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종교의 바다에서 돌아온 3%, 그들이 다시 십자가를 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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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12-1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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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2025년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29%가 무종교인(Nones)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78%는 "종교 없이도 도덕적일 수 있다"고 답했으며, 신앙을 떠난 주된 이유는 교리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이었다. 반면 무종교 가정에서 자라 종교를 갖게 된 3%의 성인들은 '교리의 진리됨'과 '영적 필요'를 회심의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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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텅 빈 예배당과 거리의 인파, 종교와 멀어진 현대인의 초상 (AI사진)
"신(God)이 없어도 선하게 살 수 있다." 이 문장은 더 이상 무신론자의 도발적인 구호가 아니다. 미국 내 무종교인(Nones) 10명 중 8명이 동의하는, 그들에게는 지극히 상식적인 명제가 되었다. 교회가 독점해 온 '윤리의 원천'이라는 권위가 붕괴된 자리에는 개인의 이성과 양심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현대인에게 종교는 더 이상 도덕적 삶의 필수조건이 아닌 선택적 취향으로 전락했다는 신호다.
퓨리서치센터가 2025년 발표한 '종교적 지형 조사(RLS)'는 이러한 흐름을 수치로 증명한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29%가 자신을 무종교인으로 규정했다. 주목할 점은 이들의 구성이다. 개신교 가정에서 자랐으나 이탈한 비율이 10%, 가톨릭 출신이 7%에 달한다. 태생적 무종교인(9%)보다 기독교 울타리 안에서 자라났으나 스스로 그 울타리를 걷어차고 나간 이들이 더 많다는 사실은 교계에 뼈아픈 현실을 시사한다.
무종교인들이 신앙을 등진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명확하다. 응답자의 78%는 "종교 없이도 도덕적일 수 있다"는 점을, 64%는 "종교적 가르침에 대한 의문"을 꼽았다. 54%는 "영적이기 위해 종교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는 교회가 제공하는 교리와 영성이 현대인의 지적, 영적 갈증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분노가 아닌 망각, "그냥 멀어졌다"
교회를 떠나는 과정은 극적인 드라마보다 조용한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어린 시절 종교가 있었으나 지금은 없는 이들에게 떠난 이유를 묻자, 51%가 "더 이상 교리를 믿지 않게 되어서"라고 답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그다음이다. 44%는 "내 삶에 중요하지 않아서", 42%는 "점차적으로 멀어졌다(Drifted away)"고 설명했다.
특정한 사건이나 상처로 인한 급격한 단절보다는, 삶의 우선순위에서 종교가 서서히 밀려난 결과다. 현대인의 바쁜 일상과 다원화된 가치관 속에서 기독교 신앙은 '믿어야 할 진리'에서 '굳이 필요 없는 옛 관습'으로 희석되었다. 어린 시절의 종교적 경험이 빈약할수록 이탈 속도는 빨랐다. 현재 무종교인인 응답자들은 어린 시절 종교 행사에 참석한 비율(50%)이나 긍정적 경험(23%)이 유종교인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3%의 회귀, 그들이 발견한 '의미'
거대한 이탈의 흐름 속에서도 역류하는 3%의 존재는 흥미롭다. 무종교 가정에서 자랐으나 성인이 되어 종교를 갖게 된 이들이다. 수치는 작지만, 이들이 종교를 선택한 이유는 기독교 변증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들은 "교리의 가르침을 믿게 되어서(61%)", "영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60%)", "삶의 의미를 찾아서(55%)" 종교를 택했다고 답했다. 떠나는 이들이 교리에 의문을 품고 나갈 때, 돌아오는 이들은 바로 그 교리에서 진리를 발견하고 들어왔다. 친교나 문화적 습관이 아닌, 본질적인 진리와 영적 갈급함이 이들을 다시 십자가 앞으로 이끌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데이터는 냉정하다. 교회가 도덕의 유일한 담지자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고, 관성적인 신앙생활은 다음 세대를 붙잡지 못한다. 그러나 3%의 회심자들이 보여주듯, 인간은 여전히 삶의 의미와 영적 진리를 갈구한다. 텅 빈 예배당을 채울 열쇠는 화려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떠나는 이유이자 동시에 돌아오는 이유인 '말씀의 본질'에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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