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광속우주여행은 망상(妄想)이다.

앞서 말한 대로 속도가 빨라지면 물체의 질량이 늘어나고 광속에 가까워지면 질량이 무한대에 가깝게 늘어나기 때문에 광속에 가까운 속도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속도도 무섭다. 2013년에 나온 ‘그래비티(Gravity)' 영화를 보면 우주쓰레기와 파편이 무지무지한 속도로 우주선을 때려 부수고 헬멧을 관통하고 우주인의 머리를 날려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 속도가 초속 8 킬로미터, 총알속도 10 배의 속도다. 그러나 광속에 비하면 광속의 3만7천5백분의 1밖에 안 되는 굼벵이 속도이다.

초속 8 킬로미터, 광속의 3만7천5백분의 1의 굼벵이 속도도 그렇게 무서운데 초속 30만 킬로미터의 광속이라면 어떻게 될까? 우주공간에는 수소원자들이 부유하고 있다. 우주공간에 흩어진 수소원자들은 너무나 희박하여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광속이나 광속 가까이 되면 우주공간의 희박한 수소원자들조차 우주선을 산산조각으로 파괴해버릴 수 있다.

인간의 능력으로 우주선을 광속이나 광속 가까운 속도로 가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몇 십 년, 몇 백 년이 지나고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고 플라즈마 추진이나 핵폭탄 추진력을 이용한다 해도 불가능하다. 혹시 광속의 천 분의 1, 그러니까 초속 300 km 정도에 도달하는 것까지는 몰라도 그 이상의 속도는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다. 겨우 광속의 1,000분의 1, 초속 300km의 속도로 무슨 우주여행을 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인간은 날달걀처럼 조금만 부딪혀도 다치고 깨지고 죽는 연약한 동물(動物?)이다. 딱정벌레처럼 단단하지도 않고 바퀴벌레처럼 오랜 시간 먹고 마시지 않아도 끄떡없는 생명력을 가지지도 않았다. 인간은 잠시 숨을 쉬지 못 해도 죽고 며칠만 먹고 배설하지 못 해도 죽는다.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더워서 못 살고 온도가 조금만 내려가도 얼어 죽는다. 그런 인간이 장시간 우주여행을 하려면 얼마나 많은 공기와 물과 음식과 준비가 필요할까? 지금까지 인류가 지구에서 가장 멀리 나가 본 것은 빛의 속도로 1.3초 거리, 38만 km 떨어진 달(Moon)이 고작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인간의 끝없이 발전하는 과학문명과 기술로 언젠가는 화성여행을 하고 화성에 정착촌을 만들고 태양계 여행을 하고 나아가서 빛의 속도로 달리는 우주선을 만들어 타고 다른 천체에 도달하고 광속여행을 할 수 있을 것처럼 기대하지만, 꿈 깨라. 그것은 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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