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통독이라는 점보제트기에서 내려라" 존 파이퍼의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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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6-01-0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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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존 파이퍼 목사가 '디자이어링 갓'를 통해 성경 읽기가 삶의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을 진단했다. 그는 로마서 12장의 13가지 명령을 15초 만에 훑고 지나가는 '속독'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성령의 개입 없는 독서는 율법주의만 낳는다고 지적했다. 파이퍼는 텍스트를 '점보제트기'처럼 훑지 말고, '오렌지 농장'을 거닐듯 묵상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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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퍼는 성경을 정보 습득이 아닌 영적 변화의 도구로 삼기 위해 '속도 조절'과 '성령의 조명'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AI사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성경을 펼친다. '거룩한 습관'을 지키겠다는 결의는 비장하다. 그러나 지하철에 몸을 싣는 순간, 그 비장함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점심시간이 되면 오전에 읽은 말씀은 기억조차 나지 않고, 짜증과 위선이라는 익숙한 자아가 다시 고개를 든다. 왜 매일의 성경 읽기가 인격의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가?
존 파이퍼 목사는 최근 '디자이어링 갓(Desiring God)'에서 이 고질적인 딜레마를 해부했다. 파이퍼는 2004년 로마서 강해 설교를 인용하며,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텍스트를 소비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오류가 있음을 지적했다.
15초의 함정, 그리고 율법주의
파이퍼는 로마서 12장 9절에서 13절을 예로 들었다. 이 다섯 구절에는 "사랑에는 거짓이 없나니", "악을 미워하라", "소망 중에 즐거워하라" 등 무려 13가지의 명령이 담겨 있다.
"당신은 이 구절들을 읽는 데 15초면 충분할 것이다. 책을 덮고 기도를 마친 뒤 일터로 달려간다. 과연 그 15초가 당신의 삶을 13가지 영역에서 새롭게 했는가? 그럴 리 없다."
파이퍼의 진단은 날카로웠다. 그는 성령의 개입 없는 성경 읽기는 독자를 '거대한 율법주의자'로 만들 뿐이라고 경고했다. "내가 해내겠다"는 도덕적 결단만 남은 독서는 결국 자기 의를 강화하거나, 실패에 따른 좌절감을 줄 뿐이라는 것.
그는 로마서 15장 16절을 근거로, 성경 읽기의 목적은 정보 습득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께 '받으심직한 제물'로 성화되는 것에 있다고 설명했다.
플로리다 상공 3만 피트와 오렌지 농장
그렇다면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파이퍼는 여기서 흥미로운 비유를 던졌다. 그는 '점보제트기'와 '오렌지 농장'의 이미지를 대조시켰다.
성경 통독은 마치 시속 560마일로 플로리다 상공 3만 피트를 비행하는 것과 같다. 창밖으로 끝없이 펼쳐진 오렌지 농장이 보인다. 전체 지형을 파악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그 높이에서는 오렌지의 맛을 느낄 수 없다. 파이퍼는 "비행기에서 내려 농장으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무 앞에 멈춰 서서 오렌지 하나를 따야 한다. 껍질을 까고 그 향을 맡으며 맛을 봐야 한다. '사랑에는 거짓이 없나니'라는 구절 앞에서 멈춰야 한다. 그리고 물어야 한다. '성령이여, 내 안의 위선을 죽여 주십시오. 이 말씀이 내 실제가 되게 하십시오.'"
그는 통독(Fast reading)과 묵상(Slow reading)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숲을 보는 비행과 나무를 만지는 산책이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선을 어디에 둘 것인가
마지막으로 파이퍼가 제시한 해결책은 '시선의 이동'이다. 로마서의 높은 도덕적 요구 앞에 선 인간은 절망할 수밖에 없다. "나는 태생적인 위선자"라는 파이퍼의 고백은 청중의 공감을 샀다.
그는 텍스트를 읽을 때 자기 자신의 결단이 아닌, 예수를 바라보라고 조언했다. 성령은 예수를 영화롭게 하기 위해 오신 분(요한복음 16:14)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 보이겠다'며 스스로를 주목할 때 성령은 멀어진다. 그러나 '예수님, 당신이 내 삶을 통해 드러나기를 원합니다'라고 기도하며 예수를 바라볼 때, 성령은 비로소 능력으로 개입한다."
파이퍼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성경은 읽어 치워야 할 과제가 아니라, 맛보고 누려야 할 양식이라는 것이다. 15초의 속독으로 위안을 삼던 현대인들에게, 그는 잠시 멈춰 서서 오렌지 하나를 집어 들 것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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