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0만 라티노 커뮤니티, 신앙 지형이 흔들린다

'탈(脫)가톨릭' 가속화... 미국 라티노, 교회의 과제는?

[기사요약] 퓨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6,8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라티노의 종교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2010년 67%였던 가톨릭 신자는 2024년 42%로 급감한 반면, 무종교인은 10%에서 27%로 급증했다. 복음주의 개신교는 17%로 안정세를 유지해, 젊고 역동적인 이들 세대를 향한 교회의 새로운 접근이 요구된다.

▲ 급변하는 미국 라티노의 종교 지형 (AI사진)

미국 라티노 사회의 영적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67%에 달했던 라티노 가톨릭 신자 비율이 2024년 42%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구 집단의 신앙적 정체성이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톨릭 신자의 감소와 동시에, 특별한 종교가 없다고 밝힌 이들(unaffiliated)은 2010년 10%에서 2024년 27%로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복음주의 개신교인이라고 밝힌 라티노는 17%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2000년 3천 5백만 명에서 2024년 6천 8백만 명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라티노 커뮤니티 내부의 역동성을 반영한다.

급격히 성장하는 라티노, 출생과 이민이 성장 견인

라티노 인구는 지난 24년간 미국 전체 인구 증가분 5천 870만 명 중 56%를 차지하며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되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중남미로부터의 대규모 이민 유입으로 연간 거의 2백만 명씩 증가하는 기록적인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보고서는 2000년대 초반까지 이민이 성장을 주도했다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에는 미국 내 출생이 주된 요인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최근 이민이 다시 급증했으나, 2025년에는 정책 변화로 이민자 유입이 줄고 다시 출생이 인구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 기준, 미국 신생아의 32%가 라티노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미국 태생·영어 사용 증가... 세대 변화 뚜렷

이들의 인구학적 특성은 종교적 변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다. 2024년 기준 라티노의 중위 연령은 31.2세로, 백인(43.2세)이나 아시안(39.0세)보다 현저히 젊다. 특히 미국에서 태어난 라티노의 중위 연령은 21.4세에 불과해, 이민 1세대(43.6세)와 뚜렷한 세대 차이를 보인다.

이민자의 비중이 2000년 40%에서 2024년 33%로 감소하고 미국 태생 비율(67%)이 높아지면서, 영어 사용 능력도 크게 향상되었다. 5세 이상 라티노 중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비율은 2000년 59%에서 2024년 71%로 증가했다. 이러한 언어적 동화와 함께 대학 진학률(2010년 36% -> 2024년 46%)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멕시코계(57%)가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지만,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 출신 국가가 다변화되고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외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미국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고 역동적인 라티노 세대가 전통 신앙을 떠나 무종교로 향하는 현상은, 이들을 향한 미국 교회의 새로운 복음 전도 전략과 접근이 시급함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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