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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노예를 정당화하려했던 백인들의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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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06-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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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인들이 교회를 출석하게 되면 기독교의 교리를 알게 돼 주인(백인)들의 요구에 반항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교회는 흑인들만을 위한 설교와 교리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흑인인권을 다룬 영화 '아미스타드'의 한장면)   

 

노예들이 미국에 정착하게 되면서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문화를 습득하게 되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기독교라는 종교이다. 몇몇 노예주들은 흑인들이 교회에 가는 것을 반대하였다. 흑인들이 교회를 출석하게 되면 기독교의 교리를 알게 되고, 교육을 받게 되면 주인들의 요구에 반항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는 흑인들만을 위한 설교와 교리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인해 기독교는 흑인들을 더욱 노예로 만들어 갔다. 흑인들의 노예화를 위한 기독교의 주장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흑인을 구원으로 인도한 백인

 

비행기 조종사가 마시고 버린 콜라병 하나로 인해 큰 사건이 벌어진 아프리카의 한 부족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있다. 콜라병이 하늘에서 신이 주신 것이라고 생각하고 여러 용도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부족 안에 콜라병을 갖기 위한 싸움이 발생되자 콜라병을 땅 끝에 가서 버리기 위해 땅 끝을 향해 달려간다. 이 영화가 바로 ‘부시맨’이라는 영화이다. 

 

‘부시맨’이라는 영화를 재료삼아 노예를 부리는 백인들의 사고를 살펴보자. 백인에게 콜라병은 콜라를 담았던 쓰레기이지만, 부시맨(흑인)에게는 하늘의 신이 주신 물건이다. 백인은 뛰어난 문명을 가지고 있고, 아프리카의 흑인은 미개한 문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백인은 흑인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는데, 흑인을 구원으로 인도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그 능력을 하나님이 주셨다. 

 

그러므로 비록 노예의 신분이지만 흑인은 구원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하고, 구원으로 인도한 백인에게는 ‘충성’해야 한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 받은 백인은 위험을 무릅쓰고 아프리카에 가서 ‘미개(未開)한 흑인’들을 기독교라는 울타리 안으로 인도하였기 때문이다.


성경을 이용하다

 

백인들은 단순한 논리로 설득을 하는데서 벗어나 이제는 성경을 인용하기 시작했다. 창세기 9장 25절에 처음으로 ‘종’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애석하게도 종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 표명을 보인다. ‘가나안의 아비’인 함(노아의 둘째 아들)이 노아의 하체를 보게 되고, 이로 인해 가나안의 사람들은 노아의 나머지 형제들의 종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레위기서의 25장 44절에서 46절에는 이스라엘 백성을 제외한 사람들(성경에서는 이방인이라고 한다)을 종으로 삼으라고 기록하고 있다. 

 

구약에서의 인용을 벗어나 신약에서도 백인들의 주장은 끊임없이 이어지지 시작했다. 그런데 예수 이야기로 가득한 공관복음서(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와 요한복음에서는 백인이 내세울만한 노예에 관한 기록이 별로 없다. 

 

이에 굴하지 않은 백인들은 ‘예수가 노예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노예제도를 인정한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바울서신 중에서 에베소서 6장 5절은 ‘주인에게 순종하기를 그리스도께 하듯 하라’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더욱 백인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에 충분했다. 

 

구원의 범위는 어디까지 인가?

 

기독교인들이 세상의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하며 살 수 있는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고난을 이기셨기 때문이며, 더욱이 세상의 삶보다 천국에서의 삶이 모든 기독교인들의 소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흑인들에게 지금의 삶에서 고난과 굶주림을 믿음으로 이기라고 말하는 것은 평생, 자신의 후손까지 가난이라는 멍에를 매라고 강요하는 것에 불과하다. 

 

흑인들에게 먼 미래의 풍요로운 삶은 의미가 없다. 흑인들은 당장의 자유로운 신분, 사회의 억압 속에서 해방되는 삶을 원한다. 이것이 이루어 질 수 없다면, 최소한 백인들의 천대와 멸시만이라도 벗어나 살기 원한다. 이에 대한 백인들의 반응은 매우 냉담하다. 

 

구원을 실제적인 삶이 아닌 영과 혼의 구원으로만 경계를 만들고, 흑인들이 사회에 새로운 계층으로의 상승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흑인들에게 구원은 영혼의 해방일 뿐 범사가 잘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가르쳤다.

 

‘충성하는 종’ = ‘착한 종’

 

그렇다면 노예의 신분에서 흑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백인 기독교 교리에서는 간단하다. 그저 흑인들은 주인에게 ‘충성’하면 된다. 그러면 성경에서 소위 말하는 ‘착한 종’이 되고, 세상에서의 직분, 하나님이 주신 뜻을 온전히 이루게 되는 것이다. 

 

흑인들이 ‘착한 종’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백인들은 더욱 부귀한 삶을 살게 되고, 노동을 통한 땀이 아닌 기름진 뱃살만 늘어나게 되었다. 백인은 흑인에게 충성을 강조하였고, 흑인은 더욱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충성에 대한 보상은 결국 가중되는 고난과 굶주림이기 때문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라는 말이 있다. 어설픈 무당이 굿을 잘 못해서 괜한 부스럼만 더 만든다는 말이다. 그러나 백인은 선무당이 아니다. 그들은 기독교 지식이 충분했다.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성경을 편법으로 가르쳤고, 아무것도 모르는 흑인들을 자신의 이익과 부의 축적을 위해 이용하였다. 결국 가진 자는 더욱 갖게 되고, 없는 자는 더욱 없게 되었다. 

 

이원용 기자 © 구굿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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