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신앙 현주소 (3) 사후 세계와 영적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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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05-0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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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퓨리서치센터 2025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 모두 다수가 사후 세계와 영적 존재를 믿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기도와 영적 인식은 연결되지만, 동물·자연·사물 속 영에 대한 믿음은 문화와 개인 경험에 더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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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미국과 한국 중심) 신앙 현주소 시리즈
▲미국과 한국 모두 다수가 사후 세계와 영적 존재를 믿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AI 생성사진)
죽음 너머에 무엇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시대와 문화를 막론하고 인류가 반복해온 근원적인 물음이다. 2025년 퓨리서치센터의 세계조사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모두 여전히 상당수가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미국인의 70%는 ‘죽음 이후에도 삶이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으며, 한국에서도 여전히 42%가 같은 믿음을 공유하고 있었다. 눈에 띄는 차이는 기독교적 종말론보다는 ‘재탄생’에 대한 수용성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불교와 전통 신앙의 영향을 받은 '윤회' 개념이 44%의 응답자에게 수용되었으며, 미국에선 33%가 이를 믿는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미국 내 복음주의자들은 부활이나 천국·지옥 개념에 더 익숙한 반면, 한국에서는 정통 기독교 교리 외에도 다양한 영적 관점이 혼재되어 나타났다. 이는 기독교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방식에서 기인한 문화적 차이라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젊은 세대일수록 이러한 믿음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 모두에서 18~34세 연령층이 50세 이상보다 윤회나 동물 영혼 존재에 대해 더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는 전통 종교 참여율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영성에 대한 탐구는 오히려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른바 ‘영적이되 종교적이지 않은’(spiritual but not religious) 경향이 양국 젊은 층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물질세계 너머에 존재하는 어떤 ‘영적 실재’에 대한 인식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인의 79%는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영적 세계가 있다’고 믿는 반면, 한국에서는 42%만이 이에 동의했다. 이는 한국 사회 전반에서 과학주의적 사고와 세속화가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 ‘자연에는 영이 깃들 수 있다’고 대답한 것은, 단순한 무신론적 접근과는 다른 양상의 영적 민감성을 보여준다.
교육과 기도의 상관성
기도 빈도와 영적 믿음 사이의 관계도 흥미롭다. 미국에서는 하루에 한 번 이상 기도하는 사람들 중 92%가 ‘죽음 이후의 삶’을 믿는다고 답했지만, 기도 빈도가 낮은 그룹에서는 63%로 떨어졌다. 한국에서도 기도의 빈도는 영적 인식과 어느 정도 연관되어 있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하나님’에 대한 신앙은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감소하는 경향이 한국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독교를 포함한 조직 종교에 대한 신뢰는 줄어들고 있지만, 영적 실재에 대한 탐색은 교육 수준이 높은 집단에서도 나타난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학 이상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 사이에서조차 70% 이상이 ‘영적 세계가 존재한다’고 응답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 역시 이 질문에 대한 응답은 교육 수준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세속화 속에서도 신비주의적 요소는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동물과 자연 속의 영
미국에서는 57%가 ‘동물에게도 영혼이 있다’고 믿었으며, 자연물—산, 강, 나무 등—에 대해서는 48%가 ‘영적 에너지’를 인정했다. 한국은 각각 42%와 36%로 나타나 미국보다 낮았지만, 유교적 인간 중심 세계관이 뿌리 깊은 문화권임을 감안할 때 이는 꽤 높은 수치이다. 특히 젊은 세대는 ‘동물도 영혼이 있다’는 주장에 훨씬 개방적이었고, 이는 환경 문제나 생명 존엄성에 대한 관심과도 맞닿아 있었다.
기도를 자주 드리는 사람일수록 하나님을 믿을 확률이 높고, 사후세계를 인정할 가능성도 컸다. 그러나 동물의 영혼이나 사물 속의 영적 존재에 대한 인식은 기도 빈도와 별개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이는 정통 교리보다 개인의 경험과 문화적 정서에 기반한 ‘영성의 실천’에 더 가까운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과 미국의 차이점 중 하나는 ‘사물 속 영적 존재’에 대한 태도다. 한국은 29%, 미국은 25%만이 크리스털이나 보석 등에 영이 깃든다고 믿었다. 이는 동아시아에서 민속 신앙의 일부로 존재했던 주술과도 연결되며, 교회에서는 오히려 이를 ‘우상숭배’로 경계해왔다. 그럼에도 문화적 차원에서 이 주제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젊은 층의 관심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보고서는 하나의 결론을 던진다. 종교와 영성은 결코 동일하지 않지만, 서로를 배제하는 것도 아니다. 특히 미국 복음주의 교회가 보여주는 경건한 삶의 실천과 한국 교회 내에서 발견되는 민속적 영성의 잔재는, 같은 질문에 서로 다른 해석을 더하고 있다.
결국 인간은 하나님을 찾는 존재이며, 눈에 보이지 않는 그분의 나라를 여전히 갈망하는 존재임을, 이 데이터를 통해 우리는 다시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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