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담임목회 과연 바람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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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2017-07-01 12:5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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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이나 갈등 해결책이 관건
찬성 “담임목사의 독점권한 고칠수 있어”
반대 “리더십 분산으로 혼란과 비효율적”
▲ “공동담임 목회 자체는 상당히 이상적이다. 하지만 단독목회가 잘 안되니까, 교회가 작다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 혹은 교세를 더 불리려는 목적으로 공동목회를 시도한다면 방법은 될 수 있겠지만, 공동목회에 대한 구체적 비전과 발생할 수 있는 갈등요소 해결에 대한 안목이 없다면 실패 가능성 높다” © 크리스찬투데이
한국 개신교의 개 교회는 지금까지 담임목사의 영성과 자질에 크게 영향을 받아왔다. 담임목사 한 사람에게 집중된 리더십이 오늘날 교회의 양적 부흥과 자리매김한 배경의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동시에 몇몇 스타목사, 억대 연봉 목사, 목회 세습, 교회 부패와 전횡 등 사회적 지탄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제 교회는 더 이상 세상적 성공에 도취된 목사들의 시녀가 돼서는 안 된다. 목사들 또한 “내가 아니면 안 돼” “나밖에 없어” 같은 아집과 세상적인 성공에 대한 욕망을 버려야 한다. 성도들 역시 목사에 대한 인간적 기대와 희망을 갖지 않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야 한다.
최근 한국 교계는 한동안 잠잠하던 공동담임 목사제도가 다시금 화제로 떠올라 주목을 끌고 있다. 다름 아닌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이하 100주년기념교회)가 지난 14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재철 현 담임목사 은퇴 이후 4인이 함께 교회를 운영하는 ‘공동담임’이라는 ‘실험적 목회’ 시행을 최종 확정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은퇴하는 이재철 목사의 뒤를 이어 2019년부터 정한조(영성 총괄)ㆍ이영란(교회학교 총괄)ㆍ김광욱(목회 총괄) 목사와 내년에 목사안수를 받는 김영준(대외 업무 총괄) 전도사 등 4명의 후임자가 각기 분야별로 전담해 공동으로 교회를 이끌게 됐다. 후임 공동담임 목사들의 임기는 내년 6월부터 시작해 1년 뒤에는 전 교인을 대상으로 재신임을 물을 예정이다.
이재철 목사는 “공동목회가 100주년기념교회의 미래와 한국교회를 위한 결정”이라며, “네 분의 장점이 한데 어우러진다면 교회가 커지고 첫 번째 담임 목사가 바뀌어도 교회다움이 변치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공동담임 목회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공동담임 목사제도는 교회의 개혁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이슈 중 하나다. 목사 한 사람에게 집중된 책임이 막중한데서 오는 부담감과 사역의 과중에서 오는 피로도도 있지만 독점된 권한에서 오는 여러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재철 목사 역시 한국 대형교회의 현실을 ‘제왕적 담임목사’로 표현했다. 이 목사는 “제왕적인 담임목사가 기업의 총수처럼 처신하면 교회는 기업으로 전락한다”며 “제왕적 담임목사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내세우면 교회는 정치집단이 된다. 제왕적 담임목사가 돈 이성 명예 등 욕망의 덫에 빠지면, 교회는 이내 분란에 휩싸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교인들의 몫이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이 그렇듯 공동담임 목사제도도 장단점을 갖고 있다. 또 한국인의 특성을 거론하며 리더십이 분산될 경우 오히려 분열과 혼란, 비효율성만 파생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공동목사 제도를 채택한 교회도 사실상 최고 리더 역할을 하는 목사가 있기 마련이다. 말은 공동담임 목사지만 엄연히 안팎으로 인정하는 대표 목사가 실제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한때 높은뜻숭의교회가 공동 리더를 세웠지만 여전히 김동호 목사를 빼고는 그 교회를 논할 수 없었다. 남가주에 위치한 ANC온누리교회도 한어권과 영어권 담임목사가 공동으로 교회를 이끌어 간 적이 있지만 창립자인 유진소 목사는 대표성으로나 실제 영향력 모두 독보적이었다. 지난해 부산 호산나교회로 청빙되어간 유진소 목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어권과 영어권의 공동담임 목사 체제를 지속하려 했지만 결국은 계획을 철회하고 단독 담임목사 체제로 가고 있다.
특히 이민목회에서는 교회가 여러 가지 이유로 분열과 다툼으로 인해 갈라지는 아픔을 잘 알고 있는 목회자나 성도들로서는 두 명의 공동담임 목사를 섬기다가 또 다른 분열을 초래하지 않을까하는 염려를 가지고 있다. 실재로 미주에서 공동목회를 하는 교회는 가뭄에 콩 나듯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목회자들 스스로도 지금까지의 일인 담임 체제를 벗어난 목회를 떠올린 적도 없고 대부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 이러한 선입견을 깨고 용감한 도전을 하는 교회들이 있다. 남가주 밸리 지역의 노스리지에 자리한 더하우스교회는 한인 1.5세 폴김 목사와 이태훈 목사가 함께 공동목회를 하고 있다. 영어권 사역을 하던 폴김 목사는 한어권에, 한어권 목회를 하던 이태훈 목사는 영어권 사역에 대한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접촉점을 발견하고 지난 3년 전부터 성실히 교회를 이끌어 오고 있다.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폴김 목사가 교회를 대표하고 있다.
이외에 버지니아 주 버크 소재 워싱턴필그림교회가 작년 9월부터 손형식 목사와 오중석 목사가 공동담임 체제로 운영하고 있고, 뉴욕 베이사이드 지역의 에벤에셀선교교회는 2007년 최창섭 목사가 담임하던 은혜와축복교회와 이재홍 목사 담임의 에벤에셀선교교회가 통합한 이후 공동담임제로 최 목사는 한어권 사역, 이 목사는 다민족 사역으로 목회를 분담해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대외적으로 교회를 대표하는 목사는 있어 보인다.
이곳 로스앤젤레스에도 남가주교계의 주목을 받으며 두 교회가 합해 공동담임제로 한 때 교회를 잘 이끌었던 교회가 있다. 지난 2000년 엘림교회를 섬기던 곽건섭 목사와 목양교회를 담임하던 정장수 목사가 통합한 교회로, 올림픽장로교회는 두 목사가 공동담임 목회를 해오다, 2007년 곽 목사가 개인 사정으로 목회를 사임할 때까지 7년 동안 별 탈 없이 공동담임제를 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 후 지금까지 올림픽장로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정장수 목사는 공동담임 목회라는 사역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강조한다. 정 목사는 “공동담임 목회 자체는 상당히 이상적이다. 하지만 단독목회가 잘 안되니까, 교회가 작다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 혹은 교세를 더 불리려는 목적으로 공동목회를 시도한다면 방법은 될 수 있겠지만, 공동목회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발생할 수 있는 갈등요소 해결에 대한 안목이 없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교회를 이끌어 가는 당사자인 목사 자신들은 어느 정도 배려와 양보하는 마음 그리고 사명감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목회는 본인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당회와의 관계, 성도들과 유대, 심지어 가족에게서 듣는 소리 등 갈등의 원이 제공될 때는 비교의식, 경쟁심, 시기심, 배아파함, 서운함, 섭섭함 등 영적전쟁을 치러야 한다.
정장수 목사는 공동담임제란 공동으로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공유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한다. “공유는 서로 나눈다는 의미 즉 사역을 분담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사역 과정에서 당사자가 손해를 본다는 섭섭함이 들 때 이를 극복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처음부터 반만 가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편한데, 그렇지 못할 때 공평한지를 저울질하게 될 것이고, 누가 더 높고 낮고의 신경전 또는 성도들 간에 누가 더 실선이냐 비선이냐를 놓고 판단하려 들기도 하고, 새로 나온 성도들까지도 눈치껏 줄을 서려고 하는 교회의 분위기가 감지된다면 이때는 과감하게 어느 한쪽에서 공동목회를 내려놓던지 아니면 공동목회를 지속해야하는지 대한 용기있는 점검과 결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레슬링에는 이런 말이 있다. “머리를 죽이면 몸도 죽는다” 섬뜩한 말이지만 맞는 말이다. 레슬러의 목표는 상대방의 머리를 공격하는 것이다. 두뇌를 무력화시키면 몸은 방어도, 공격도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교회의 머리인 리더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교회 역시 마찬가지가 된다. 교회는 많은 목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좋은 목사를 필요로 할 뿐이다. 목사는 공동담임 목회 이전에 교회의 성도들이 자신들을 세상으로부터 승리로 이끌어줄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송금관 기자 ⓒ 크리스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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