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휩쓰는 '가나안' 현상... 하나님은 믿지만 교회는 안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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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1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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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요약] 한때 '가톨릭의 대륙'으로 불리던 중남미의 종교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남미 주요 6개국에서 가톨릭 인구는 급감한 반면, 무종교인(Nones)의 비율은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흥미로운 점은 제도권 종교를 떠난 이들의 90% 이상이 여전히 '신'을 믿고 있다는 사실이다. 개신교는 견고한 신앙 실천율을 보이고 있으나, 가톨릭 이탈층을 모두 흡수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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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리서치센터가 202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남미 주요 6개국에서 가톨릭 인구가 급감하고 그 자리를 무종교인이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사진)
"신은 여전히 그곳에 계신다. 다만 사람들이 교회를 떠났을 뿐이다."
가톨릭의 심장부라 불리던 라틴 아메리카가 전례 없는 영적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수 세기 동안 대륙의 정체성을 규정하던 가톨릭 신앙이 1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급격히 무너져 내린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곧 세속화나 무신론의 승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제도권 종교의 붕괴 속에서도 신에 대한 믿음은 기이할 정도로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026년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남미 주요 6개국에서 지난 10년 사이 가톨릭 인구 비중이 9%포인트에서 최대 19%포인트까지 급락했다. 특히 콜롬비아의 경우 2014년 79%였던 가톨릭 인구가 2024년 60%로 주저앉았으며 , 칠레는 64%에서 46%로 떨어지며 과반이 붕괴됐다.
'무종교'의 폭발적 성장, 개신교는 '보합세'
가톨릭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를 채운 것은 예상외로 개신교가 아닌 '무종교인(Religious Nones)'들이었다. 아르헨티나, 칠레, 멕시코 등에서는 이미 무종교인이 개신교인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2의 종교 집단'으로 부상했다. 멕시코의 경우 무종교인 비율이 2013년 7%에서 2024년 20%로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개신교의 성장은 국가별로 편차를 보였다. 브라질은 성인 인구의 29%가 개신교인으로 식별되며 여전히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 멕시코(9%)와 칠레(19%) 등에서는 지난 10년간 큰 변화 없이 정체되거나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가톨릭을 떠난 이들이 곧바로 개신교로 유입되기보다, 아예 제도권 종교 밖으로 이탈하는 경향이 짙어졌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칠레에서는 가톨릭을 떠난 사람 중 19%가 무종교인이 된 반면, 개신교인이 된 비율은 6%에 불과했다.
신앙은 있지만 소속은 거부한다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지점은 '소속 없는 신앙(Believing without Belonging)' 현상의 보편화다. 라틴 아메리카 성인 10명 중 9명은 여전히 신의 존재를 믿는다. 심지어 스스로를 무종교인이라 칭하는 이들 중에서도 과반수가 신을 믿는다고 답했다. 멕시코의 무종교인 중 76%가 신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수치는 이 지역의 탈종교화가 서구 유럽의 무신론적 세속화와는 결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신교 내부의 질적 변화도 감지된다. 오순절 교단은 여전히 남미 개신교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지만, 그 비중은 10년 전보다 다소 줄었다. 브라질의 경우 개신교인 중 오순절 교인의 비율이 2014년 80%에서 2024년 65%로 감소했다. 이는 특정 교단에 얽매이지 않고 단순히 '기독교인'으로 정체화하는 성도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영적 전투'의 최전선에 선 개신교
수치상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신앙의 '밀도' 면에서는 개신교가 가톨릭을 압도했다.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 등지에서 개신교인들은 가톨릭 신자보다 매일 기도하고(Daily Prayer) 매주 예배에 참석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브라질의 경우 개신교인의 69%가 매주 예배에 참석하는 반면, 가톨릭 신자는 36%에 그쳤다.
동시에 토속 신앙과의 혼합주의는 여전히 경계해야 할 과제로 나타났다. '주술이나 저주가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 비율이 남미 전역에서 50%를 상회했으며, 일부 국가의 개신교인들조차 이러한 믿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콜롬비아에서는 개신교인의 83%가 주술의 힘을 믿는다고 답해 가톨릭(71%)보다 오히려 더 높은 비율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2026년의 라틴 아메리카는 '가톨릭의 붕괴'와 '영적 갈급함'이 공존하는 복잡한 선교지다. 사람들은 교회를 떠나고 있지만, 신을 떠나지는 않았다. 이 거대한 '가나안(안 나가)' 성도들의 물결 앞에서, 개신교회가 단순히 가톨릭의 대안을 넘어 진정한 영적 피난처가 될 수 있을지, 남미 교회는 지금 중요한 시험대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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