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고 싶다" 40%에서 24%로 뚝... 목회 이탈 위기 정말 끝났나
페이지 정보
2026-01-28관련링크
본문
[기사요약] 미국 개신교 목회자의 사임 고려 비율이 2022년 42% 정점을 찍은 후 최근 24%로 감소했다. 바나그룹의 최신 데이터는 팬데믹 당시의 급박한 위기는 넘겼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완전한 회복이 아닌 '안정화' 단계로 분석하며, 여전히 내재된 피로감과 관계적 지원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
▲미국 개신교 목회자의 사임 고려 비율이 2022년 42% 정점을 찍은 후 최근 24%로 감소했다(바나그룹)
지난 몇 년간 미국 교계는 '사직'의 공포에 떨었다. 강단은 지켰지만 마음은 이미 교회를 떠난 목회자가 부지기수였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목회자 이탈 행렬에 제동이 걸렸다. 바나그룹이 내놓은 최신 데이터는 벼랑 끝에 몰렸던 목회 현장에 미묘하지만 분명한 기류 변화가 감지됨을 보여준다.
바나그룹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내에 전임 사역을 그만두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했다고 응답한 미국 개신교 담임 목회자는 24%로 집계됐다. 이는 팬데믹의 여파가 최고조에 달했던 2022년, 목회자 10명 중 4명(약 40%)이 사임을 고민했던 수치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감소세다. 수년간 이어진 직업적 압박과 혼란 속에서 의미 있는 반전이 일어난 셈이다.
안정이 곧 '회복'은 아니다
팬데믹 초기 5년은 목회자들에게 가혹했다. 교회 폐쇄, 목회 모델의 강제적 전환, 건강에 대한 우려, 그리고 정치적 분열이라는 파도가 동시다발적으로 덮쳤다. 제한된 지원 속에 리더십은 고립됐고, 감정적 탈진은 2022년에 정점을 찍었다. 당시 데이터는 중첩된 압박이 목회자들을 어떻게 한계 상황으로 몰아넣었는지 증명한다.
2024년 현재 수치는 긍정적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바나그룹 연구진은 이 데이터가 목회자들이 갑자기 활력을 되찾았다거나 목회의 난제가 사라졌음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급한 위기가 지나갔을 뿐이다. 지금의 24%는 목회자들이 '즉각적인 직업적 위기'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피로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음을 시사한다. 완전한 회복이라기보다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타당하다.
무엇이 그들을 멈추게 했나
수치 변화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교회 운영이 정상화되면서 목회자들은 사역의 기대치를 재조정했다. 무엇이 지속 가능한지, 어디에 경계선을 그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성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회중 역시 예배와 공동체의 리듬을 회복하며 리더에게 쏠렸던 '응급 상황의 압박'을 덜어냈다.
주목할 점은 '관계'의 힘이다. 바나그룹의 '오늘날 목회자의 관계(The Relationships of Today’s Pastors)' 연구는 강력한 관계적 지원을 받는 목회자일수록 사임을 고려할 확률이 현저히 낮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목회 지속성은 개인의 회복탄력성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교회 문화, 시스템, 그리고 짐을 나눠 지는 동료 그룹의 존재가 결정적 변수다.
![]()
▲ 강단 아래 홀로 앉아 고민에 잠긴 목회자의 뒷모습. 사임 위기는 줄었지만 내적 고갈은 여전하다. (AI사진)
젊은 목회자, 여전히 위험군
위기는 진정되었으나 불씨는 남았다. 전체적인 수치는 감소했지만, 젊은 목회자들은 여전히 번아웃에 취약하다. 의미 있는 소수의 리더들은 지금도 벼랑 끝에 서 있다. 목회적 안정성은 개별 교회의 건강과 직결된다. 리더가 사역의 미래를 꿈꿀 때 교회는 연속성과 신뢰를 얻지만, 리더가 탈진으로 이탈하면 그 비용은 고스란히 성도들의 몫이 된다.
데이터는 승리가 아닌 기회를 말한다. 급박한 불은 꺼졌다. 이제 교회가 답할 차례다. 과거 많은 리더를 벼랑으로 내몰았던 압박이 조용히 다시 쌓이도록 방관할 것인가, 아니면 목회자를 지탱하는 관계와 지원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강화할 것인가. 한국 교회 역시 이 질문 앞에서 예외일 수 없다.
한인교회 모습이 보이는 한국교회의 현실
미국 교회가 '사임의 고비'를 넘기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면, 미주 한인교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한국 교회는 보다 구조적이고 생존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 목회자의 절반 이상이 사역에 대한 만족도 저하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이 팬데믹과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정서적 탈진'이 주된 원인이라면, 한국은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사례비와 고강도 사역 구조라는 '현실적 벽'이 목회자들을 밖으로 내몰고 있다. 이미 주요 교단 신학대학원(M.Div)의 지원율 미달 사태는 '소명의 위기'가 수치로 증명된 지 오래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강요된 이중직'의 보편화다. 과거에는 목회직을 내려놓는 것이 '중단'을 의미했지만, 현재 한국의 부목사와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에게는 생계를 위한 'N잡'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는 목회에 전념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고, 결과적으로 사역의 질적 저하와 영적 고갈이라는 악순환을 낳는다.
따라서 한국 교회에 필요한 처방은 미국의 '관계적 지원'을 넘어선 '구조적 개혁'이다. 목회자의 희생과 '헝그리 정신'에 의존하던 낡은 성장 모델은 수명을 다했다. 교단 차원에서 이중직을 양성화하여 제도적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개별 교회는 담임 목사 1인에게 집중된 과도한 사역 하중을 평신도 리더십과 분담하는 수평적 생태계로 전환해야 한다.
미국 교회가 보여준 '멈춤'의 신호가 한국 교회에는 '생존을 위한 골든타임'을 알리는 경고음임을 직시해야 할 때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