이다. 무관심을 넘어 지구촌의 지구온난화 방지 공약마저 팽개치는 나라가 되었다. 후진국에서도 지구촌의 환경보호를 위해 하다못해 빨대사용이라도 제한해야 한다고 나서는데 미국에선 나 몰라라 구경만 한다.
이번 남가주 산불을 보고 나는 캘리포니아가 점점 사막화가 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비가 안오면 생활용수는 그런대로 네바다나 콜로라도에서 끌어 쓴다 해도 비가 없는 산야의 땅과 나무들은 사막처럼 말라버리고 거기 산타아나 강풍이 몰아치기라도 하면 삽시간에 세상은 불바다로 변한다. 이번 같은 캘리포니아 산불은 더 빈번하게 우리를 위협할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무관심한 나라가 당연히 감내해야 할 고난이 아닌가?
참나무는 강인함과 인내의 상징이다. 미국에만 60여종의 참나무가 있다. 천년이 넘은 참나무도 수두룩하다. 그래서 영국을 비롯하여 프랑스, 폴랜드, 에스토니아, 요르단과 같은 나라들은 참나무를 내셔날 트리로 정했다. 사우전 옥스엔 한인교회들도 많이 있다.
난데없이 찾아든 비극으로 절망가운데 빠진 이 도시가 참나무의 강인함으로 난국을 헤쳐갈수 있도록 기도하자. 그리고 이 도시를 덮친 두 가지 재앙을 보면서 내게도 책임은 없는지 따져보는 계기로 삼자.
조명환 목사(발행인)
ⓒ 크리스천위클리
FBI의 2013년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 이상의 미국 대도시가운데 사우전 옥스는 네 번째로 안전한 도시였다. 벤추라 카운티에 속해 있는 이 도시는 한 옛날에는 추마시 원주민들이 살았던 곳이다. 19세기 말 노르웨이 이민자들이 이곳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부분 루터교 신자들이었다. 그래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샌퍼난도 밸리까지 지금도 수많은 루터란 스쿨들이 즐비하게 많다. 대표적인 학교가 현재 사운전옥스에 있는 캘리포니아 루터란 유니버시티. 그러니까 노르웨이 이민자들과 루터교회, 루터학교가 이 도시에 흐르고 있는 양대 이민정서다.
그 사우전 옥스가 지난주 참혹한 두 가지 재난의 진앙지가 되었다. 주민의 80%가 백인이고 그 다음으로는 아시안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이 쾌적한 중산층 도시에서 끔직한 총격살해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미국이 또 한번 놀랬다. 사건이 발생한 ‘보더라인’이란 술집에선 정기적으로 대학생들의 칼리지 컨트리나잇 행사가 열려 오곤 했다고 한다. 이날은 가까운 페퍼다인 대학교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해병대 퇴역군인이 난데없이 술집에 들이닥쳐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꽃 같은 대학생을 포함 11명이 영문도 모른 채 즉석에서 사살되었다. 911 긴급전화를 받고 현장에 제일먼저 출동한 고속도로 순찰대원도 역시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그 사우전 옥스 뉴베리팍에서 산불이 발생한 것이다. 그날 시작된 산불로 말리부를 비롯한 산타모니카 마운튼의 고급주택들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 버렸다. 사우전 옥스 주민들은 총격사건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촛불집회를 열다말고 소방서의 대피명령에 따라 부랴부랴 살던 집을 빠져나갔다. 산타아나 강풍은 멈출 줄을 모르고 인근 도시인 시미밸리, 아고라힐스, 말리부 등지를 위협했다. 북가주 ‘캠프 산불’까지 합치면 이번 주 현재 44명이 사망했다. 주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라고 한다. 그 산불대란의 중심에 사우전 옥스가 있었다.
그러니까 하루간격으로 총격살해와 대형산불이란 참혹한 이중고를 겪어야 했던 사우전 옥스의 비극은 현재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2가지 재앙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그 하나는 총이고 또 하나는 기후변화란 재앙이다. 둘 다 아주 심각하게 미국을 위협하고 있음에도 이 나라는 전혀 꿈적도 않는 눈치다. 금년 2월 플로리다 파크랜드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총격사건이 일어나 17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일어나자 생존 고등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워싱턴DC 내셔날 몰에 구름같이 몰려들어 총기규제를 눈물로 호소하는 시위를 벌였다. 어른들은 잠깐 놀란 척 했지만 그때 뿐 이었다. 이번 사우전 옥스 희생자의 가족 가운데 하나가 “건 컨트롤, 건 컨트롤”을 외치며 울부짖었다. 그 절규에 수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을 테지만 그것으로 끝나고 만다.
매년 지구상에선 총으로 인해 25만 명이 죽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 중 절반 이상의 살인사건이 미국을 비롯 세계 6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6개국은 브라질, 멕시코, 컬럼비아, 베네주엘라, 과테말라, 그리고 미국이다. 범죄와 마약, 부패로 악명 높은 그 중남미 후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총으로 마구잡이 살인극을 벌이고 있는 아메리카가 선진국이라고?
그런데도 이 나라의 총기규제는 철옹성이다. 건드릴 수 없는 터부가 되어가고 있다. 이젠 두고 보자. 총기규제를 찬성한다고 나선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했으니 내년 1월부터 의회를 통해 이 나라가 미 총기협회와 같은 철옹성을 어떻게 부숴나가는지 지켜보자.
또 하나는 기후변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굴리는 나라가 기후변화 예방에선 세계 꼴지급이다. 무관심을 넘어 지구촌의 지구온난화 방지 공약마저 팽개치는 나라가 되었다. 후진국에서도 지구촌의 환경보호를 위해 하다못해 빨대사용이라도 제한해야 한다고 나서는데 미국에선 나 몰라라 구경만 한다.
이번 남가주 산불을 보고 나는 캘리포니아가 점점 사막화가 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비가 안오면 생활용수는 그런대로 네바다나 콜로라도에서 끌어 쓴다 해도 비가 없는 산야의 땅과 나무들은 사막처럼 말라버리고 거기 산타아나 강풍이 몰아치기라도 하면 삽시간에 세상은 불바다로 변한다. 이번 같은 캘리포니아 산불은 더 빈번하게 우리를 위협할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무관심한 나라가 당연히 감내해야 할 고난이 아닌가?
참나무는 강인함과 인내의 상징이다. 미국에만 60여종의 참나무가 있다. 천년이 넘은 참나무도 수두룩하다. 그래서 영국을 비롯하여 프랑스, 폴랜드, 에스토니아, 요르단과 같은 나라들은 참나무를 내셔날 트리로 정했다. 사우전 옥스엔 한인교회들도 많이 있다.
난데없이 찾아든 비극으로 절망가운데 빠진 이 도시가 참나무의 강인함으로 난국을 헤쳐갈수 있도록 기도하자. 그리고 이 도시를 덮친 두 가지 재앙을 보면서 내게도 책임은 없는지 따져보는 계기로 삼자.
조명환 목사(발행인)
ⓒ 크리스천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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