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2) 왜 2세대는 교회를 떠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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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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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국 가톨릭 2세대의 이탈 원인은 사회 전반의 변화와 깊이 관련된다. 보고서는 신앙을 당연시하던 ‘사회적 합의’의 붕괴, 부모 세대의 ‘확신’ 저하, 그리고 교회의 실천 부족과 스캔들로 인한 ‘신뢰도’ 하락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신앙 전수를 가로막고 있다.
▲ 신앙의 세 기둥 붕괴가 신자 이탈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AI 생성사진)
지난 50년간 미국 가톨릭교회에서 10명 중 9명의 2세대가 사실상 교회를 떠났다는 충격적인 현실(1부)은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노트르담 대학교 저널을 통해 발표된 보고서는 이 문제의 원인을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세 가지 핵심 요소의 붕괴로 설명했다.
첫째, 신앙을 지지하던 ‘사회적 합의’의 붕괴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들은 주변의 증언과 모범을 통해 신앙을 형성하는데, 과거 가톨릭 신앙을 지지해주던 사회적 환경이 급격히 변했다. 이전에는 부모, 친척, 이웃 등 주변 공동체가 종교적으로 동질성을 띠며 신앙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했지만,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이러한 ‘합의’가 깨졌다. 냉전 시대에는 ‘신을 믿는 미국’이라는 정체성이 강했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오히려 종교 과격분자가 사회의 적으로 인식되면서 종교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
1960년대 성 혁명 이후 가톨릭의 전통적 윤리와 사회의 주류 가치관 사이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여기에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젊은 세대는 가족이나 지역 공동체의 문화보다 세속적 가치를 앞세우는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게 되었다.
사회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가 설명했듯, 소셜미디어는 아이들의 시선을 의심스러운 가치를 지닌 인플루언서에게 고정시키며 가족의 문화를 압도하고 있다. 과거에는 사회 문화가 청년들을 자연스럽게 신앙으로 이끌었다면, 지금은 정반대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
둘째, 부모 세대부터 흔들린 ‘신앙의 확신’
신앙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약해지자, 부모 세대의 ‘확신’ 역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보고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과학적 사실을 가르칠 때와 종교를 가르칠 때의 미묘한 언어 차이를 지적했다.
부모는 “바이러스는 질병을 일으킨다”고 단정적으로 말하지만, 신앙에 대해서는 “우리 가족은 이렇게 믿는단다”와 같이 유보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이런 불확실한 태도를 감지하고, 그에 맞춰 자신의 신앙에 대한 확신 수준을 조정하게 된다. 주변에 자신의 신앙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부모는 자녀에게조차 자신의 신념을 강하게 주장하기 어려워졌다.
셋째, 실천과 모범의 부재가 낳은 ‘신뢰의 위기’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신뢰도’의 하락을 지적했다. 부모가 말하는 바를 삶으로 실천할 때 자녀는 그 말을 신뢰하게 된다. 묵주 기도, 성지 순례, 금요 금육과 같은 신심 활동들은 부모의 믿음이 진짜라는 것을 보여주는 ‘신뢰도 강화 행동(CREDs)’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인 신심 실천은 과거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반대로, 성직자 성추문 스캔들은 신뢰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2023년 조사에서 교회를 떠난 가톨릭 신자 중 45%가 성직자 성추문 스캔들을 그 이유 중 하나로 꼽았을 만큼 파급력은 컸다.
이러한 세 가지 요소의 붕괴는 세대를 거치며 악순환을 낳고 있다. 조부모보다 덜 독실한 부모는 자녀에게 더 적은 신앙을 물려주게 되고, 그 자녀는 다음 세대에게 훨씬 더 적은 신앙 유산을 남기게 되는 자기 강화적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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