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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갈등사회 속 한국교회는 어디로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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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25-03-2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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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불공정 맞서 사회 변화 이끌어

"신앙의 본질 지키며 사회적 책임 다해야"

 

한국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갈등 속에 놓여 있다. '초갈등사회'가 된 가운데 한국교회마저 갈피를 잃고 사분오열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교회는 갈등사회 속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GOODTV·데일리굿뉴스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창간한 종합주간지 '위클리굿뉴스' 의 새 출발을 앞두고, 500여 년 전 종교개혁 정신에서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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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갈등이 심화하면서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데일리굿뉴스 

 

16세기 유럽 종교개혁의 '교회개혁'은 앞을 향해 나아가는 동시에 '근원으로(Ad Fontes) 돌아가자'는 신앙운동이었다. 교회의 부패와 불공정에 맞서 개혁을 이끌었고 사회 변화를 주도했다.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성경'은 500여 년 전 마틴루터가 타락한 중세 교권주의에 맞서 주창한 개혁의 원칙들이다. 이 원칙들은 교회의 핵심 가치로 이어져 오고 있다. 

 

당시 종교개혁이 교회개혁을 넘어 사회 변화를 이끌었던 것처럼, 한국교회도 시대적 사명을 감당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종교개혁은 당대 정치 상황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지만, 개혁자들은 세속 정치에 일체 개입하지 않고 신앙과 신학을 성경적으로 정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며 "한국교회 역시 복음 전파와 사랑 실천, 성도 양육에 전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한국교회는 종교개혁의 정신을 잇지 못한 채 쇠락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지적이 나온다. 

 

내외부적으로도 총제적인 위기다. 특히 한국 사회는 물론 한국교회도 탄핵 정국 등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갈등의 심각성은 국민 인식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지난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사회 갈등 정도는 지난해 3.04(4점 만점)로 2018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러 갈등 유형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은 '진보와 보수' 갈등이었다.  

 

사회의 본이 돼야 할 교회마저 한국 사회의 '초갈등' 양상을 따라가는 모양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1월 공개한 '한국사회 갈등 수준과 인식' 조사 결과에 의하면 기독교인 10명 중 6명꼴인 58%가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 이념(정치) 갈등과 연관돼 있다"고 봤다. 연구소는 "절반 이상의 기독교인들이 사회 갈등에 교회가 책임이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사회 갈등 완화에 대한 한국교회의 노력에 대해선 기독교인들은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한국교회가 사회 갈등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응답은 47%로 절반에 못 미쳤다. 이는 '노력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 43%보다 높았지만, '매우 노력함' 비율은 9%에 불과했다. 

 

연구소는 "목회자들이나 성도들도 교회가 정치에 개입하는 것에 절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다"며 "이념적으로 좌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태도로 이념 갈등을 봐야만 종교 본연의 사회통합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갈등이 날로 심화하면서 한국교회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교회가 정치적·이념적 갈등 속에서 한쪽 편을 드는 게 아닌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뢰받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 정화를 이뤄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교계 원로는 "지금 한국교회는 갈림길에 서 있다"며 "사회적 갈등을 외면한다면 교회는 더욱 소외될 것이다.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사회 정의와 화합을 이끄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다할 때, 교회는 사회 속에서 희망의 등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종교개혁이 사회 변혁과도 연결됐듯이 오늘날 교회 역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시대적 위기 속에서 교회는 단순한 신앙공동체를 넘어 사회적 치유자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면서 "신앙이 개인의 삶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실천으로 이어질 때 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한국교회가 민족의 위기 때마다 희망을 전하고 연합과 부흥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켜왔듯이, 이제 연합과 돌봄을 실천하는 교회가 돼야 한다"며 "교회는 신앙의 본질을 지키면서 앞장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상경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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