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 희망이다
페이지 정보
조명환ㆍ2021-01-13관련링크
본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가 되어 당연히 주고받는 인사말이다. 그런데 건성으로 들린다. 이유가 있다. 코로나 때문에 숨을 못 쉴 지경인데 무슨 복을 받으라고? 받을 복이 어디 있는데? 말은 그리 안해도 “지금 누구 염장 지르고 있냐?”라고 대들고 싶은 심정이 새해를 맞는 사람들의 표정으로 느껴진다.
코로나 이후를 놓고 여기저기서 웨비나가 열리고 목회 패턴을 리셋해야 한다고 전문가라는 분들이 침을 튀기면서 달려들어도 영 가슴에 와 닿지 않는 이유는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돈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신자나 불신자나 모두 한꺼번에 지쳐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냉소주의에 해맑은 미소처럼 다가서고 있는 희망이 있지 않은가? 바로 백신이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서 얼마나 많은 백신을 맞아 왔는가? 우선 소아마비와 장티푸스 등이 대표적이었다. 나는 매년 9월쯤이 되면 어김없이 풀루샷을 맞기도 한다. 독감예방접종, 그것도 백신이다.
그런데 지난해 3월부터 메가톤급 폭발력으로 전 세계를 올스톱시켜 놓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출현하면서 백신이란게 이처럼 목이 타게 기다려 질 때가 있었는가? 새로운 신종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 백신을 개발하는데 보통 10년은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웬말인가? 이번 코로나 백신은 불과 1년도 안되는 초 단기간에 개발에 성공을 거둔 것이다. 할렐루야!! 남가주 최대 코로나 테스트 장소로 사용되던 LA다저스 구장이 이젠 매머드 급 백신 접종장소로 변하게 된다는 뉴스가 나왔다. 눈물나게 고마운 일 아닌가?
우리 딸은 이미 지난 주간에 백신을 맞았다. 아내는 이번 주 접종이 예정되어 있다. 모두 헬스케어서비스 분야 종사자라고 우선권이 주어졌다. 나는 한참 멀었다. 나이가지고 덤빌 수밖에 없다. 75세 이상 노인들은 당장 맞을 수 있다고 하지만 난 65세 이상 연령범주로 내려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우리 집에선 나만 백신 왕따가 된 셈이다. 그래도 좋다. 65세 이상 오라고 소리 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백신이 우리 곁에 오지 못했다면 2021년 새해는 얼마나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시작이었을까? 그래서 옛 어른들 말이 생각난다. 죽으란 법은 없다.
백신이란 말은 원래 우두법을 발견한 에드워드 제너가 라틴어로 소를 뜻하는 바카(Vacca)란 말로 쓰기 시작해서 ‘세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파스퇴르가 백신(Vaccine)이라 명명하여 지금까지 내려오면서 사용되고 있다.
우리말로는 예방주사란 말이 맞지만 쉽게 백신으로 통용되고 있다. 일본이나 북한에서는 독일어에서 유래한 ‘왁찐’이란 말을 쓰고 있다고 들었다.
현재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것이다. 2가지 제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 집 식구들은 모두 화이자 백신을 맞거나 맞을 예정이다. 임상3상을 끝내고 출시예정인 백신들도 많다. 아스트라제네카를 비롯하여 얀센, 노바백스, 칸시노, 시노팜 등 5종류가 있다. 이런 제품들도 허가 되는대로 판매가 개시될 것이다. 결국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백신 때문에 삼십육계 줄행랑을 칠 코로나의 꼬라지를 생각하면 상상만으로도 통쾌, 상쾌, 만쾌해 진다.
백신은 죽거나 기능이 약해진 병균이다. 또 병균의 일부분으로 만들어진 가짜 병균을 말한다. 가짜 병균은 우리를 위협하지는 못하지만, 우리 몸을 보호하는 면역계는 가짜 병균인 백신을 진짜 병균으로 알고 방어체계를 준비하게 된다. 그래서 나중에 진짜 병균이 엄습해 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지금 우리가 고생하는 코비드19은 인류에게 맛배기로 보여준 가짜 병균이다. 앞으로 이보다 더 고약한 전염병이나 재앙이 닥쳐와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면역이 생겼으니 의연하고 용감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아닌가?
그래서 다 나쁜 것만은 아니다. 백신이 코로나를 몰아내는 그때가 머지않았다. 그리고 그 몹쓸 박테리아로 인한 지난 1년간의 희생과 고난이 우리를 연단시키는 정신적 백신이었다고 생각하면 우리에겐 훨씬 더 강한 내공이 축척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 인생가운데 찾아든 예방주사요, 모더나와 화이자가 내 놓은 백신은 하나님의 사랑의 선물이다. 그 백신이 우리에게 오고 있다.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
조명환 목사(발행인)
ⓒ 크리스천위클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