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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예배당, 강아지가 채웠다... 뉴저지 교계의 '위험한'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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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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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국 성공회 등 진보 교단들이 교인 감소 타개를 위해 반려동물 동반 예배를 도입, 4배 성장을 이뤘다. 앵무새가 찬송하고 개가 설교를 듣는 파격은 고립된 현대인에게 위안을 주지만, 한인 교계를 포함한 복음주의권의 시선은 싸늘하다.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만이 드릴 수 있는 영적 예배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환대와 세속화 사이, 현대 목회의 딜레마를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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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교회 예배당, 교인들이 반려견과 함께 설교를 경청하고 있다. (AI사진)

 

예배 도중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들렸다. 유아실의 아기가 운 것일까, 아니면 성령에 감동한 누군가의 격정적인 기도 소리일까. 소리의 주인공은 뉴저지 럼슨의 한 교회, 신도의 어깨 위에 앉은 앵무새 ‘지니’였다. 찬송가가 울려 퍼지자 새마저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른 것.

 

엄숙해야 할 예배당의 풍경치고는 낯설지만, 이곳 성 조지 성공회 교회(St. George's by the River Episcopal Church)에서는 매주 벌어지는 일상이다. 개, 고양이, 토끼, 심지어 새까지 강단 앞을 지키는 진정한 의미의 ‘만물’ 찬양이다.

 

제프리 로이 신부는 8년 전부터 이 파격적인 ‘반려동물 동반 예배’를 시작했다. 지역 매체 ‘더 버겐 레코드’와 ‘노스저지닷컴’ 보도에 따르면, 그는 예배 시작 15분 만에 통제 불능 상태가 되고 짖는 소리가 난무해도 의연하게 설교를 이어간다.

 

로이 신부는 이를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복음 전도의 기회’라고 정의했다. 결과는 수치로 증명된다. 첫해 15명 남짓이던 출석 교인은 현재 60명을 넘어섰다. 텅 비어가는 미국 교회의 현실 속에서, 네 발 달린 친구들을 환대하는 정책이 사람들의 발길까지 되돌린 셈이다.

 

고독한 현대인, 반려동물에게서 위안을 찾다

 

블룸필드와 글렌 리지에 위치한 그리스도 성공회 교회(Christ Episcopal Church)의 풍경도 다르지 않다. 베티 키시는 7년 전부터 미니 핀셔 세 마리와 함께 예배를 드린다. 집에 홀로 남겨질 반려견 걱정에 교회를 멀리하던 그에게, 다이애나 윌콕스 신부는 "그들도 데려오라"고 제안했다.

 

이제 키시 씨는 파트너 앤 왓슨 씨와 함께 담요를 깐 좌석에 앉아 반려견들과 예배를 드린다. 강아지들은 설교 중에 간식을 먹거나 낮잠을 잔다. 키시 씨는 "동물들도 하느님의 피조물이다. 더 많은 교회가 동물을 받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인의 고립감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 결과,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미국인의 비율은 지난 20년 사이 80%에서 97%로 급증했다. 가족의 해체와 개인주의의 심화 속에서 반려동물은 단순한 애완동물을 넘어 정서적 의지처가 되었다. 교회가 이들을 수용하는 것은 단순한 동물 사랑을 넘어, 교인들의 삶 깊숙한 곳을 어루만지겠다는 목회적 제스처로 해석된다.

 

‘동물 축복식’을 넘어 매주 드리는 예배로

 

기독교 전통에서 10월 프란치스코 성인의 축일에 맞춰 ‘동물 축복식’을 거행하는 것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맨해튼 세인트 존 더 디바인 대성당에서는 매년 낙타와 올빼미까지 등장하는 대규모 축복식이 열린다.

 

그러나 최근의 흐름은 연례 행사를 넘어 ‘매주 드리는 예배’로의 일상화다. 그리스 정교회 미국 대교구 역시 지난 9월 안내견의 동반을 허용하는 정책을 발표하며 이 흐름에 합류했다. 유대교 또한 ‘바 미츠바(성인식)’에 빗대어 개를 위한 ‘바크 미츠바(Bark Mitzvah)’를 여는 등 변화의 물결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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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숙하고 경건한 한인교회 전통 예배 현장(AI사진)

 

"예배는 쇼가 아니다"... 복음주의권의 엄중한 경고

 

그러나 이 '따뜻한 풍경'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이 존재한다. 특히 성경적 보수성을 견지하는 복음주의권과 뉴욕·뉴저지 일대 한인 교회들의 입장은 단호하다. 예배의 본질이 '사람의 위안'으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다.

 

뉴저지의 한 한인 목사는 이러한 현상을 "인본주의적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예배는 창조주 하나님께 영과 진리로 드리는 최상의 경외 표현"이라며, "반려동물이 가족처럼 소중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예배당은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인간이 하나님과 독대하는 거룩한 시공간으로 구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혁주의 신학자들 역시 신학적 우려를 표한다. 동물이 피조물로서 사랑받아야 할 존재임은 분명하지만, 영적 교감의 주체인 예배자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퀸즈의 한 중견 목회자는 "미국 주류 교단이 교인 감소를 막기 위해 문턱을 낮추다 못해 없애버리고 있다"며 "개를 데려와서라도 자리를 채우겠다는 것은 복음의 능력을 상실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한인 교회들은 예배당 내 음료 반입조차 엄격히 제한할 만큼 '경외감'을 중시한다. 이들에게 강아지가 짖고 앵무새가 우는 예배당은 '열린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집중력이 흩트려진 '혼란한 시장터'에 가깝다.

 

환대와 세속화 사이, 교회의 선택은

 

미국 성공회의 파격적인 실험과 한인 교계의 신학적 고수. 두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는 듯하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오늘날 교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한쪽은 동물을 매개로 상처받은 현대인을 교회 안으로 들이는 것이 선교라 말하고, 다른 한쪽은 세속의 유행과 타협하지 않고 거룩성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교회의 능력이라 말한다. 뉴욕의 교회들은 본질적인 딜레마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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