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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태극기 집회,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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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17-02-27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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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년 목사, “타인의 권리도 보호되는 하나님나라가 해답”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변론을 며칠 앞둔 25과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탄핵을 반대하는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대립의 양상으로 격화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7일 대통령 탄핵 ‘최종변론’을 진행하고 다음 달 초순 탄핵안 ‘인용·기각’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탄핵 안이 인용될 경우 대통령은 ‘직’에서 내려오게 되며 향후 사법적인 판단을 받게 된다. 반면, 탄핵 안이 기각될 경우 대통령직은 그대로 유지된다.

 

탄핵정국과 관련돼 박 대통령의 취임 4주년인 25일에는 서울 대한문 앞에서도 국민총궐기운동본부와 26일 '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 회원들은 대구·창원·청주·제주서도 '구국 비상계엄 선포 국민대회'를 열고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기각을 촉구했다. 오는 3월 1일에는 서울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총력 결집할 예정이다.

 

반면 25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는 ‘1000만 촛불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이뤄내자!’며 100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박 대통령의 구속과 특검연장을 촉구하는 민중총궐기가 열렸다. 세종과 충남 공주·서산·내포에서도 각각 100명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등 전국적으로 107만 명의 촛불민심이 타올랐다.

 

문제는 교회 안에서도 “담임목회자들의 성향에 따라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를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도 있어 교인들 역시 어느 쪽 집회에 참여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어, 탄핵 결정 이후 국가적·교회적 혼란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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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드림교회 김병년 담임목사(복음과상황 이사장)     ©뉴스파워 윤지숙 기자 

 

《뉴스파워》는 26일 오후 1시 목회자로 촛불집회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는 김병년 목사(복음과상황 발행인)를 만나기 위해 다드림교회(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소재)를 방문해 시국에 관련된 의견을 들어보았다.

 

탄핵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 세력에 목사님은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의 가장 큰 차이는 구호에서 나타난다. 전자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며 “부패청산, 개혁!”을 외치는 국가 시스템에 대한 변화를 요구한다. 하지만, 후자는 “대통령을 보호하자!”, “빨갱이를 몰아내자!”는 식의 이념적인 구호가 난무하고 ‘국가체제가 위협받는다.’고 생각한다. 탄핵지지 세력의 법치주장과 탄핵반대세력의 무법, 탈법간의 대립양상으로 본다.

 

탄핵정국을 맞으면서 지역을 뛰어넘어, 전 세대 연령층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집회 현장에서 우리는 ‘민주주의’, ‘법치주의’라는 것에 대한 새로운 공부를 하고 있는 셈이다. 본질은 민주주의 실현, 법치주의 실현라고 생각한다. 사실 박 대통령의 권위가 법 위에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법치주의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집회의 양상만 봐도 그 차이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탄핵반대 세력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물론 전세대가 있겠지만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집회를 하는 모습과 탄핵지지 세력을 “빨갱이”로 부르며 육두문자를 쏟아내는 모습. 마치 그분들의 생각은 60-70년대에 박정희 시대에 멈춰선, 딱 거기까지, 그 시대까지의 사고에 멈춰있다고 본다.

 

만약 탄핵이 가결되면 “박정희 시대의 몰락”이라고까지 표현한다. 즉, “안보를 수단으로 국민을 통제했지만 정작 안보는 공안통치가 되고, 불법탈법을 자행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거나 “탄핵반대 세력들이 안보를 소중하게 여긴다.”고 하지만 “탄핵지지 세력도 안보가 필요 없다.”거나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안보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받는 정부를 만드는 데 있기 때문이다.

 

반면 탄핵지지 세력의 집회 양상은 자발적이고, 자연스러운 문화운동으로 그 주장들을 표현한다. 육두문자를 쏟아 내거나 증오를 부추기는 말들이 아니라 대중가요나 퍼포먼스, 그림이나 연극 등의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에서도 민주적인 가치의 다양성이 잘 나타나고 있다. ‘이게 국가인가’라는 절절한 호소문이었던 박명림 교수의 이 한마디가 세월호를 지나며 오늘의 탄핵정국에까지 이끌어온 핵심질문이다. 이게 나라냐? 

 

세대 간의 갈등의 양상으로만 볼 것인가?

사실 안타까운 것은 두 세력 간에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점이다. 둘 다 서로를 적대시한다고 말한다. 촛불집회나 태극기집회는 서로 다른 이해에 대해 어떠한 대화조차 시도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세대 간의 갈등으로 여론을 호도하지만 나의 생각은 세대 간의 갈등으로 보기 어렵다.

 

표면적으로는 양쪽 집회에 참여하는 지지자들의 경향으로 말할 수는 있지만 탄핵을 반대하는 어른도 있고, 지지하는 어른들도 있다. 세대 간의 갈등이라고 보다는 민주주의로 이양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겪어야 하는 존중과 배려, 토론과 참여, 설득과 경청을 전 국민이 집단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본다.

 

교회 안에서 어르신 한 분과 긴 토론을 했다. 나의 집회 참여에 대해 그분이 가진 생각을 말씀하셨다. 단도직입적으로 그 어른이 물으셨다. “이석기 석방을 외치는 구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사실 탄핵지지 세력이 여는 집회에서 공식적으로 이런 구호를 외친 적이 없다. “참가자들이 깃발을 들고 나오고 그것을 보수 언론이 부각시키기는 해도 그것이 주된 주장 아니라.”고 말씀드렸다.

 

전쟁을 겪으셨던 어르신들은 국가적인 반공과 안보에 대한 가진 두려움이 그들이 살아온 삶의 가치를 무시당하는 것 같은데서 더욱 울분을 토하셨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는 분단의 상황에서 전쟁의 위협이 상존하고, 전쟁으로 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어르신들의 우려대로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곧 파멸이다.

 

그러나 탄핵지지 세력들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국가 시스템의 작동과 법치주의를 무너뜨린 불법탈법의 청산이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국가를 안전하게 지키는 길이라고 확신한다.

 

내가 촛불을 들고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이유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 때문이다. 탈세를 하거나 불법을 하는 것은 이웃에게 가야하는 몫이 누군가에게 가서이다. 누군가의 잃어버린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 진정 이웃사랑의 모습이다. 특히나 권력은 파괴력이 있어 당한 사람은 질병보다 더 큰 상처를 받는다.

 

기독교인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푸는 것이 바람직한가?

모든 사람이 촛불집회나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기독교인들 안에는 단지 생각만 할 뿐 어느 쪽도 참여하지 않은 샤이그룹들이 있다. 소위 양비론에 입각한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조율해 낼 때 결국은 복음을 개인적 구원의 관점에서 보기보다는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풀어가야 되지 않겠는가? 그 동안 교회에서는 “내가 믿고 구원받고, 천당 가자”고 했지, “우리가 구원받았다.”고 가르치지 않았다. 사실 하나님 나라는 미래에 온전히 성취될 뿐만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 하나님의 통치를 받고 있는 현재에도 하나님 나라다.

 

일제 강점기에는 신사참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고난을 받았다. 한 번은 믿는 사람들이 믿는 사람에게 와서 “권력에 복종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때 투옥 된 분은 “이미 복종하고 있지 않느냐? 감옥에 와 있는 것이 복종한 것이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로마서 13장의 ‘권세에 복종하라!’를 일반화 시키려 한다. 그렇다면, 똑같은 선상에서 일관되게 “박근혜 정부에 순종하라!”고만 할 게 아니라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 심지어 북한은 김정은에게도 다 복종하라!”고 가르쳐야 한다. 이것은 일반화의 오류이다. 권세에 어떨 때 복종해야 하는지 구분해야 하고, “어떤 권력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샬롬의 신학이 회복되어져야 한다. 이 땅에 평화의 신학은 없어지고 힘의 신학이 우상노릇을 하고 있다. 누구에게도 쉼이 없어 샬롬 할 수가 없다. 그러기에 교회는 먼저 교회 성장보다 그 지역의 커뮤니티의 멤버를 형성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지역 안의 빈곤층은 국가도 다 해결할 수 없다. 더 넓은 의미에서 전도가 생명을 구원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라면, 생존을 위해 그 지역의 필요를 찾아 문제 해결을 위해 교회들이 연합하고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생명의 공동체가 영적으로도 거듭남의 공동체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교회와 교인들은 자기 교회 목사만 믿고 남의 교회 목사는 믿지도 않다. 샬롬이 이루어지는 것은 바로 그 주변의 필요를 놓고 맞추어가는 풀뿌리 신앙이 아닐지.

 

한편 김병년 목사는 아내를 지키는 간병인, 세 아이의 엄마이자 아빠, 작은 교회의 목사, ‘공 잘 차는’ 아저씨, 이 모든 역할을 감당하며 고통 가운데서도 즐겁게 사는 법을 체득한 그는 “예수 잘 믿는 목사”라는 평생 꿈을 갖고, 공릉동에 있는 다드림교회와 《복음과 상황》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난 당신이 좋아》, 《아빠, 우린 왜 이렇게 행복하지》, 《바람 불어도 좋아》가 있으며, 《아빤, 왜 그렇게 살아》는 곧  출판될 예정이다.

 

윤지숙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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