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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와 종교 (5) 히잡 쓴 여성은 왜 면접에서 떨어질까... 편견을 넘는 '새로운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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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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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종교적 상징은 때로 여성에게 가혹한 낙인이 된다. 독일과 미국의 실험 결과, 히잡을 쓴 여성은 동일한 스펙을 가지고도 면접 기회를 박탈당했다. 하지만 2026년 보고서는 종교가 혐오의 도구가 아니라 변화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경전을 통해 성평등을 설득했을 때 남성들의 태도가 획기적으로 변했다는 연구 결과는, 젠더 갈등 시대에 교회가 나아가야 할 '포용의 길'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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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름이 차별의 이유가 될 것인가, 아니면 더 풍성한 연합의 재료가 될 것인가. 갈림길에 선 현대 종교가 던져야 할 질문이다. (AI사진)

똑같은 이력서, 똑같은 이름, 똑같은 사진. 단 하나, 지원자 사진 속 여성이 머리에 히잡을 썼느냐 안 썼느냐만 달랐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독일에서 진행된 이 실험(Weichselbaumer, 2020)에서 히잡을 쓴 여성은 면접 연락을 받을 확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미국 쇼핑몰 채용 실험(Ghumman & Ryan, 2013)에서도 히잡을 쓴 지원자는 면접 기회조차 얻기 힘들었다.

2026년 발표된 '젠더와 종교' 보고서는 종교가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이 단순히 가정 내에 머물지 않음을 보여준다. 사회로 나온 종교적 여성들은 '이중고'를 겪는다. 세속 사회에서는 "종교에 얽매인 수동적인 여성"이라는 편견과 싸워야 하고, 종교 내부에서는 남성 중심적인 질서와 싸워야 한다. 보고서는 이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며 질문을 던진다. 종교는 여성의 발목을 잡는 족쇄일 뿐인가?

"팔은 안으로 굽는다"... 종교가 만든 유리천장

보고서가 인용한 이스라엘의 고등학교 시험 채점 연구(Lavy et al., 2022)는 종교 내부의 '구조적 편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채점자가 학생의 종교 성향을 알 수 있는 상황에서, 종교적인 남성 채점자는 자신과 같은 성향의 남학생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줬다. 반면 여학생이나 세속적인 학생은 불이익을 당했다.

이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종교 공동체 내부의 결속력이 강할수록, 그 '이너서클(Inner Circle)'에 들어가지 못한 여성이나 소수자는 배제되기 쉽다는 뜻이다. 교회가 강조하는 '형제애'가 때로는 여성들에게 견고한 유리천장이 되어왔음을 부인할 수 없는 증거다.

경전이 말하게 하라: 반전의 열쇠

하지만 보고서의 후반부는 놀라운 반전을 제시한다. 종교가 차별의 근거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가장 강력한 설득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집트에서 진행된 실험(Masoud et al., 2016)이 그 예다. 연구진은 남성들에게 "여성도 정치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설득했다. 한 그룹에는 세속적인 논리로, 다른 그룹에는 쿠란의 구절을 인용하며 종교적 논리로 접근했다.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종교적 권위를 빌려 성평등을 이야기했을 때, 보수적인 남성들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한 것이다.

이는 한국 교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상이 변했으니 여성에게 자리를 내어달라"는 말보다, "여성에게 리더십을 맡기는 것이 성경적이다"라는 메시지가 훨씬 더 강력한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혐오를 정당화하는 데 쓰였던 경전이, 해석의 틀을 바꾸자 포용의 무기가 된 셈이다.

배제할 것인가, 포용할 것인가

5부에 걸쳐 살펴본 2026년 '젠더와 종교' 보고서는 우리에게 명확한 현실을 보여주었다. 여성들은 더 이상 무조건적인 순종을 미덕으로 여기지 않으며, 불합리한 차별을 참지 않고 교회를 떠나고 있다. 반면 남성들은 잃어버린 권위를 찾아 교회로 회귀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교회는 극심한 '젠더 게토'가 될지도 모른다.

이제 공은 종교계로 넘어왔다. 독일 기차역 실험(Choi et al., 2023)에서 히잡 쓴 여성이 "나는 성평등을 지지한다"고 밝혔을 때, 싸늘했던 독일 원주민들의 태도가 호의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은 희망적이다. 종교적 외형보다 공유하는 가치가 더 중요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딸들을 떠나보낸 텅 빈 요람 앞에서, 그리고 분노한 아들들의 외침 속에서 교회가 선택해야 할 길은 자명하다. '그들만의 리그'를 고수하며 문을 걸어 잠글 것인가, 아니면 성별과 세대를 넘어선 새로운 '마을'을 재건할 것인가. 2천 년 전, 가장 낮은 자와 여성들을 친구로 삼았던 예수의 식탁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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