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88.5% “목회자 이중직 허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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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22-10-20 07:3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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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이중직' 찬성률, 반대보다 4배 높아
찬성 이유 "가족의 생계 책임져야 하기 때문"
평신도들도 목회자 못지 않게 ‘목회자 이중직’ 허용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신승범 서울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 교수와 최현종 종교사회학 교수는 18일 서울신학대학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STU 컨퍼런스’에서 ‘목회자 이중직에 관한 목회자와 평신도의 인식 비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8월 한 달간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목회자 261명과 평신도 131명이 참여했다.
▲ 전임사역자의 이중직 허용에 대한 인식비교 (자료제공=최현종, 신승범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전임사역자가 이중직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목회자의 77.6%, 평신도의 88.5%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목회자보다는 평신도가 전임사역자의 이중직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트사역자의 이중직에 대해서는 목회자 95.4%, 평신도 94.7%가 동의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특히, 목회자 이중직을 찬성하는 입장이 반대 입장에 비해 4배나 높게 나타났다.
목회자 이중직을 찬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67.4%)이었다. 뒤이어 ‘교회가 경제적으로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에’(46.7%), ‘세상 가운데 사는 것 자체가 선교이기 때문에’(25%), ‘성도의 삶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21.4%) 순이었다.
목회자 이중직에 반대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93.2%가 ‘목회자가 다른 직업을 가지면 목회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라고 응답했다.
▲ 목회자 이중직을 찬성하는 이유 비교 (자료제공=최현종, 신승범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목회자의 이중직은 선교영역 확대를 위한 ‘선교형’이기보다는 경제적 목적을 위한 ‘생계형’이란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목회자와 평신도 대부분은 경제적 이유로 인한 이중직 목회 선택에 찬성했으며, 목회자가 이중직을 가지면 신자들의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답변이 목회자 81.3%, 평신도 77.8%로 높게 나타났다.
최현종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목회자 이중직 찬성 입장이 반대에 비해 4배나 높은데 아직도 목회자 이중직이 허용되지 못하는 것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며 “평신도들은 경제적 이유가 아니더라도 이중직 자체에 긍정적 의견이 높다”고 말했다.
▲최현종 서울신대 교수와 신승범 교수가 '목회자 이중직에 관한 목회자와 평신도의 인식 비교'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발표자들은 목회자 이중직을 허용하지 않은 교단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최 교수는 “이중직 문제는 단순히 논쟁이나 교리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과 삶의 문제가 되고 있다”며 “찬성률이 높은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는 건 ‘교단 정책’ 자체가 보수적이고, 신학 교육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단 정책을 주도하는 분들이 대형교회, 자립교회 목사들이다 보니 이런 필요가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대형교회 뿐 아니라 정말로 어렵고 힘든 목회자와 교회의 상황이 반영될 수 있게 교단의 정치상황이 개선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신승범 교수는 추가 인터뷰에서 “목회자 이중직 문제를 삶과 생활의 문제로 접근하고 이걸 통해 교회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목회적 비전을 실현해내는 게 더 중요한 문제이지 법으로 구속하는가 마느냐는 차선의 문제”라며 “목회자들의 상황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목회자 이중직이 필요하다면 허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정책뿐 아니라 신학 교육을 시키는 학교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다루고 이중직 목회 모델을 만드는 일에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2 STU 컨퍼런스'는 개척 사역이 침체된 한국 교회의 미래 돌파구 마련을 위해 ‘건강한 교회를 위한 분립 개척/ 선교적 개척’이란 주제로 열렸다. 서울신학대학교 교회성장대학원이 주최했으며 17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며 유튜브 ‘STU 컨퍼런스’를 통해 볼 수 있다.
김혜인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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