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진정한 애국자는 총을 들 수도 있다"... 미국 교회, 위험한 선을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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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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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PRRI 보고서의 가장 어두운 대목은 '폭력의 정당화'다. 기독교 민족주의 지지자의 30%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들은 이민자가 문화를 대체한다는 음모론에 67%가 동의하며, 시민권 박탈과 추방을 지지한다. 심지어 백신 의무화를 반대하는 등 공공의 안전보다 자신의 신념을 절대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사랑과 환대의 복음이 혐오와 배제의 도구로 변질된 현실을 살펴본다.
"원수를 사랑하라." 기독교의 황금률인 이 명제가 2025년 미국 기독교 민족주의 진영에서는 "조국을 위해 원수를 제거하라"는 섬뜩한 구호로 바뀌고 있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적 이상이 '하나님의 뜻'과 동일시될 때, 반대편에 선 이웃은 '사탄의 세력'이 되고, 그들을 향한 폭력은 '거룩한 전쟁'으로 포장된다.
공공종교연구소(PRRI)의 '2025 아메리칸 밸류 아틀라스'가 드러낸 가장 충격적인 데이터는 바로 이 '신성한 폭력'에 대한 옹호다. 단순히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갖는 것을 넘어,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물리적 힘을 행사해서라도 세상을 뒤집어야 한다는 위험한 신념이 교회 깊숙이 침투했다.
30%가 동의한 '애국적 폭력'
보고서는 묻는다. "나라가 궤도를 너무 벗어났기 때문에, 진정한 애국자들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폭력을 써야 할 수도 있다(True American patriots may have to resort to violence)."
상식적인 시민이라면 고개를 저을 이 질문에, 기독교 민족주의 핵심 지지자(Adherents)의 30%가 "그렇다"고 답했다. 동조자(Sympathizers) 그룹에서도 23%가 동의했다. 반면, 기독교 민족주의를 거부하는 그룹(Rejecters)에서는 단 11%만이 이에 동의했다.
주목할 점은 정권에 따른 태도 변화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40%에 육박했던 폭력 지지율은 트럼프 재선 이후 30%대로 다소 하락했다. 이는 그들의 폭력성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권력을 잡았으니 지금은 폭력을 쓸 필요가 없다"는 잠정적 휴전 상태임을 시사한다. 권력이 다시 넘어간다면, 이 '거룩한 분노'는 언제든 뇌관이 되어 터질 수 있다.
'대체 이론'이라는 이름의 공포 마케팅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이 두려워 폭력까지 불사하려는 것일까. 데이터는 그 기저에 '인종적 두려움'이 깔려 있음을 보여준다. 일명 '위대한 대체 이론(Great Replacement Theory)'이다.
"이민자들이 침략하여 우리의 문화와 혈통을 대체하고 있다"는 이 백인 우월주의적 음모론에 기독교 민족주의 지지자의 무려 67%가 동의했다. 과반수(53%)의 동조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반면 거부자 그룹의 동의율은 8%에 불과했다.
강단에서는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설교하지만, 실제 삶에서는 "땅끝에서 온 사람들"을 잠재적 침략자로 간주하는 이중성이다. 이 두려움은 구체적인 정책 지지로 이어진다. 지지자의 61%는 적법 절차 없는 불법 이민자 추방을 찬성했고, 심지어 66%는 "미국 시민권자라도 국가에 위협이 된다면 시민권을 박탈하고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법이 보장한 시민의 권리조차 '그들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박탈할 수 있다는 전체주의적 사고라고 반대측에서는 주장한다.
과학도, 공공의 안녕도 부정하다
이들의 배타성은 이민자를 넘어 공공의 안전 영역까지 확장된다. 어린이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해 기독교 민족주의 지지자의 44%가 "불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반적인 의학 상식이나 공중 보건의 이익보다, 개인의 자유와 종교적 신념(혹은 정치적 불신)을 절대적인 가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는 기독교 민족주의가 단순한 애국심이 아니라, 세상의 권위 - 정부, 과학, 언론, 사법 시스템를 불신하고 오직 '우리 편'의 메시지만을 진리로 받아들이는 폐쇄적인 부족주의(Tribalism)로 변질되었음을 보여준다는 것.
십자가가 흉기가 되지 않으려면
예수는 로마의 압제 속에서도 폭력 혁명을 거부하고 십자가를 졌다. 그러나 오늘의 기독교 민족주의는 로마(미국)를 차지하기 위해 십자가를 휘두르려 한다고 반대파들은 기독교 민족주의를 비판한다.
PRRI의 이번 통계는 경고한다. 신앙이 두려움과 결합하면 혐오를 낳고, 그 혐오가 정치 권력과 결합하면 폭력을 낳는다는 것.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은 "우리와 같은 이웃만 사랑하라"는 조건부 조항으로 오염되었다고 분석한다.
지금 미국 교회에 필요한 것은 세상을 정복할 힘이 아니라, 다름을 품을 수 있는 용기다. 그 용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십자가는 세상을 구원하는 도구가 아니라 세상을 찌르는 흉기로 남을지도 모른다고 기독교 민족주의 반대파들은 경고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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