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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의 무게보다 무거운 가장의 짐… 목회자의 2025년은 ‘가족’과 ‘생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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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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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목회자 5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지우고 싶은 기억’을 조사한 결과, ‘나태와 게으름’이 24%로 1위를 차지했으나 전년 대비 6%p 감소했다. 반면 ‘가족을 사랑하지 못한 것(17%)’과 ‘경제적 어려움(14%)’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목회자의 고뇌가 개인의 영적 태도에서 가정과 생존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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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목회자들의 후회 1순위는 여전히 '나태함'이었으나, 전년 대비 가족과 경제 문제에 대한 아쉬움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AI 사진)

 

목회자에게 연말은 이중의 무게로 다가온다. 한 해 사역을 결산해야 하는 영적 중압감과, 한 인간으로서 감내해야 했던 삶의 팍팍함이 교차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강단 위에서는 ‘희망’을 선포하지만, 강단 아래로 내려온 목회자들의 속내는 사뭇 달랐다. 그동안 목회자들을 괴롭혔던 주된 정서가 ‘더 열심히 하지 못했다’는 자책이었다면, 2025년의 끝자락에서 포착된 기류는 ‘가족’과 ‘돈’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아픔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넘버즈)가 지난 12월 8일부터 21일까지 목회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122차 넘버즈 Poll’ 결과는 이러한 변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올 한 해 생활 중 지우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 ‘나태와 게으름’이라는 응답이 24%로 여전히 가장 높았지만, 그 수치는 전년(30%) 대비 눈에 띄게 줄었다. 대신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은 가족을 향한 미안함과 경제적 결핍이었다.

 

‘거룩한 자책’ 줄고 ‘생존의 비명’ 늘다

 

주목해야 할 지점은 수치의 이동 경로다. 부동의 1위였던 ‘나태와 게으름’이 6%p 감소하는 동안, 2위 ‘가족을 더 사랑하지 못한 것’은 14%에서 17%로, 3위 ‘경제적 어려움’은 11%에서 14%로 각각 상승했다. 이는 한국 교계와 이민 교회를 막론하고 목회 환경이 구조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과거 목회자들은 사역의 성과가 부족할 때 그 원인을 자신의 ‘영적 게으름’으로 돌리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올해 데이터는 목회자들이 최선을 다해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경제난과 사역 과부하로 인해 가정과 생계를 돌보지 못했다는 현실적 자괴감에 빠져 있음을 시사한다. 단순히 “기도가 부족했다”고 퉁치기엔, 밥상 물가와 자녀 양육의 현실이 너무도 매섭다.

 

불평과 질병, 그리고 무너진 관계들

 

‘불평 불만’을 지우고 싶다는 응답 역시 작년 6%에서 올해 9%로 증가했다. 이는 경제적, 관계적 상황이 악화되면서 목회자의 내면 심리 방어선이 약해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육체적 질병(8%), 신앙적 슬럼프(8%), 악화된 인간관계(7%) 등도 뒤를 이었다. 기타 응답에서는 ‘교인을 더 사랑하지 못한 것’과 ‘만성적인 피로’가 언급되어, 목회자가 ‘사역자’와 ‘생활인’ 사이에서 겪는 딜레마가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통계는 차갑지만, 그 이면의 현실은 뜨겁고 아프다. 2025년의 목회자들은 자신의 태도를 탓하기보다, 지켜내지 못한 가족의 얼굴과 해결되지 않은 청구서를 보며 괴로워하고 있다. 이제 교계는 목회자에게 무조건적인 헌신과 ‘더 큰 열심’을 요구하기보다, 그들이 가정을 지키고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안전망이 작동하고 있는지 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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