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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癌)과의 동행 10% 시대, 교회는 ‘치유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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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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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국 성인 암 유병률이 9.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갤럽은 이를 암 발병 증가가 아닌, 의학 발달로 인한 생존율 향상과 인구 고령화의 결과로 분석했다. 암이 ‘죽는 병’에서 ‘관리하는 병’으로 전환됨에 따라, 생존자들의 지속적인 불안과 의료 비용을 감당할 사회적·목회적 돌봄 시스템의 변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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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성인 10명 중 1명이 암 경험자, 생존율 증가의 명과 암(AI사진)

 

주일 예배당 좌석을 찬찬히 둘러보라. 통계적으로 성인 성도 10명 중 1명은 암(Cancer)이라는 거대한 ‘가시’를 몸에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이제 암은 죽음을 선고하는 사형 판결문이 아니라, 평생을 안고 가야 할 만성적인 삶의 조건이 되었다. 의학의 승리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던진, 묵직하고도 새로운 현실이다.

 

여론조사기관 갤럽(Gallup)이 최근 발표한 ‘전국 건강 및 웰빙 지수’에 따르면, 2024-2025년 미국 성인의 암 유병률은 9.7%를 기록했다. 이는 2008-2009년 조사 당시 7.0%였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갤럽은 2024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 미국 성인 4만 91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의사나 간호사로부터 암 진단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단순한 질문에 대한 응답은, 미국 사회가 직면한 의료적 성취와 그 이면의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준다.

 

생존율의 역설, 아프지만 죽지 않는 시대

 

흥미로운 점은 암 유병률 증가가 신규 환자의 급증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보면, 인구 10만 명당 신규 암 발생 건수는 2013년 460.5건에서 2022년 442.3건으로 오히려 4% 감소했다. 50세 미만 여성의 유방암 등 일부 암종에서 발병이 늘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하향 안정세다.

 

그렇다면 왜 ‘암 환자’는 늘어나는가. 답은 ‘생존’에 있다. 미국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는 암 사망률이 지난 10년간 매년 1.7%씩 꾸준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1990년대 중반 63%였던 5년 상대 생존율은 최근 69%까지 치솟았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과거라면 사망했을 환자들이 이제는 생존하여 일상을 영위한다. 즉, 암 경험자의 증가는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죽음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증거다.

 

고령화와 남성 암 경험자의 증가

 

이러한 추세는 고령층에서 두드러진다. 65세 이상 노년층의 암 유병률은 2008년 대비 3.4%포인트 상승한 21.5%에 달했다. 인구 고령화는 암 경험자 증가의 가장 큰 변수다. 미국 인구조사국은 2034년이 되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18세 미만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이가 들수록 암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제는 고령의 암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통해 ‘오래 사는 암 환자’가 되고 있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성별 통계에서도 감지된다. 남성의 암 유병률(9.8%)이 여성(9.6%)을 소폭 앞질렀다. 이는 남성의 흡연율 감소로 인한 폐암 사망률 저하와 전립선암 조기 진단 기술의 발달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과거 유방암 생존자의 누적 효과로 여성 유병률이 높았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남성들이 의학 발전의 수혜를 더 크게 입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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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성인 10명 중 1명이 암 경험자, 생존율 증가의 명과 암(AI사진)

 

‘완치’가 아닌 ‘관리’, 목회적 돌봄의 전환 필요

 

수치 너머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통계는 ‘생존’을 말하지만, 당사자에게는 ‘투쟁의 연장’이다. 갤럽 보고서는 암 경험자들이 완치 판정 후에도 수년, 혹은 평생에 걸쳐 의료적 감시(Surveillance) 아래 놓인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발에 대한 공포, 정기적인 검진, 그리고 이에 따른 막대한 의료비 지출은 생존자가 짊어져야 할 또 다른 짐이다.

 

이는 교회의 목회적 돌봄이 질적으로 변화해야 함을 시사한다. 과거의 기도가 ‘기적적인 치유’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치유 이후의 동행’이 절실하다. 암 경험자들은 더 이상 급성기 환자가 아닐지라도, 여전히 병원 문턱을 닳도록 드나들며 건강 염려증과 싸우는 ‘의료적 관리 대상’이다.

 

의학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켰지만, 그 연장된 시간을 어떤 질(Quality)의 삶으로 채울 것인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10명 중 1명이 암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 우리는 이 수치를 단순한 통계가 아닌, 우리 곁의 이웃이 겪고 있는 소리 없는 전쟁으로 읽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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