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와 종교 (4) 떠나는 딸들, 돌아오는 아들들... Z세대가 교회의 판을 뒤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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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6-02-0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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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수 세기 동안 종교계의 불문율이었던 '여초(女超) 현상'이 Z세대에서 깨지고 있다. 2026년 보고서는 미국 등 서구권에서 젊은 여성은 교회를 떠나고, 젊은 남성은 종교로 회귀하는 '젠더 역전' 현상을 포착했다. 페미니즘과 가부장적 교리에 대한 여성들의 반감, 그리고 '강한 남성성'을 그리워하는 남성들의 심리가 맞물린 결과다. 교회의 미래 지형도를 바꿀 이 거대한 지각변동을 심층 분석한다.
▲ "교회는 더 이상 할머니들만의 공간이 아니다." 힙합 스타일의 옷을 입고 통성 기도에 몰입하는 젊은 남성들이 늘어나는 반면, 동년배 여성들의 자리는 비어가고 있다. (AI사진)
"교회에는 늘 여자가 더 많다." 지난 수백 년간 이 명제는 종교 사회학에서 중력의 법칙처럼 여겨졌다. 할머니들의 기도가 교회를 지탱했고, 어머니들의 헌신이 공동체를 먹여 살렸다. 하지만 2026년 발표된 '젠더와 종교' 보고서는 이 법칙이 가장 젊은 세대, 즉 Z세대에 이르러 산산조각 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가 인용한 최근 데이터(Graham, 2024 등)에 따르면, 미국과 호주 등 일부 서구권 국가에서 젊은 남성의 신앙심이 젊은 여성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딸들은 "교회는 답답하다"며 짐을 싸서 나가는데, 아들들은 "진짜 남자를 찾고 싶다"며 제 발로 교회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2030 세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페미니즘은 교회가 불편하다" vs "교회는 페미니즘이 불편하다"
먼저 여성들이 떠나는 이유다. 보고서는 젊은 여성들의 탈종교화가 '미투(#MeToo)' 운동 이후 가속화됐다고 분석한다. 현대 사회에서 성평등과 자아실현을 교육받고 자란 여성들에게, 여전히 남성 중심적인 리더십과 전통적인 성 역할을 강조하는 교회는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진다.
콕스와 해먼드의 2024년 연구는 "젊은 여성들이 교회를 가부장적이고 여성 혐오적인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에는 종교가 여성에게 위로와 소속감을 주는 안식처였지만, 이제는 자신의 가치관과 충돌하는 투쟁의 장소가 되어버린 셈이다. 결국 이들은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교회 뒷문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마초 예수'를 찾는 남자들
반면, 남성들의 귀환은 더욱 드라마틱하다. 보고서는 이를 '박탈감에 대한 반작용'과 '남성성 회복'이라는 키워드로 읽어낸다.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위축감을 느끼던 젊은 남성들에게, "가정을 이끌고 책임을 지라"고 가르치는 보수적인 종교의 메시지는 오히려 매력적인 대안으로 다가왔다.
일부 교회들은 이 틈새를 정확히 파고들었다. 마크 드리스콜 목사의 사례처럼 "기독교를 다시 남자답게(Making Christianity manly again)" 만들겠다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예수의 이미지를 온화한 양치기보다는 '강인한 전사'로 묘사하며, 남성들에게 영적인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부여했다. 워커와 주프의 연구(2025)는 사회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거나 남성성을 위협받는다고 느끼는 남성일수록 이러한 '기독교 민족주의'나 '강한 종교'에 매료된다고 분석한다.
엇갈린 시선, 벌어지는 젠더 격차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교회 출석률의 변화로 끝나지 않는다. 종교가 젊은 남녀의 정치적, 사회적 양극화를 부추기는 기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에 남은 남성들은 더 보수화되고, 교회를 떠난 여성들은 더 진보화되면서 대화의 접점은 줄어들고 있다.
베커 교수팀은 "근대화가 진행되면 남녀의 종교성이 비슷해질 것이라는 과거의 예측은 빗나갔다"고 진단한다. 대신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과거의 교회가 '신앙심 깊은 아내와 세속적인 남편'의 조합이었다면, 미래의 교회는 '보수적인 독신 남성들만의 요새'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까지 나온다.
지금 2030 세대에게 교회는 두 개의 완전히 다른 세계다. 누군가에게는 숨 막히는 억압의 공간이고, 누군가에게는 잃어버린 자존감을 세워주는 해방구다. 떠나는 딸들을 붙잡고, 돌아오는 아들들을 바르게 인도하는 것. 이것이 2026년 교회가 풀어야 할 가장 난해한 고차방정식이다.
다음 마지막 5부에서는 이러한 갈등을 넘어, 혐오가 아닌 포용으로 나아가기 위해 종교가 던져야 할 질문들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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