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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 앓는 한국교회, ‘건강한 목회’ 의미부터 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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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ㆍ2014-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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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만을 위해 달려온 한국교회는 교권주의, 관료주의, 양극화, 세습 등의 부작용을 낳으며 심각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 이에 ‘건강한 목회’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시급하게 요청되는 상황이다. 월드디아스포라포럼이 주최한 한국교회 대안포럼에서는 ‘규모’에 얽매여 있던 한국교회가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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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동숭교회에서 ‘한국교회에 희망과 대안을 제시한다’를 주제로 한국교회 대안포럼이 열렸다.ⓒ뉴스미션

 

건강하게 목회할 수 있는 적절한 규모 ‘150명’

 

월드디아스포라포럼(대표 오상철 목사)은 4일 오전 서울 동숭교회에서 ‘한국교회에 희망과 대안을 제시한다’라는 주제로 한국교회 대안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참석한 발제자들은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지나치게 성장주의를 지향한 결과로 나타난 폐해들을 지적하고, 건강한 목회에 대한 기준과 인식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153교회> 저자인 오규훈 교수(장신대 목회상담학)는 “근현대 한국사회를 주도해 온 최고의 가치는 성장이었고,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성장은 한국교회 폭발적 성장의 배경이 됐다”며 “이는 교회의 성장통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복신앙, 교권주의, 도덕적 해이, 교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 대형교회의 관료주의, 교회 세습 등의 부작용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건강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적절한 규모를 ‘150명 정도’로 보고, 이것이 건강한 목회를 가능하게 하는 최대치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인류학적으로 150명의 규모는 공동체의 의식 기능이 이뤄지기 위한 최대 숫자다. 달리 말해 150명 규모가 넘어가면 그 공동체의 가치를 공동체 구성원에게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해진다는 말”이라며 “150명은 목회자 한 사람이 공동체의 본질을 지키면서 건강하게 목회할 수 있는 최대 숫자”라고 강조했다.

 

대형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극복할 대안으로 ‘153교회’를 제안한 오 교수는 “성도 수가 150명이 넘으면 교회가 신앙공동체의 본질을 지키기 어렵다”며 “153교회는 목회적 관점에서 현 구조를 해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공동체적 가치를 삶 속에서 구현하는 것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큰 교회를 작은 교회로 나눠라”

 

유성준 교수(협성대)는 이미 한국교회에도 소개된 바 있는 미국의 세이비어교회를 대안 모델로 제시했다.

 

세이비어교회는 1947년 고든 코스비에 의해 설립된 교회로, 철저한 입교과정과 고도의 훈련을 통해 150여 명 정도의 교인을 유지하며 미국 교계에서 혁신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세이비어교회를 소개한 책을 펴내기도 했던 그는 “세이비어교회는 지난 67년간 7개 분야에 45가지의 지역사회 사역을 진행하며 연간 1500만 불 이상의 예산을 집행하는 역동적인 교회가 됐다”며 “그러나 오늘날 교회의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작은 교회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든 코스비 목사의 말을 인용해 ‘내적인 영성, 외적인 사역, 그리고 사랑과 책임이 있는 공동체에 중심을 둔, 작지만 고도로 헌신되고 훈련된 사람들의 공동체만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강조했다.

 

유 교수는 “고든 코스비 목사는 ‘많은 숫자는 거의 필연적으로 비인격화와 제도주의로 향하고 헌신을 약화시킨다. 세이비어교회는 숫자를 통해 오는 힘의 유혹을 의도적으로 거부한다’고 말했다”며 “한국교회가 세이비어교회와 같이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대형교회들이 한국교회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소형교회와 미자립교회의 역량 있는 목회자와 교회들을 지원하고, 큰 교회를 작은 교회로 나눠 함께 공동체를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성전 건축은 건물이 아닌 사람을 세우는 것”

 

닐 콜(Neil Cole)의 유기적 교회 운동을 소개한 심경보 선교사(태국)는 한국교회가 외적인 성장 부흥이 아닌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기적 교회 운동은 목회자 주도식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되던 전통교회를 업그레이드 해서 단순하고 재생력 강하고 관계 중심적인 교회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며 “외적 팽창이 아닌 내적 견고함, 프로그램이 아닌 성도들 실제 삶의 변화를 위한 현장 위주의 교육을 중시하며, 평신도가 사역의 주체가 되는 것이 유기적 교회의 특색”이라고 설명했다.

 

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명이 ‘제자훈련’임을 강조한 그는 “진정한 의미에서 성전 건축은 건물을 크고 높이 세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세우고 제자를 삼는 것”이라며 “교회 건물은 성도들의 교제와 모임을 위해 필요한 공간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선교사는 “복음의 능력은 예배당 의자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거리에서 우리 삶의 현장에서 나타나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의 체질이 바뀌어야 한다”며 “모으는 교회에서 보내는 교회로, 전통적 형태에서 네트워크 형태로, 중앙집권화에서 분권화로 교회가 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민정 ⓒ 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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