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중독’, 목회자도 예외 아니다 /‘나도 성중독자 될 수 있다’는 열린 마음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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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06-11-07 00:0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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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정을 꾸리며 정상적인 목회활동을 해 오던 해거드 목사가 ‘동성애 관계를 맺고 성적 행위의 증진을 위해 마약을 복용했다’는 사실은 미국 사회뿐만 아니라 한국 교계에도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에 대한 폐쇄적이고 율법적인 태도를 갖는 목회자들이 오히려 ‘성중독’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는 의견이다. 또한 ‘성중독’은 예방이 중요하지만 일단 중독되면 전문가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한국 목회자의 ‘성중독’, 심각한 수준
동성애 및 마약복용 추문으로 전미복음주의자연합(NAE) 대표직을 사임하고 새생명교회 담임직에서 경질된 해거드 목사가 지난 5일 ‘동성애와 마약복용 추문이 모두 사실’임을 인정했다.
이번 사건 전만해도 그는 교인 1만4천명 규모의 새생명교회 당회장과 미국 인구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3천만명의 회원을 둔 전미복음주의자연합(NAE) 대표로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운동에 앞장서 왔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이율배반적인 일이 가능할 수 있는가’라는 의구심에 이 사건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드러나진 않았지만 이러한 ‘성중독’ 문제는 한국 목회자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맑은샘교회 홍보연 목사(전 기독교여성상담소 국장)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성’에 대한 폐쇄적인 분위기라 목회자의 ‘성중독’에 관한 정확한 통계를 잡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여러 상담사례를 비춰보면 한국 목회자의 ‘성중독’ 문제는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두란노 ‘아버지학교’의 회복사역팀 정희성 팀장도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많은 수의 목회자가 ‘성중독’이거나 ‘성중독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993년도의 한국성폭력상담소 개소 2주년 자료집에 의하면 사례 3,000건 중 목회자에 의한 폭력사례가 20건에 이른다. 이는 교회 내 성폭력이 신고되지 않는 것을 고려할 때 상당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독교여성상담소에는 이로 인해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매년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미뤄 짐작컨대 현재 목회자에 의한 교회 내 성폭력 사례는 상당히 증가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기독교여성상담소 김홍난 부장은 “피해자가 성폭력 상담을 요청해도 해당 목사가 상담소를 찾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사실관계를 부인한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외에도 목회자의 가족들도 큰 고통을 받으며 교회공동체가 깨지기는 일도 발생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이런 일이 생기면 해당 목회자와 사모의 관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피해자도 당시 자신이 거부하지 못했다는 점과 목회자에게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괴로워 한다”며 “이는 결국 교회공동체를 전체를 깨뜨리는 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성적 논의’ 금기시하는 분위기, 일탈적 행동 부추겨
누구나 ‘성적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지만 목회자들의 ‘성’에 대한 폐쇄적이고 율법적인 태도는 오히려 ‘성중독’의 위험성에 자신을 노출시키게 된다는 설명이다.
홍보연 목사는 “목회자들은 일거수일투족이 외부에 노출돼 있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목회자들의 ‘성’에 대한 폐쇄적이고 율법적인 태도는 비정상적으로 성욕을 억제해 나중에 일탈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정희성 팀장도 “현대와 같이 무분별한 성문화 속에선 누구나 성적 유혹에 자유롭지 않음에도 ‘목사’를 떠받드는 교회 분위기는 목사를 더욱 고립시킬 뿐”이라며 “따라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상대가 없는 목사는 항상 ‘성중독’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라온 가정으로부터 상처를 받은 사람이 목회자가 돼서도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음성적으로 ‘성’에 집착할 수 있다고 한다.
정희성 팀장은 “엘리트 계층에서 ‘성중독’ 사례가 많이 발견된다”며 “이는 부모와 같은 권위자가 성장기 아이들이 공부에 몰두하도록 강압적ㆍ율법적으로 양육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목회자들도 마찬가지”라며 “해거드 목사의 사건이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다”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목회자들은 ‘성교육’을 받는 것을 터부시하고 교회 내 ‘성적 논의’를 여전히 금기시 하는 분위기라는 지적이다.
홍보연 목사는 “여전히 교회에서는 ‘성’은 ‘죄’와 연관돼 있고 끊임없이 우리의 죄의식을 자극하는 뜨거운 감자일 뿐”이라며 “성교육은 생식기관이나 생리현상에 대한 교육이 아닌 전인교육이며 인간관계 교육”이라고 밝혔다.
수년 전, 그는 한 교회에 부목사로 사역하는 선배를 통해 ‘성 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개설하자’고 건의했지만 담임 목사로부터 거절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담임 목사가 정작 ‘교회 내 성폭력’에 연류돼 교계신문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을 보며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한다.
홍 목사는 “잘못된 죄의식은 자신을 황폐하게 하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며 “성직자는 성교육에 대한 편협적이고 소극적인 성직자의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오르가즘, 인체의 창조섭리
‘성중독’에 빠지지 않기 위해 ‘목회자 스스로 자신을 진단하고, 부부 간에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누구나 쉽게 중독여부를 알 수 있다’고 밝힌 정희성 팀장은 “목회자 스스로 점검할 때 ‘자신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는가’를 체크해야 한다”며 “습관화된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이 곧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패밀리 송길원 대표는 ‘사모의 심장’이라는 책에서 ‘부부간 협력하고 건강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길이 성적 유혹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특히 송 대표는 “목회자 부부는 △분방하지 말고, △서로에게 성적 욕구를 집중시키고, △부부간 감정적 결함이 없도록 노력하고, △외부 집회로 집을 비우기 전후 반드시 성관계를 갖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목회자간 깊은 교제 속에 자신의 내면의 문제를 털어놓고, 일정한 ‘성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이패밀리 편집실장 최요셉 목사는 “목회자들은 서로 동역하는 파트너십을 구축되고 서로의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며 “이런 건강한 인간관계를 구축한 목회자는 문제가 생겨도 바로 상의할 상대가 있어 심각한 사태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오르가즘도 하나님이 만드신 인체의 창조섭리 가운데 하나인데 ‘너무 야하지 않냐’라는 생각으로 성적 담화를 금기시 한다”며 “이런 목회자일수록 성교육에 적극 참여하여 ‘성’에 대한 긍정적인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중독’에 빠지면 전문가의 도움 필요
하지만 목회자가 일단 자신이 성중독이라는 판단이 들면 가족에게 알리고 전문가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기독교여성상담소 김홍난 부장은 “상담소는 절대 개인신상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스스로가 ‘성중독’이거나 그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일단 ‘성중독’에 빠지면 외부의 도움 없이는 극복할 수 없다”며 “원한다면 남성 상담원과 꾸준히 상담할 수 있고, 호르몬 분비의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정신상담을 받는 등의 치료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목회자는 ‘성중독’이 상당히 호전됐으며 사모와의 관계도 회복됐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는 피해자의 용서까지 받았다고 한다.
김 부장은 “혼자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문제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기에 치료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주 기자 joseph@googo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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