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문제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왜 교회에서 '조용한 탈출'을 선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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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6-01-3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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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사회학자이자 목회자인 라이언 버지는 교회를 떠나는 현상을 '조용한 탈출(Quiet Quitting)'로 정의한다. 사람들은 교리와의 거창한 싸움 끝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표류하며 멀어진다. 그는 데이터가 큰 흐름은 보여주지만, 개인이 떠나는 진짜 이유는 '상자 속 연기'처럼 포착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통계와 현장의 괴리, 그리고 그 속에서 찾는 교회의 미래를 조망한다.
사람들은 교회를 떠나는 이유가 거창할 것이라 착각한다. 동성애 문제나 정치적 견해 차이, 혹은 목회자의 스캔들 같은 폭발적인 사건이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대부분은 소리 없이 사라진다. 한 달에 세 번 나오던 발걸음이 두 번으로 줄고, 어느새 분기에 한 번이 되었다가, 결국 영원히 오지 않게 된다. 이것은 단순한 이탈이 아니라 '표류'다.
사회학자이자 목회자인 라이언 버지(Ryan Burge)는 이 현상을 사회적 현상인 '조용한 탈출(Quiet Quitting)'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상자 속에 연기를 가두려 하고 있다(trying to put smoke in a box)"고 외쳤다.
RNS와 일리프 신학교가 공동 제작하는 팟캐스트 '컴플렉시파이드(Complexified)'에 출연한 라이언 버지는 지난 1월 27일, 데이터가 보여주는 종교의 쇠퇴와 그 이면의 해석 불가능한 영역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버지는 1991년 5%에 불과했던 미국의 무종교인(Nones) 비율이 2020년 30%까지 치솟은 뒤 정체기에 접어든 현상을 추적해 온 데이터 전문가다. 동시에 그는 폐쇄가 예정된 교회를 18년간 지킨 '호스피스 목사'였다. 그는 통계라는 차가운 팩트와 목회 현장의 뜨거운 눈물 사이에서 한국 교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통찰을 던졌다.
호스피스 목사가 목격한 '생존 본능'
버지는 2006년, 24세의 나이로 이미 쇠락해가던 주류 교단(Mainline)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었다. 당시 교인들과의 나이 차이는 평균 50세였다. 2017년, 그는 사회학자의 눈으로 교회 재정을 분석했다. 결론은 명확했다. "3년이면 자금이 바닥난다." 수학적으로 이 교회는 2020년에 문을 닫았어야 했다. 그러나 교회는 2024년까지 버텼다.
버지는 이를 조직의 '불가해한 생존 본능'으로 설명했다. "조직은 엑셀 시트의 예측대로 죽지 않는다. 자원이 고갈되면 긁어모으고, 매달리고, 어떻게든 살아남는다." 코로나19 지원금, 떠난 교인들이 남긴 유산, 비용 절감 등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수명을 연장시켰다. 이는 통계가 인간의 의지와 조직의 관성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함을 보여준다.
그는 자신을 '호스피스 목사'라 칭하며, 교회의 물리적 문은 닫았지만, 남은 교인들의 장례를 향후 20년 더 집례해야 하는 영적 의무는 끝나지 않았음을 고백했다.
'새로운 무신론'의 종말과 정치적 림보(Limbo)
데이터는 흐름을 보여주지만, 미래를 예언하지는 않는다. 버지는 리처드 도킨스나 샘 해리스가 주도했던 '새로운 무신론(New Atheism)'의 시대가 끝났다고 진단했다. 무종교인의 급격한 상승세는 멈췄고, 기독교 인구는 60%대 초반에서 횡보하고 있다. 일종의 '대기 상태'다.
이 정체기는 정치권에도 실존적 위기를 가져왔다. 공화당은 고령화되는 베이비부머 세대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고, 민주당은 지난 10년 거대 담론에서 종교적 언어를 배제하는 실수를 범했다. 버지는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기려면 무종교인과 소수 종교인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당 모두 변화한 종교 지형도 안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데이터, 허무 속의 별자리
그렇다면 설명할 수 없는 개인의 '탈출' 과 예측 불가능한 조직의 생존 앞에서 데이터는 무슨 소용인가. 버지는 여기서 성경 속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꺼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보여준 하늘의 별은, 오늘날 우리가 보는 그 별과 같다. 데이터는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확인시켜 주는 '정신적 비계(scaffolding)' 역할을 한다.
버지는 "자신이 왜 교회를 탈출했는지 스스로도 언어화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통계라는 틀에 가두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동시에,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좌표를 확인하는 과정이 주는 위안을 강조했다.
그는 목회자로서 "은혜"를 말하면서도, 개인으로서는 "오늘 하루 내가 충분히 일했는가"를 끊임없이 되물으며 삶의 의미를 찾는다. 팩트와 믿음, 데이터와 영성 사이의 이 긴장이야말로 현대 신앙인이 마주해야 할 진짜 현실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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