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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맞이한 세계의 이색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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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ㆍ2019-12-2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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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탄 산타부터 기부 마라톤까지

 

크리스마스트리와 전구들이 거리를 밝히고 캐럴이 울려 퍼지는 12월. 전 세계적으로 성탄절을 기념하고 있지만 그 방식은 각각 다르다. 각국의 기후와 특색을 살린 성탄절의 이색풍경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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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 유럽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의 모습, (좌하단) 성탄축하를 금지하는 무슬림, (우하단) 폭발물이 발견된 포츠담 크리스마스 시장을 통제중인 경찰 (사진제공=픽사베이, 연합뉴스)

 

우리나라 반대편에 위치한 호주는 30도가 훌쩍 넘는 한 여름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여름에 즐기는 성탄절인 만큼 산타복을 입고 서핑을 하거나 요트를 타며 시원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반바지를 입은 산타가 하얀 눈 대신 해변의 모래 위를 걸으며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산타가 루돌프 대신 백마를 타고 집을 방문한다. 네덜란드 아이들은 말에게 먹이를 주기위해 마른 풀과 당근을 준비한다. 또, 산타와 함께 다니며 수행비서 역할을 하는 ‘블랙피트’는 우스꽝스러운 분장으로 사람들에게 재롱을 부린다. 착한 아이에게는 선물을 ,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에게는 벌을 준다.

 

산타마을로 불리는 핀란드는 12월이 되면 전 세계에서 산타마을을 관광하기 위해 몰리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한 달 동안 이어지는 축제에선 참가자들은 순록이 끄는 썰매를 직접 타볼 수 있다. 산타와의 특별한 만남을 기억할 수 있는 인증서도 제공된다.

 

영국 하이드파크에는 겨울에만 열리는 특별한 테마파크가 있다. 대규모 테마공원 윈터원더랜드(Winter Wonderland)는 런던의 대표적인 겨울축제다. 놀이기구와 아이스링크장이 있고, 서커스 공연과 크리스마스 마켓 등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런던과 글래스고에서는 자선 마라톤 대회인 ‘산타런’이 열린다. 2006년에 처음 개최된 이 마라톤 대회는 지금까지 수만 명의 영국 시민들이 산타복장으로 5km, 10km 코스를 달려 수십만 파운드를 기부했다. 현재는 캐나다, 미국,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행사들이 마련돼 성탄절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들은 전 세계에서 모인 관광객들로 붐빈다.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60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독일 전역의 150여 개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대강절 시작 4주 전부터 열린다. 드레스덴 마켓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25m 높이의 트리를 만나볼 수 있다. 궁전이나 정원, 선상에서 물건을 판매하거나 전통 수공예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즐길거리가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알퐁스 도데가 쓴 ‘마지막 수업’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는 유네스코에 등록된 유럽 최대 규모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다. 1만m²에 달하는 공간에 350채가 넘는 오두막들이 모여 장관을 이룬다. 독일·프랑스·스위스의 국경사이에 있는 이 지역에서는 혼합된 형태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반면, 성탄의 의미가 상업적인 기념일로 퇴색된 풍경도 찾아볼 수 있다. 일본에서 성탄절은 ‘KFC를 먹는 날’로 자리 잡았다. 1974년부터 전국적으로 펼쳐진 ‘크리스마스에는 켄터키 치킨(Kentucky for Christmas)’마케팅이 성공하면서, 크리스마스 주간에 치킨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 그대로 굳어져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매년 약 360만 명의 일본인들이 크리스마스에 켄터키 치킨을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의 종교와 사상을 이유로 성탄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곳도 있다. 전 세계 많은 국가들에서 성탄절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에선 성탄의 의미를 거부하고 행사 자체를 금지하기도 한다.

 

북한과 대표적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소말리아, 타지키스탄 등은 성탄절을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고 축하 행사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선물을 주고받고, 트리를 세우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브루나이에서는 무슬림이 성탄을 축하할 경우 5년간 교도소에 수감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 당국도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안정성 유지를 이유로 ‘크리스마스 금지령’을 내리고 장식품 판매 및 행사 단속을 강화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성탄의 즐거움을 앗아가기 위한 테러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IS를 추종하는 극단주의자들은 부활절, 크리스마스 등 종교적 기념일이 되면 섬뜩한 테러 선동 그래픽과 문구를 인터넷으로 유포한다.

 

선동은 실제 테러로 이어졌다. 2016년 성탄절을 앞두고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 트럭 돌진 테러로 12명이 사망하고 5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17년에는 파키스탄 남서부 교회에서 예배 중에 자폭테러가 발생해 사상자를 냈다. 이어 2018년 12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 시장 총격 테러가 벌어지는 등 무장단체인 IS가 배후를 자처한 이 테러들이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발생하고 있다. 올해도 얼마 전 수괴를 잃은 이슬람 무장단체 IS가 ‘피의 보복’을 공개 천명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에 테러 비상이 걸리면서 불안과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사람들이 잔혹한 테러 범죄를 저지르면 빨리 석방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성탄절을 앞둔 테러에 강력 대비할 것을 촉구했다.

 

진은희, 박은결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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