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신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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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ㆍ2020-12-0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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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코로나 브리핑으로 전국구 유명인사가 된 뉴욕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브리핑 때마다 툭하면 PPE란 말을 사용했다. 뭔 말이지? 알고보니 Personal Protective Equipment의 약자였다. 코로나 환자들을 접촉하는 의료진들에겐 이 PPE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확진자가 폭증하는 뉴욕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물품이라고 했다. 지난 3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릴 때 마스크와 PPE를 달라고 전국 주지사들이 연방정부에 SOS를 보낸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잠잠한 걸 보니 보급망이 시원하게 뚫려 있는 모양이다.
요즘엔 ‘소셜 디스턴스’란 말이 낯설지 않다. 처음엔 이게 무슨 말이야?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낯선 신조어였지만 하도 귀가 따갑도록 듣다보니 이젠 우리들의 생활용어가 되었다.
어느 날 TV를 보던 아내가 “랜선이 무슨 말이에요?” 랜선? 갑자기 허무한 절망감이 밀려왔다. 아! 나는 왜 이렇게 모르는 말이 많을까? 숨 가쁘게 변화하는 온라인 문명 속에 점점 무능력자로 주저앉고 있는 내 모습이 서러운 판인데 이젠 느닷없이 코로나 신조어까지 . . .
‘웨비나’란 말을 처음 듣는 순간 이건 또 무슨 뜻이야? 내 반응은 그랬다. 웨비나는 Web+Seminar의 합성어로 세미나를 온라인상에서 한다는 말이다. 뉴노멀, 리모트워크, 언택트(Untact), 온택트(Ontact)란 말도 이젠 자연스럽게 쓰인다. 콩그리시이기 때문에 사전을 아무리 뒤져도 뜻을 찾아낼 수는 없다.
경북대학교 한 국문과 교수님이 발표한 논문에 보니 코로나 신조어가 무려 300여개에 달한다고 했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하는 운동인 ‘홈트(홈 트레이닝)’, ‘집콕’(집에만 콕 박혀 있음), 시간이 늘어나면서 ‘확찐자’(살이 급격히 찐 사람·확진자에서 파생)가 급증했고 전염병 때문에 세계가 난리인데도 자기 혼자 사회적 거리두기는 하지 않겠다며 무례하게 설치고 다니는 사람은 코비드와 ldiot(바보)의 합성어인 ‘코비디어트(covidiot)’란 신조어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식료품이나 손 세정제를 사재기하려고 코스코 매장 앞에 줄 선 코비디어트, 심지어 화장지가 떨어졌다고 911에 전화는 ‘멍청이’를 경멸하는 표현이 바로 코비디어트다.
‘금(金)스크’는 코로나확산으로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면서 생긴 말이고 ‘호모마스크쿠스’는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된 인류의 삶을 보여주는 말이다.
코로나 때문에 교회도 실내에서 예배를 보다 밖으로 쫓겨나고 다시 들어오면 다시 나가라고 한다. 식당들도 마찬가지다. 식당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장사하다 겨울이 되어 야외용 히터까지 설치해서 버텨보려고 했건만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자 다시 금지명령이 떨어졌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현재 모든 실내외 식사가 3주 동안 금지되었다. 이런 판국이니 식당 사장님들은 얼마나 속이 타겠는가? 정말 ‘코로나 블루’다.
코로나 때문에 오는 정신적 우울증. 우울증을 지나 마침내 분노로 변하는 모습은 ‘코로나 레드’, 그 짜증과 분노, 화병을 참다못해 폭발해 버리는 절망감을 ‘코로나 블랙’이란 말로 표현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런 코로나 블랙을 지나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식의 ‘코로나 앵그리’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신조어는 지난 우리들의 일상 속에선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던 불청객이었지만 이젠 그런 신조어와 더불어 고통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백신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소식들이 브레이킹 뉴스로 전달되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금년 안에 백신 출시를 서두르고 있고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에서도 희망적인 뉴스가 들려온다. 보건 전문가들은 내년 5월이면 일상회복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런 낙관론을 펴고 있다.
이제 대강절이 다가왔다. 유대인들은 얼마나 오랜 동안 메시야를 기다려 왔는가? 우리는 다시 오시겠다고 약속하신 주님의 재림 약속을 지치지 않고 기다려 오고 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기다림에 익숙한 기다림의 사람들이다. 그 기다림으로 ‘코로나 앵그리’를 내려놓고 조금만 더 참아내자. 하나님께서도 결코 이 재앙을 무한정 방관하지는 않으실 테니.
조명환 목사(발행인)
ⓒ 크리스천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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