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지갑과 닫힌 마음... 갤럽이 포착한 미국의 '우울한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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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12-2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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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국인들의 2025년 연말 표정은 참담하다. 역대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의 여파로 의회 지지율은 17%까지 추락했고, 국민 47%는 경제 상황을 '빈곤(Poor)'하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의회 양당 모두 리더십의 권위를 잃은 지금, 데이터는 미국의 심각한 '신뢰 결핍'을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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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겨울바람보다 더 매서운 경제 한파가 미국을 덮쳤다. (AI사진)
희망을 노래하기엔 받아 든 성적표가 너무 차갑다. 미국인 10명 중 7명 이상이 국가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역대 최장기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직후라 충격은 더 크다. 단순히 정치적 불만족을 넘어, 먹고사는 문제인 '경제'와 사회를 지탱하는 '신뢰'라는 두 개의 기둥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뼈아프다.
갤럽(Gallup)이 셧다운 종료 직후인 지난 12월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러한 미국의 암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24%만이 국정 운영 방향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가장 부정적인 수치다. 바이든 행정부 말기보다는 소폭 높은 수준이라지만, 38%의 만족도를 보였던 지난 5월과 비교하면 민심의 이탈 속도는 가파르다.
텅 빈 지갑, 더 텅 빈 신뢰
분노의 진원지는 경제다. 수치로 나타난 체감 경기는 '경고' 수준을 넘어섰다. 응답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47%가 현재 경제 상황을 '나쁘다(Poor)'고 평가했다. 이는 11월의 40%에서 한 달 만에 7% 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반면 경제가 '훌륭하다'거나 '좋다'고 답한 비율은 고작 21%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미래에 대한 비관이다. 68%의 미국인은 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의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셧다운으로 인한 행정 공백이 실물 경제에 타격을 주면서 대중의 불안심리를 자극한 탓이다. 갤럽의 경제신뢰지수(Economic Confidence Index)는 -33을 기록했다. 10월 대비 10포인트, 6월 대비 19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지갑이 얇아진 국민에게 정치적 구호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리더십의 실종, "찍을 사람이 없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혐오에 가깝다. 의회 전체 지지율은 17%에 머물렀다. 이는 2013년 11월 기록한 역대 최저치(9%)에 근접한 수준이다. 공화당 지지층에서조차 의회 지지율은 37%에 불과했고, 민주당 지지층(6%)과 무당층(12%)의 시선은 싸늘했다.
개별 정당에 대한 평가도 낙제점이다.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지지율은 29%, 민주당 의원들은 24%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내부 결속력의 차이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그나마 69%가 자당 의원들을 지지한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절반도 안 되는 49%만이 자당 의원들에게 지지를 보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에 대한 민주당 내 지지율이 2년 전 76%에서 39%로 반토막 난 현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리더십이 지지층에게조차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트럼프 2기, '강한 리더'와 '정직하지 못한 대통령' 사이
집권 2기를 보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은 36%로 제자리걸음이다. 공화당원의 89%라는 압도적 지지를 업고 있지만, 무당층(25%)과 민주당원(3%)의 반응은 냉담하다. 내각과 사법부 주요 인사 12명 중 과반의 지지를 얻은 인물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나마 제롬 파월 연준 의장(44%)과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41%)만이 40%대를 턱걸이했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갈린다. '강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라는 항목에는 48%가 동의했다. 그러나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항목에는 단 30%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추진력은 인정하지만, 도덕적 신뢰는 보내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다. 이는 트럼프라는 인물이 가진 근원적인 딜레마이자, 현재 미국 사회가 겪고 있는 가치관의 혼란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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