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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교단 납치' 혼돈의 아이티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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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ㆍ2021-10-2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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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명 몸값 200억원 요구

수도 40% 갱단이 장악

시민들 "치안 불안해 못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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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 미국인들 석방하라" 아이티 시위.(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카리브해 아이티에서 미국과 캐나다 선교단 17명이 갱단에 납치되는 일이 발생했다. 아이티에선 올해 들어 비슷한 사건이 계속 잇따르고 있다. 현지 선교사들은 무법천지로 변해가는 아이티의 회복을 위해 함께 기도해줄 것을 요청했다.

 

선교단이 납치된 것은 지난 16일 낮이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본부를 둔 기독교 자선단체 소속 미국인 16명 캐나다인 1명은 당시 수도 포르토프랭스 외곽 크루아데부케의 보육원을 방문하고 나오던 길에 중무장한 괴한들에게 끌려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피랍자 중엔 8개월 아기와 3살, 6살, 14살, 15살 등 미성년자들도 포함됐다.

 

17명이 한꺼번에 납치된 이번 사건은 최근 몇 년간 아이티에서 발생한 납치 사건 중 최대 규모다. 이번에 납치된 선교단은 지난 8월 발생한 아이티 대지진 이후 재건 사업을 돕고 있었다.

 

납치 배후는 범죄 조직 '400 마우조'로 알려졌다. 이들 조직은 선교단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1인당 100만 달러씩 총 1,700만 달러(약 200억원)의 몸값을 요구하고 있다.

 

크루아데부케 일대를 장악하고 납치와 살인, 약탈을 일삼아오던 악명높은 갱단인 '400 마우조' 조직은 지난 4월에도 사제 5명과 수녀 2명, 사제의 친척 3명을 납치한 바 있다.

 

아이티에선 최근 치안이 급격히 악화해 몸값을 노린 납치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해왔다.

 

아이티 비영리기구 인권분석연구센터(CARDH)의 이달 초 보고서를 보면 올해 1~9월 아이티에선 외국인 29명을 포함해 모두 628명이 납치됐다. 7월 31명, 8월 73명, 9월 117명 등 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신고를 꺼리는 납치 범죄의 특성상 실제 건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월엔 한국인 선교사 부부도 포르토프랭스 외곽에서 납치됐다가 16일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아이티 한인선교사협의회 김월림 회장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이티는 현재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의 피살과 의회 임기 종료 등으로 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돼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치안이 부실해 범죄가 횡행하고, 일반 갱이 아니라 중화기로 무장한 갱 그룹들이 도로를 차단하고 있어 여러모로 상황이 매우 안 좋다"고 말했다.

 

아이티는 현재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최대 40%가 갱단에 장악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참다 못한 아이티 시민 수천명은 치안 불안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포르토프랭스와 레카예 등 주요 도시에서 상점, 학교가 문을 닫는 등 노동자 파업 및 시위가 벌여졌다.

 

김 회장은 "아이티는 오랫동안 자연재해와 열악한 환경에 놓이며 두려움이라는 이슈를 늘 안고 있다"면서 "아이티가 '평화의 땅, 축복의 땅'이 되도록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기도로 마음 모아줄 것"을 요청했다.

 

최상경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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