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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가 "경제 양극화 심각"… 한국교회, '불신의 시대'에 어떤 이웃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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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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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한국인의 사회적 신뢰도가 3년 새 급격히 추락했다. 특히 지인과 이웃에 대한 신뢰가 각각 19%p, 25%p 하락하며 '관계의 단절'이 가속화되고 있다. 반면 국가 미래상으로는 '경제적 부유함'보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1순위로 꼽는 이변이 일어났다. 각자도생의 시대, 교회가 '사회적 안전 기지'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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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 속의 고립과 불신(AI사진)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은 여전히 강단에서 선포되지만, 교회 문밖의 현실은 싸늘하다. 한국 사회를 지탱하던 '정(情)'과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끈이 끊어지고 있다. 충격적인 것은 낯선 타인이 아닌,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이웃과 지인을 향한 신뢰가 가장 가파르게 무너졌다는 사실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넘버즈 319호: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변화' 보고서는 각자도생으로 내몰린 대한민국 공동체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025년 한국인의 사회적 신뢰도는 37%로, 3년 전 40%에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의심한다

 

데이터가 가리키는 가장 아픈 지점은 '관계의 붕괴'다. 친분 있는 지인에 대한 신뢰도는 76%로 3년 전보다 19%p 하락했고, 이웃에 대한 신뢰도는 44%로 무려 25%p나 곤두박질쳤다. '이웃사촌'이라는 단어는 이제 통계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은 셈이다.

 

흥미로운 역설은 오히려 낯선 존재들에 대한 경계심은 낮아졌다는 점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23%)이나 처음 만난 낯선 사람(16%)에 대한 신뢰도는 3년 전보다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이는 익숙한 주변인에게서 오는 실망과 피로감이 커진 반면, 불특정 타인에게는 오히려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까운 이들이 잠재적 위협이 되고, 고립을 선택하는 것이 더 편한 '심리적 요새화'가 진행 중인 것이다.

 

'돈'보다 '민주주의', 가치관의 지각변동

 

불신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한국인이 바라는 국가의 미래상에는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1996년 조사 이래 처음으로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28%)가 1순위에서 밀려났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정치적으로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32%)였다.

 

이는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사회를 지배해 온 '성장 제일주의' 신화에 균열이 갔음을 의미한다. 12년째 90%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경제적 양극화 인식 , 그리고 최근 겪은 정치적 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라는 집단적 자각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은 이제 물질적 풍요를 넘어 더 나은 가치와 시스템을 갈망하고 있다.

 

갈등의 뇌관, '이념'에서 '지역·젠더'로

 

사회의 갈등 지형도 변하고 있다. 여전히 '진보와 보수'의 이념 갈등(83%)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히지만 , 그 강도는 3년 전보다 다소 완화됐다(-7%p). 대신 그 자리를 치고 들어온 것은 '수도권과 지방'(승폭 12%p) 그리고 '남녀 갈등'(상승폭 11%p)이다.

 

특히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인프라 격차와 자산 가치의 양극화는 지방 소멸 위기감과 맞물려 새로운 사회적 뇌관이 되고 있다. 젠더 갈등 역시 정치적 정쟁화와 온라인상의 혐오 표현 확산으로 인해 서로를 피해자로 인식하며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 2명 중 1명 가까이가 우리 사회 최우선 해결 과제로 '빈부격차'와 '일자리'를 꼽은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교회의 역할: '판단'을 멈추고 '안전 기지'가 되어야

 

이러한 데이터는 한국 교계에 커다란 과제를 던진다. 사회적 신뢰가 바닥을 치고, 개인들이 각자의 성벽 뒤로 숨어버린 이 시대에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보고서는 교회가 '사회적 안전 기지'가 되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현대인들은 타인을 끊임없이 판단하고 정의하려 들지만, 성경 속 예수님은 '누가 내 이웃인가'를 묻는 율법교사에게 '자비를 베푼 자'가 되어주라고 말씀하셨다. 신뢰를 요구하기 전에, 먼저 조건 없이 다가가는 '안전한 이웃'이 되는 것. 그것이 불신의 시대를 파훼할 유일한 복음적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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