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보여주지 않는 믿음’, 자녀는 떠나고 있다

말뿐인 신앙 교육, 다음 세대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

[기사요약] 신앙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핵심 원인은 부모 세대의 ‘말과 행동의 불일치’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네이처지에 발표된 연구는 부모가 신앙을 가르치면서도 예배 참석 등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을 때, 자녀들은 신앙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결국 교회를 떠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근대화가 신앙의 사회적 역할을 대체한 것이 이 현상을 가속화했다.

▲ ‘보여주지 않는 믿음’이 원인이었다(AI사진)

전 세계적인 종교 쇠퇴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수많은 사회적, 문화적 요인이 거론되지만,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된 연구는 그 책임을 한 곳으로 모은다. 바로 ‘세대 간 신앙 전수의 붕괴’, 특히 부모 세대의 ‘보여주지 않는 믿음’이 그 핵심이라는 것이다.

말과 행동의 불일치, ‘신뢰도’를 무너뜨리다

연구팀은 진화 인류학의 ‘신뢰도를 높이는 행동(Credibility Enhancing Displays, CREDs)’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 현상을 설명했다. CREDs의 핵심은, 사람들은 말과 함께 대가가 따르는 ‘진정성 있는 행동’이 뒷받침될 때 그 메시지를 더 쉽게 믿고 따른다는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에 대한 믿음은 그것을 증명하는 삶의 모습이 동반될 때 비로소 설득력을 얻는다. 신앙 전수의 맥락에서 이는 부모가 자녀에게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을 넘어, 직접 매주 예배에 참석하고, 기도하며, 삶에서 신앙적 가치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근대화, 신앙의 자리를 대체하다

그러나 근대화는 이러한 신앙 전수 과정을 구조적으로 약화시켰다. 과거 종교가 담당했던 치유, 위로, 사회적 안정 등의 기능을 이제는 의학, 국가 복지, 과학 기술이 더 ‘효율적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연구가 지적하듯, 아플 때 기도보다 생의학을, 불안할 때 영적 위안보다 복지 제도를 더 신뢰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부모 세대는 여전히 자녀에게 신앙의 중요성을 말로는 가르치지만, 정작 삶의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할 때는 종교적 실천에 의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게 됐다. 이러한 말과 행동의 불일치를 목격한 자녀 세대는 신앙을 더 이상 삶의 필수 요소가 아닌, 하나의 ‘선택 사항’으로 여기게 되고 결국 교회를 떠나는 수순을 밟게 된다.

물론 예외도 있다. 연구는 러시아와 같은 동유럽 구 공산권 국가들이 이 모델을 따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공산주의 시절 종교가 인위적으로 억압받다가 1990년대 이후 민족주의와 결합해 부흥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특수한 역사적 상황일 뿐, 전반적인 흐름을 바꾸지는 못한다.

이 분석은 신앙 교육의 책임이 교회 학교나 목회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오히려 가정에서 부모가 삶으로 보여주는 신앙의 모습이야말로 다음 세대의 믿음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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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세계적 종교 쇠퇴 현상

세계적 종교 쇠퇴 현상, 그 원인과 교회의 과제를 묻는다

세계적 종교 쇠퇴 (1) 신앙 쇠퇴의 첫걸음은 ‘예배 불참’이었다

세계적 종교 쇠퇴 (2) 신앙은 왜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못하는가?

세계적 종교 쇠퇴 (3) ‘보여주는 신앙’의 회복, 교회의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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