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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교회에서 저항의 보루로, 미 성공회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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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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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한때 '대통령의 교회'로 불렸던 미국 성공회가 연방 정부의 권위주의에 맞서는 저항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민자 정책 등에 반대하며, 과거의 과오를 성찰하고 정부의 요구보다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진정한 애국이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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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성공회, 권력과의 공생을 넘어 저항의 길로 (AI 생성사진)

 

한때 '건국의 아버지들의 교회'이자 '대통령의 교회'로 불렸던 미국 성공회(The Episcopal Church)가 독립기념일을 맞아 복잡한 심경에 놓였다.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56명 중 34명, 그리고 조지 워싱턴을 포함한 11명의 대통령이 성공회 신자였을 만큼 국가 권력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하지만 오늘날 성공회는 권력층의 교회가 아닌, 워싱턴에서 점증하는 권위주의와 기독교 민족주의의 물결에 저항하는 모습으로 더 알려지고 있다 .

 

최근 몇 달간 성공회는 연방 정부와 여러 지점에서 마찰을 빚었다. 지난 2월에는 초교파 파트너들과 연합하여 연방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예배당을 급습할 수 있다는 위협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5월에는 현 행정부가 백인 아프리카너(Afrikaners)만을 난민으로 재정착시킬 것을 요구하자, 40년간 참여해 온 연방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또한 베네수엘라, 아이티, 쿠바 등 22개국에 흩어져 있는 성공회 신도들의 자유로운 예배와 교류를 막는 여행 금지 조치에 대한 대응책도 고심 중이다. 이러한 도전들은 약 250년간 지속되어 온 교회와 국가의 편안한 공생 관계에 균열을 일으켰다.

 

성공회의 숀 로우 주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솔직히 말해, 우리가 마땅히 치러야 할 값을 치르는 과정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어야 했다"고 RNS를 통해 고백했다. 성공회 기도서에는 독립기념일 기도문에 "이 나라의 건국자들이 자신들과 우리를 위해 자유를 쟁취했다"는 구절이 있지만, 이는 모두를 위한 자유가 아니었음을 인정했다.

 

성공회는 과거 흑인 노예 제도에 대해 도덕적 입장을 취하지 않았으며, 일부 저명한 지도자들은 대서양 노예 무역의 기둥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한 원주민 아이들을 위한 기숙학교를 운영하며 그들의 문화와 인간성을 짓밟았고, 20세기 중반에는 미국의 외교 정책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치 독일 시절 교회의 역사는 위험한 시기에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의 이야기다. 당시 일부 기독교인들은 국가에 대한 충성과 민족주의라는 신학적 전통을 근거로 나치에 협력했다. 반면, '고백교회'라 불리게 된 다른 이들은 정부의 종교 간섭에 저항해야 한다고 결심하고 나치 정권에 맞섰다.

 

하지만 로우 주교는 고백교회의 저항이 나치의 비인간적인 반유대주의에 대한 저항에 우선을 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자치권과 국가의 간섭을 막으려는 데 더 큰 동기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오늘날 교회의 저항이 특정 범주에 갇히지 않고, 우리가 초월하고자 하는 가치를 온전히 담아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로우 주교는 교회가 당파적 관점이 아닌, 자유롭고 공정한 민주주의 안에서 신앙을 온전히 실천하려는 기독교인으로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이 곤경을 자초한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은 가장 취약하고 소외된 이들을 우리 공동의 삶의 중심에 두라고 부르신다"면서, "연방 정부의 요구와 예수의 가르침 사이에서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것이 1785년 창립 이래 교회를 이끌어 온 애국심과는 다른 모습일 수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사랑하는 국가와 섬기는 하나님 모두에게 드릴 수 있는 가장 신실한 섬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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