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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교수 "목회사역도 헌금액수로 평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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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ㆍ2015-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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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교수 "목회사역도 헌금액수로 평가돼" 

연세대 신과대학, 연세신학100주년 기념포럼에서 손봉호 교수 지적 

 

연세신학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 사회와 교회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포럼이 열렸다.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연합신학대학원은 9일 연세대학교신학관 예배실에서 2015 연세신학 100주년 기념 ‘진리와자유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2015년 한국 사회와 기독교정신을 재조명하며 갈수록 약해지는 기독교의 대사회적 신뢰도와 영향력을 고취시키는데 주 목적을 뒀다.

 

발제가 시작되기 전 연세대학교 정갑영 총장은 기독교가 개화기 당시 독립운동과 계몽운동 등 다방면에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그 영향력이 갈수록 떨어져가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오늘 포럼을 통해 한국 사회와 교회가 자유롭고 평화롭게 발전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로 삼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첫 번째 발제는 ‘현대사회와 기독교정신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서울대 손봉호 명예교수가 담당했다.

 

손 교수는 오늘날 현대 사회의 여러 가지 특징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물질주의’로 꼽았다. 손 교수는 “심지어 한국에서는 교회의 목회사역도 헌금 액수로 평가되는 상황”이라며 교회까지도 물질주의에 빠져있는 현 상황을 지적했다.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경고 중 가장 많은 경우가 ‘재물에 대한 애착’이라고 분석한 손 교수는 지금 이 시대를 ‘황금만능시대’라고 규정하며 “돈과 같이 비천한 가치가 삶의 의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유물론과 기독교 사상을 비교하며 “하나님이 없어야 인간이 가장 높아지는 줄 알았는데 결과적으로 동물적 욕망의 노예가 돼 버렸다”며 인간의 기본인권을 중시하는 기독교 사상에 손을 들어줬다.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물질만능주의와 유물론에 대항하는 기독교는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손봉호 교수는 ‘아가페적 사랑’을 한국 교회가 향해야 할 길로 제시했다. 약자를 돕고 자신의 이익보다 이웃의 고통을 고려하는 아가페라야 오늘날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행복지수가 낮은 현실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 손 교수의 설명이다.

 

끝으로 손 교수는 “기독교는 지금이라도 주변에서 사회 한 가운데로 진격해야 한다. 하나님의 형상. 아가페, 희생과 인내로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존중을 강화하고 병든 사회를 회복함으로 지금의 인류와 함으로의 후손을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려고 힘 써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돈이란 우상을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연세대학교 박영신 명예교수가 ‘2015 한국 사회와 기독교 정신’이란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박 교수는 한국 사회를 ‘가족주의’라는 개념으로 분석했다. 고려 말 유교사상이 들어오면서 조상에 대한 숭배가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파고들었으며, 이로 인해 혈연을 중시하는 기본체계가 현 시점의 한국 사회를 여전히 이끌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일어났던 땅콩회항 등 가족중심의 사회가 낳은 사회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박 교수는 기독교의 초월적 정신과 삶, 체제에 대한 저항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기독교정신의 초월의 믿음을 가지고 정권이 아닌 우리사회의 체제에 대한 저항으로 사회의 근본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김상준 교수(서울대 정치외교학과)의 발제가 이어졌다

 

한국의 정치와 경제, 그리고 한국 교회에 대해 논한 김 교수는 먼저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에 대해 고찰했다. 김 교수는 한국 민주주의가 불안정하다고 지적하며 그 원인을 상대 다수의 억압과 강경 소수의 전횡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다수의 권력과 소수의 권력이 상황에 따라 과도하게 지배하고, 시민사회의 형성이 지연되는 가운데, 한국 사회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인 개인의 건전한 정체성 형성이 어려웠다”며 민주주의를 운영하는데 중요한 정체성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김 교수는 산업화 이후 나타난 사교육의 과도한 발달, 상대적으로 권위를 잃은 공교육, 관피아와 정피아 등의 권력 유착 등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현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런 위기의 한국 사회에서 교회 또한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한국 교회 위기의 원인을 설명하는 것보다 앞으로 한국 교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성찰이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여기서 김 교수는 한국 교회가 성경적 가르침으로 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발제는 김호기 교수(연세대 사회학과)가 맡았다. 김 교수는 ‘연대적 개인주의’를 한국 사회와 공동체의 위기에서 탈출시킬 방안으로 제시했다. 연대적 개인주의란 개인이 갖는 개성을 존중하되 공동체적 연대가 발휘되는 것이다. 이를 김 교수는 “이런 사회야말로 시민 다수가 꿈꿔온 사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대적 개인주의를 위해 더불어 살아가는 타자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김 교수는 이를 위한 기독교의 역할에 대해 사회학적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김 교수는 고린도전서 13장 12절 말씀을 인용하며 “인간은 실존하는 존재지만, 동시에 그 불완전성으로 인해 타자와의 소통, 타자와의 연대를 갈구하는 존재”라며 성경이 말하는 믿음, 사랑 소망으로 소통과 연대를 이끌어내야 함을 강조했다.

 

진리와자유포럼은 다음날인 10일에도 이어지며 이상화 목사(드림의교회), 배종석 교수(고려대 경영학과), 김회권 교수(숭실대 기독교학과), 한성열 교수(고려대 심리학과), 김응교 시인(숙명여대 교양교육원 교수), 한완상 교수(전 대한적십자가 총재) 등이 강사로 나선다.

 

범영수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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