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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끌어안은 교황, 교리 변화 없이 '경청의 유산' 남기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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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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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소수자들에 대한 포용적인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가톨릭 교회 교리는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AI 생성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활절 다음 날인 월요일 새벽에 선종했다. 성소수자 가톨릭 신자들과 신학자들은 그가 남긴 유산을 돌아보며, 특히 2013년 "만일 동성애자인 사람이 하느님을 찾고 선한 의지를 가졌다면, 내가 누구이기에 그를 판단하겠는가?"라고 했던 발언을 중요한 시작점으로 기억했다. 이는 동성애를 '본질적인 도덕적 악'으로 규정했던 이전 교황들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 변화였으며, 그의 재임 기간 내내 이어진 포용적 기조의 바탕이 되었다.

교황은 동성애자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자녀를 비난하지 말라고 촉구했고, 사제들이 동성결합을 축복하는 것을 승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소수자 가톨릭 신자들의 시각에서 그는 완벽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가톨릭 교리상 동성애는 죄라고 언급했으며, 두 차례 이상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사용했고 소위 '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했다. 또한 동성 커플 축복이 전통적인 혼인 서약과 유사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재임이 역사적인 이유는 전임자들과 달리 전 세계 성소수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는 점이다. LGBTQ 가톨릭 단체 대표들은 2023년 10월 시노드 회의 중 교황을 만나 동성애 비범죄화 촉구의 중요성, 교회 내 차별 문제, 트랜스젠더 의료 지원의 필요성 등을 논의했다. 이 만남은 교황이 직접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에이즈 환자들을 돌본 가톨릭 사제와 수도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의 저자 마이클 오로린은 교황에게 편지를 보냈고, 교황은 직접 답장을 보내 그들의 숨겨진 자비와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오로린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소수자들이 교회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준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트랜스젠더 활동가 맥스 쿠즈마 역시 교황을 만났을 때 그의 표정과 손짓에서 수용과 사랑, 지지를 느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포용적인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가톨릭 교회 교리는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 교회 교리서는 여전히 동성애를 '본질적으로 무질서한 것'으로 규정한다. 교황이 동성 커플 축복을 허용한 후 일부 지역 사제들의 반발에 직면했으며, 급진적인 교리 변경이 교회 분열을 초래할 것을 우려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의 성소수자 관련 발언 역시 완전히 긍정적이지만은 않았고 종종 모순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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